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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다 '더위' 먹은 우리들의 번갯불 피서!

[공모- 이 여름을 화끈하게] 개성만점, 언론 스터디 친구들과 함께 떠난 여행

등록|2010.08.06 11:34 수정|2010.08.06 17:54

▲ 스터디 공부하다 '욱'한 우리들, 피서를 가다! ⓒ 곽진성


온 몸에 땀이 주룩주룩 흐른다. 태양이 뜨겁다. 머릿속에서 '우리나라도 사막 여우가 살게 되는 것 아닌가?' 하는 기후 변화에 대한 우려가 든다면, 이건 분명 탈출구가 필요한 날이다. 이럴 땐 '떠나자'란 외침과 함께 피서란, 탈출구를 마련 해야 한다.

하지만 매주 2차례 언론 스터디 공부를 하는 우리 스터디원들에게, '피서니, 탈출이니'란 말은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는 금기어였다. 마음이 들뜨면, 입사철을 앞둔 서로에게 피해를 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미 30도를 넘나드는 날씨에 공부의 의욕은 사라져 가고 있었다. 날씨 탓일까? 7명이 꼬박꼬박 참여했던 열정도 식고 있었다. 모두들 더위에 제 상태가 아니듯 보였다. 같이 공부하는 형과 동생들 얼굴에선 '쉬고싶다' 라는 단어가 둥둥 떠다니고 있었으니 말이다. 결국 참다 못한 내가 총대를 멨다.

"저기, 우리도 피서갈래요? 어디로든."

그런데 물어보기가 무섭게 들려온 "좋아요" "가자"라는 대답. 놀랐다. 우리 스터디가 일치단결이 그렇게 잘 되는 줄 이번에 알았다. 저마다 방송 리포터, VJ, 자원봉사선생님등 바쁜 활동을 하고 있었기에 시간 내기 힘들 줄 알았는데, 모두 흔쾌히 OK를 한 것이다. 덕분에 일사천리로 계획이 진행됐다.

▲ 번개 소풍 참가자! ⓒ 곽진성


개성만점 스터디원들과 떠난 피서

8월4일. 공부하다 '더위'먹은 우리의 번갯불 피서가 화려하게 시작이 됐다. 안 오면 '벌금 30만 원'. 황당 공지를 내건 덕택에 약속 당일, 모두들 약속 잘 지키는 착한 어린이가 됐다. 4일 10시. 대형마트에서 우리들의 하루 양식인 치킨이며, 술이며, 안주며 잔뜩 사고 피서 장소인 '수통골'를 향해 출발했다.

번갯불 소풍에 참가한 이들의 면면을 '내멋대로 별칭'으로 소개하자면, 모 가수를 닮은 <박승철>, 스터디에서 내 아바타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 <하바타>, '장미'라는 특이한 이름의 소유자 <팩짱>. 또 성격 좋고 주관이 뚜렷한 <김고집>. 그리고 모 방송국에서 VJ일을 하는 <김 PD>형. 종종 스터디를 '아파요' 라는 문자와 함께 빠지는 <박아픈척>이었다.

그리고 이 글을 쓰는 <완소 진성>님까지 스터디 전원이 피서에 함께 가게 됐다. 같이 공부하는 친구들끼리 가게된 갑작스런 여행, 저마다의 얼굴에선 기대와 설렘이 가득했다.

▲ 수통골(대전 유성구 계산동) 지도와, 수통골에 가는 우리들 ⓒ 네이버 지도


우리의 피서 장소는 수통골이란 계룡산 국립공원 내의 계곡이었다. 녹음이 우거지고 맑은 물이 있기에 피서 장소로 인기가 많은 곳이었다. 우리에겐, 스터디 모임의 장소인 충남대에서 차를 타고 20여 분 밖에 걸리지 않기에 편하게 다녀올 수 있는 곳이기도 했다. 남들처럼 동해라거나, 서해, 혹은 남해같이 파도치는 바다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기분이 좋은 것은 즐겁게 여행을 한다는 마음 때문일 것이다.

우리가 피서를 갔던 4일도 수통골에는 많은 사람들이 붐볐다. 그렇기에 우리는 좀 더 높은 곳으로, 좀 더 환상의 장소를 찾아 위로, 위로 올라갔다. 그런데 한참을 계속 올라갔지만 마음에 쏙 드는 장소는 쉽게 나타나지 않았다. 알고보니, 도중에 길을 잘못들어 계곡이 아닌 산 꼭대기로 갈 뻔했던 것이다.

"애들아, 길을 잘못 온 것 같아?"
"으악, 어쩐지 이상하더라니"

▲ 물놀이는 기본, 온갖 게임들이 우리를 맞이했다. 신난 <박승철> 운진형과 물맞는 <김고집> 범회, 물고기 찾는 <김 PD> 한성형. ⓒ 곽진성


물놀이 와서 잘못하면 등산하고 갈 수 있다는 생각에 정신이 번쩍 든 우리들은 사람들에게 묻고 물어서 제대로 된 길을 찾았다. 그렇게 얼마쯤 간 것일까? 드디어 모두가 감탄사를 내지른 멋진 장소를 발견했다.

우리는 거기에 돗자리를 깔고 즐거운 피서를 즐겼다. 멋진 장소를 발견한 우리들은 그대로 물에 첨벙 들어가 물놀이를 시작했다. 시원한 계곡의 물을 온 몸으로 받으니 더위가 싹 가시는 듯했다.

