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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도 놀라는 '꿀맛' 유기농 멜론의 비밀은?

충분하게 익혀서 수확하고 소비자에게 빠르게 배송하는 것이 핵심!

등록|2010.08.04 15:55 수정|2010.08.04 15:55

▲ 꿀맛 유기농 멜론의 비밀은 밭에서 충분하게 익히는 것이다. ⓒ 참거래


여름을 대표하는 과일은 무엇일까? 당연히 여름 과일의 제일은 수박과 참외다. 쟁반 가득한 수박은 생각만 해도 시원하다. 예전에 텃밭에는 수박과 참외를 많이 심었다. 수박 농사는 어렵지만 참외는 웬만하면 여름 내내 따먹을 만큼 잘 되곤 했다.

떡 보다 피자를 좋아하는 시대가 와서일까. 요즘엔 참외를 넘어 멜론이 인기가 높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멜론에 대한 편견이 많다.

첫째는 맛이 없다는 것이다. 멜론을 구입해서 먹어보면 종종 아무 맛이 없거나 너무 익어 맛이 없는 경우가 있다. 멜론이 맛이 없는 이유는 무엇인가. 첫째는 재배 환경에 따른 것이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조기수확이 문제다. 일반적으로 멜론은 보통 40일 전후로 수확을 한다. 진짜 맛있는 멜론은 여기서 보름은 더 기다려 수확을 해야 한다. 즉 기다림이 필요한 것이다.

둘째 후숙과일이라는 것이다. 과일 중에 후숙과일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것도 자연적인 후숙이 있고 강제적인 후숙이 있다. 강제적인 후숙과정으로 익히는 것 중엔 대표적으로 바나나가 있다. 바나나의 경우 파란색 바나나에 에틸렌 가스를 분사하여 후숙하고 사과를 함께 둬 후숙하는 경우도 있다. 사과가 에틸렌 가스를 방출하기 때문이다.

자연적으로 후숙해 먹는 과일엔 참다래(키위)가 있다. 참다래는 수확 후 짧게는 1~2주에서 길게는 한 달 가까이 후숙해서 먹는다. 후숙하지 않은 참다래는 신맛 뿐인데 후숙 과정을 거치면 신맛과 단맛이 어우러져 참다래 특유의 새콤달콤한 맛이 나고 더 후숙이 되면 신맛은 거의 사라지고 단맛만 남는다.

▲ 잘익은 멜론은 아이스크림보다 달콤하고 시원하다. ⓒ 참거래


마트에서 판매하는 참다래는 후숙 과정을 거의 거치고 난 것들이기에, 바로 먹어도 되지만 농장에서 직접 상자 단위로 구매하는 경우엔 후숙을 거쳐야만 먹을 수 있다. 참다래 역시 에틸렌 가스나 사과를 넣으면 더 빠른 시간 안에 후숙이 가능하다. 당연히 에틸렌 가스를 이용한 후숙은 인체에 이롭지 않기 때문에 사용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멜론은 어떤가? 멜론 역시 후숙과일 중에 하나다. 멜론을 구입하고 나서 며칠간 후숙해야 맛이 좋아진다는 것이다. 멜론은 보통 조기 수확하게 되면 당도가 11브릭스 정도로 낮다. 당도가 낮은 멜론을 후숙하게 되면 당도가 조금 올라 맛이 좋아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수확한 멜론은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충분하게 익혀 딴 멜론의 맛을 따라 잡을 수 없다.

멜론생산머스크멜론의 경우 네트라고 하는 그물무늬가 꼭지까지 잘 형성돼 있으면 맛있는 멜론이다. ⓒ 참거래


몇 해 전 농가와 직접 인터뷰를 했을 때 농민이 했던 이야기가 생각난다.

"멜론 나무의 잎이 바싹 말라서 가루가 될 정도가 되면 멜론이 충분히 밭에서 익은 것입니다. 이때 수확을 하면 당도가 14브릭스 이상이 되었다는 것이죠. 이때 수확을 하여 3~4일 동안 상온에 두면 당도가 더욱 높아져 17브릭스 이상이 됩니다. 이것을 냉장고에 넣어서 드시면 최상의 멜론 맛을 보실 수 있죠."

그는 보통 멜론 열매가 수정되고 난 후 약 55일에서 60일 정도에 수확한다고 했었다.

"육안으로 멜론을 고르는 방법이 있는데요. 머스크멜론의 경우, 네트라고 하는 그물무늬가 꼭지 부분까지 잘 형성돼 있으면 맛좋은 멜론이라고 보셔도 됩니다. 또 꼭지 부분이 안으로 살짝 들어가 있어야 하는데요. 이런 멜론은 충분히 밭에서 익혀 딴 멜론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죠."

그렇다면 이렇게 생산된 멜론은 제값은 받을 수 있는가? 결론부터 말하면 '아니다'. 정직한 농부들이 유기농으로 재배하여 55일 이상 충분하게 나무에서 숙성한 멜론을 수확했다고 하자. 멜론나무에서 충분하게 익힌 멜론은 당연이 맛과 향이 뛰어나다. 후숙과정 없이 바로 먹어도 꿀맛이 난다. 하지만 농가입장에서 이렇게 하기 힘들다.

문제는 유통과정에 있다. 충분하게 익힌 멜론은 일주일 안에 판매해야 한다. 유통할 수 있는 기간이 짧다. 이미 나무에서 익힐 만큼 익혀 당도도 높고 향이 풍부하며 혀끝의 감촉까지 나무랄 데 없지만 시장에서 공급하게 되면 되려 좋은 값을 받기 어렵다.

유통업체에서도 유통 할 수 있는 시간이 짧아지기 때문에 선호하지 않는다. 빠른 시간 안에 유통이 가능해야 한다. 결론은 직거래뿐이다. 수확 후 2~3일 안에 팔아야 한다. 하지만 유통업체를 거쳐 소비자에게 전해지려면 적어도 3~4일 많이는 일주일 이상 걸리게 된다. 이렇게 되면 최대한 숙성시켜 수확한 메론은 그 짧은 기간을 버티지 못한고 상하기 시작한다.

멜론처럼 유통가능 시간이 짧은 과일의 경우 농민들은 유통에 어려움을 겪는다. 맛 좋은 멜론을 원한다면 빠른 소비가 관건이다. 이번 주부터 숙성시킨 멜론을 수확하고 있다. 판매는 너무 부진하다. 모두 휴가를 떠났기 때문인가? 장터는 한산하고 하루에 100상자는 판매해야 하는데 고작 10상자 정도 판매되고 있다. 어찌해야 하는가? 농민의 시름이 커진다. 아침부터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전화가 온다.

▲ 여름과일의 대표는 수박 ⓒ 참거래


어찌해야 할까? 가장 인기 좋은 멜론맛 아이스크림 한 개의 무게는 100g이고 가격은 700원이다. kg 환산하면 1kg에 7000원이 넘는다. 유기농 멜론 가격보다 비싸다. 아이스크림은 멜론 맛만 날 뿐이다. 물론 멜론 시럽과 합성착향료(멜론향)가 들어있다.

멜론 맛 아이스크림보다 맛 좋은, 농민들이 생산한 메론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다. 요즘 매일매일 충분하게 숙성시킨 멜론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유통과정 때문에 농민들은 시름하고 있다. 이것을 해결할 수 있는 열쇠는 소비자들에게 달려있다. 농민장터에서는 매일매일 숙성된 멜론을 수확하고 있다. 여러분의 관심과 도움이 필요하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참거래농민장터(www.farmmate.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참거래농민장터에서는 메론 농가의 메론을 직거래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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