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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현장서 절차적 정의, 얼마나 지켜질까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정의·책임 주제로 교사연수 실시

등록|2010.08.05 15:53 수정|2010.08.05 16:14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가 인문학 책으로는 이례적으로 4주 이상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우리 사회가 이토록 정의를 갈구했었나 싶다. 공정한 절차, 공정한 분배에 대한 갈증이 만연해 있는 것이다.

사회가 이토록 갈구하는 '정의'를 우리는 어디서도 제대로 배운 적이 없다. 학교 교육을 받는 동안 '정의'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보고 일상에서 부딪치는 문제를 정의롭게 해결하는 방식에 대해 학습한다면 우리 사회는 조금 더 정의로운 사회가 되지 않을까.

지난 3일~4일 서울 유스호스텔에서 1박 2일 동안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가 주최한 '학생들을 위한 민주주의 기초-정의와 책임' 교사직무연수가 진행됐다. 민주주의의 기초가 되는 다양한 가치 중 '정의'와 '책임'은 어떤 것인지, 아이들에게 어떻게 가르칠 것인지에 대한 강의와 토론이 이어졌다.

초중등 교사를 대상으로 진행된 이번 교사연수는 두 권의 교재 <중학생을 위한 민주주의-정의편·/책임편>(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기획/ 인물과 사상사/2009)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교재를 집필한 집필자가 직접 강사로 나섰다.

▲ 교재로 사용한 중학생을 위한 민주주의-정의편/책임편 ⓒ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강의는 우선 '정의'·'책임' 두 단어가 가진 추상성을 파헤쳐 가는 과정부터 시작했다. 각각의 개념을 탐색하고 종류를 살폈다. 연수의 후반부는 수업에서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사례들을 교사들이 직접 토론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사례로 제시된 '학교 시험에서 부정행위를 한 학생 처벌'에 관한 사항은 교사들과 학생 측이 모둠을 나누어 토론했다. 토론의 핵심은, 처벌이라는 결정이 내려지는 과정에서 '절차적 정의'가 지켜졌는가였다. '부정행위를 판단하기 위해 필요한 정보 수집을 공정하게 했는지', '수집된 정보를 공정하게 사용하였는지', '정보 수집과 사용 과정에서 인권·분배의 정의, 자유 등의 중요한 가치와 권리는 보호되었는지' 등 '절차적 정의'의 목적에 맞춰 사례를 검토했다. 그러면서 실생활에서는 '절차적 정의'의 부분이 얼마나 무시되고 있는지  새삼 되짚어 보게 했다.    

▲ 절차적 정의 사례 토론 시간 ⓒ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 외에도 아이들이 실생활에서 부딪치는 다양한 문제들을 '정의'와 '책임'의 측면에서 생각하고 학습할 수 있도록 다양한 사례가 제공됐다.

강의를 진행한 천희완(대영고 사회과 교사) 선생님은 "학교에서 실제로 이런 수업이 이루어진다면 아이들은 스스로 많은 생각을 하게 되고 자신의 삶에서 슬기롭고 공정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능력을 체득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민주시민교육 교사 직무 연수 ⓒ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연수를 마치며 최애영 선생님은 "새로운 교육을 만들어 내려고 하는 중요한 시점이기 때문에 가장 필요한 시민성, 시민의 자질이라고 하는 부분을 제기하고 그 안에서 정의와 책임이라는 의제를 꺼낸 것은 중요하고 필요하다. 이 안에서 구체적으로 상황에 맞는 사례들과 그 안의 철학적 이론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교재와 강의가 좋았다"고 소감을 말했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는 여름 방학 동안 총 5회 민주시민교육 교사 직무 연수를 진행하고 있으며 자세한 일정과 참가 신청은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홈페이지
(www.kdemocracy.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문의: 02-3709-7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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