골라 먹는 재미가 있는 피서지에서의 7가지 게임

▲ 수박씨가 얼굴에 붙어도 얼굴은 싱글벙글, 환히 웃는 <김고집>, 범회. ⓒ 곽진성


▲ 수박씨가 얼굴에 붙어도 싱글벙글 <박승철>, 운진 형. ⓒ 곽진성

물놀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1박2일>의 복불복 저리가라 할 정도로, 흥미진진한 게임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제일 연장자인 <박승철> 형은, 스터디  최연장자의 경험(?)으로 피서지에서 하기 좋은 게임을 죄다 말한다. 덕분에 우리는 무려 7가지 게임들을 해야 했다.


1.물 속에서 숨 참고 버티기


2.수박씨 뱉어 얼굴에 붙이기
3.스피드 퀴즈
4.이미지 게임
5.비석 맞추기
6.돌 던져 물에 많이 튕기기
7.바늘에 실꿰기

이 많은 게임을 다 하자는 말에 경악한 우리들. "그걸 언제 다해요? 바늘과 실은 어딨어요?"라고 투덜거리자, <박승철>형은 가방에서 바늘과 실을 꺼내는 철저한 준비성을 보이기도 했다.

사실 처음에는 모두들 뭔 게임? 이러면서 웃어 넘겼지만 나중에는 서로 1등을 나기 위해 체면이고 뭐고 없었다. 우리가 이토록 게임에 열중했던 이유는 저녁식사 벌금 때문이었다. 1등은 무료, 꼴지는 무려 1만2천원을 벌금으로 내야했으니까.

▲ 꼴지한 <하바타> 지혜도 활짝 웃는, 우리들의 즐거운 피서 ⓒ 곽진성

물 속에서 숨을 참느라 온갖 황당한 동작을 취하고, 바늘에 실을 빨리 꿰기 위해 얼굴을 잔뜩 찌푸린 우리들의 모습은 보는 것 자체로 웃음이 터져 나왔다.

특히 수박씨 묻은 얼굴로 헤헤 웃는 모습을 남들이 봤다면 영구가 따로 없다 했을 것이다. 그래도 서로의 우스꽝스런 모습을 보며 싱글벙글하다보니 공부 스트레스가 확 사라지는 것 같았다.

이 흥미진진한 게임의 우승자는 <김 PD>형이 됐다. 1등보다 숨막혔던 꼴지는 <하바타>와 <김고집>, <박아픈척>이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결국 영예의 수상자는 <하바타>가 차지했는데, 속이 상한 그녀는 '남자에게 유리한 게임'이라고 투덜됐다. 하지만 끝나면 장땡이었다. 

그래도 잘 고른 수박과 맛있는 치킨, 그리고 시원한 맥주를 마시니 투덜됐던 <하바타>의 얼굴에도 웃음꽃이 폈다.

야자타임! "막내야! 행동이 왜 그렇게 굼뜨니?"

맛있는 음식으로 한껏 피서 기분을 낸 우리들. 그런데 어린 동생들이 갑작스런 제안을 한다. 아랫사람과 윗사람의 서열이 바뀌는 '야자타임'을 하자는 것이다.

▲ 피서에서 빼놓을 수 없는 또다른 놀이 '야자타임', 야자타임을 하자 동생들의 눈빛이 변했다. 왼쪽부터 <박승철> 운진형과 <하바타>지혜. <팩짱>장미와 <박아픈척> 고운이. ⓒ 곽진성


착한 순둥이들이라 그래 봤자지라고 생각한 <박승철> 형님. 흔쾌히 '그러렴'이라고 했다. 그런데 그 말이 떨어지자마자 갑자기 막내 <박아픈척>과 <하바타>, 그리고 그녀들의 한살 위 언니 <팩짱>의 눈빛이 달라지는 것이 아닌가? 
"막내야! 이리와 행동이 왜 그렇게 굼뜨니?"
"빨리빨리 못 움직이니?"

한참어린 동생들에게 '막말 연타'를 얻어맞은 <박승철>은 당황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난 혹여 불똥이 나에게 튈세라, 모른척하고 가만히 있으려고 했다. 그런데 역시나, 내게도 향하는 화살.

"진성이 뭐하니? 어서 누나들 좀 웃겨봐!"
"으으으...네.. 누나"

그렇게 한참을, 누나(?)들을 웃기고 나니 하루가 저물어 가고 있었다. '야자타임'을 일년내내 할 생각인듯한 <팩짱>, <하바타>, <박아픈척>을 구슬린 다음, 훈훈한 단체사진을 끝으로 신나는 여행을 마무리 지었다.

▲ 우리들의 즐거운 여행, 훈훈한 마무리 단체사진 ⓒ 곽진성


공부하다 '더위'먹은 우리들의 번갯불 피서는, 갑작스러웠던 만큼 정신 없었다. 그럼에도 함께하는 친구들이 있었기에 즐거웠고 행복했다. 뜨거운 여름날, 함께 찍은 사진은 오랫동안 우리 스터디의 '전설적 이야기'로 남지 않을까? 꿈을 위해 열공 하고 있는 우리들에게 이번 피서는 신나는 최고의 선물이었다.
덧붙이는 글 <이 여름을 화끈하게> 공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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