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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갑 "농성 언론취재 차단, 누가 지시한 건가?"

[함안보 고공농성 14일째] 수공 "근접취재, 농성자들 심리 자극 우려"

등록|2010.08.04 14:21 수정|2010.08.04 14:21

▲ 환경연합 두 활동가가 낙동강 함안보 공사장 철탑에 올라가 14일째 고공농성 중인 가운데,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이 4일 오전 현장을 찾아 이병하 민주노동당 경남도당 위원장과 함께 고공농성자들한테 전달할 물품을 들고 가고 있다. ⓒ 윤성효


환경운동가들이 14일째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낙동강 함안보를 찾은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이 한국수자원공사(이하 수자원공사) 관계자에게 "왜 언론사 취재를 막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강 의원이 이날 찾은 낙동강 함안보(18공구) 공사장에서는 이환문(42) 진주환경연합 사무국장과 최수영(40) 부산환경연합 사무처장이 '4대강사업 중단' 등을 요구하며 철탑(타워크레인) 고공농성 중이다.

4일 오전 이병하 민주노동당 경남도당 위원장과 함께 현장을 찾은 강 의원은 먼저 함안보 공사장 출입문 건너편에 있는 '농성 지원 상황실'에 들러 감병만 마산창원진해환경연합 부장 등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 자리에서 감 부장은 "고공농성자에 대한 근본적인 안전 대책이 필요하고, 매일 정기적인 시간에 물품을 올려 보내 줄 수 있어야 한다"면서 "무엇보다 언론사의 고공농성장에 대한 취재가 허용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후 물과 빵을 챙겨 들고 공사장 출입문에 도착한 강 의원은 한국수자원공사 함안보 건설팀 김영우 팀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당초 김 팀장은 안전 차원에서 강 의원과 보좌관 1명만 현장에 들어갈 수 있다고 했지만, 강 의원측이 요구해 이병하 위원장까지 포함한 4명이 들어갔다.

강 의원 일행, 충전기 갖고 갔지만 전달 못해

▲ 4일 함안보 공사장을 찾은 강기갑 의원이 한국수자원공사 경남지역본부 김영우 공사팀장과 만나 출입문 입구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윤성효



▲ 강기갑 의원이 3일 함안보 공사 현장을 찾아 공사장 출입문 건너편에 있는 '농성 지원 상황실'에서 낙동강국민연대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윤성효


출입문을 들어가기에 앞서, 강 의원은 김 팀장에게 언론사 취재를 허용할 것을 요구했다. 강 의원은 "현장이 무슨 국가기밀도 아닌데 왜 취재기자의 출입이 차단하느냐"며 "안전 등이 걱정된다면 최소 인력만이라도 취재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김영우 팀장은 "현장은 공사장으로 안전이 우선이고, 고공농성자들은 심리적 안정이 필요하고, 취재기자들이 들어가서 근접 취재를 하면 심리적 안정을 담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강 의원은 "취재기자 출입 통제를 누가 결정했느냐, 수자원공사냐 국토해양부냐"고 따졌고, 김영우 팀장은 "수자원공사와 현장을 보호하고 있는 경찰이 공조해서 결정하고 있다"고 답했다.

강 의원 일행은 출입문 앞 도로에서 대화를 나누다가 위험해 안으로 들어가 계속 이야기를 나누었다. 하지만 기자들은 출입문 안으로 들어갈 수 없었으며, 바로 통제를 당했다.

강 의원 일행은 태양열 충전기(휴대전화 배터리)를 갖고 공사장 안으로 들어갔으나 전달하지는 못했다. 동행했던 이병하 위원장은 "수자원공사와 경찰은 태양열 충전기는 도저히 올려줄 수 없다고 했다, 윗선에서 결정해야 하고 실무자들이 결정할 수 없다고 했다, 그래서 계속 논의하기로 하고 갖고 나왔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철탑 아래 가물막이 구조물 위에서 휴대전화로 통화도 했다"면서 "두 활동가와 '농성 지원 상황실'이 규칙적으로 연락할 수 있는 창구를 만들어 달라고 했으며, 음식물도 매일 정기적으로 올라갈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강기갑 의원 "국회 4대강특위 빨리 만들어야"

▲ 강기갑 의원은 3일 함안보 공사 현장을 찾아 고공농성자한테 태양열 충전기를 전달하려 했지만 한국수자원공사 측이 거부해 이루어지지 않았다. 사진은 낙동강국민연대 회원이 태양열 충전기를 점검하고 있는 모습. ⓒ 윤성효


▲ 강기갑 의원이 3일 함안보 공사장을 찾아 고공농성자한테 전달할 물품을 들고 걸어가고 있다. ⓒ 윤성효


강기갑 의원은 이날 기자들을 만나 국회에서 '4대강사업 특위'가 빨리 구성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의원은 "야4당에서 국회 안에 특위를 만들자고 제안했지만 한나라당은 전혀 응답이 없다"며 "8월 임시국회 소집을 요구해 놓고 있는데, 아직 답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은 지난 7월 28일 재보선 뒤 당내 상황에 어려움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정동영, 김진애 의원 등은 현장을 방문하면서 많이 신경을 쓰는 것 같다"며 "민주당은 현재 몇몇 의원만 적극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나라당과 정부는 꿈쩍도 하지 않는다, 소귀에 경 읽기다, 미동도 하지 않는다"면서 "이런 부분을 극복하고 개선해야 하며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야4당 공조 형태로 연대를 통한 강력한 입장을 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국회 상임위와 본회의 일정이 오는 23~24일로 잡혀 있다, 국토해양위 민주당 간사인 최규정 의원에게 국회 임시회가 열리기 전에라도 상임위를 열자고 했다"며 "최 의원에게 한나라당 간사인 최구식 의원한테 제안해 달라고 요구했는데, 휴가철이고 하다 보니 일정이 잘 잡히지 않는 모양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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