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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안보 고공농성 계속... 4대강사업 국회검증특위 구성 요구

등록|2010.08.10 16:29 수정|2010.08.11 15:21
"40m 높이의 타워크레인에서 19일째 농성을 하고 있는 두 명의 활동가들은 저 어려운 상황에서도 환경운동가로서의 소임을 다하고 있었습니다. 동지들은 대변은 종이에 본 후 햇볕에 말려서 모아두었고 소변은 봉지에 보관하고 있습니다."

낙동강 함안보 타워크레인 농성장의 생생한 장면이다. 이를 설명하는 환경운동연합 일꾼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70여 명의 촛불문화제 참가자들은 숙연해졌다.

함안보 타워크레인 농성장은 '대낮은 40도에 가까운 복사열, 식량 및 식수 부족, 24시간 불야성을 이룬 공사로 수면 및 휴식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의료진에 따르면 20일 가까운 고공농성은 신체적 고통과 함께 극도의 고립감과 무력감을 안겨준다고 한다. 무력감은 힘겨운 농성에도 불구하고 계속 파괴되는 낙동강을 가까이에서 지켜봐야만 하는 현실에서 온다고 했다.

이러한 자신들의 신체적 정신적 고통에도 불구하고 생명사랑을 실천하는 활동가답게 배설물이 낙동강을 더럽히지 않도록 조심조심 정성을 쏟아 관리해온 것이다.

이환문, 최수영 두 농성자의 배설물 처리 근황은 8월 9일 19차 촛불문화제에서 처음으로 외부에 알려졌다. 생리 문제는 존엄성과도 연결되는 문제이므로 타워크레인에서 원활히 해결되는지 걱정이 되면서도 지금껏 알아볼 수가 없었다고 했다. 그러나 배설물을 정성스럽게 처리해 오고 있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활동가들의 결연한 의지를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다.

영남지역 시민다회단체 간담회8월9일 창원 '민주노총경남본부' 대강당에 60여명의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이 모여 4대강 사업저지를 위한 고공농성 현황보고와 이후 활동방향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 이상홍


이날 촛불문화제에 앞서 창원에서는 영남지역 시민사회단체 활동가 간담회가 개최돼 60여 명의 활동가들이 참여했다. 주최 측은 4대강 문제로 이렇게 많은 시민사회단체 일꾼들이 한 자리에 모인 것은 처음이라며 함안보의 고공 농성자들이 일구어낸 성과라고 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4대강 사업 저지를 위한 다양한 논의들이 쏟아졌지만 가장 큰 관심사는 고공 농성자들의 안전 문제였다. 간담회 참석자들은 이환문, 최수영의 건강상태는 어떤지, 태풍이 올라오는데 안전대책은 있는지 등을 두고 진지한 논의를 했고, 두 활동가들의 조속한 안전귀환을 요구하는 의견이 다수였다.

그러나 이환문, 최수영 두 활동가의 안전귀환은 생각만큼 쉽지 않아 보였다. 두 활동가의 의지가 앞서 살펴본 것처럼 확고하기 때문이다. 두 활동가들은 농성을 중단할 수 있는 최소의 요구사항으로 '4대강사업 국회검증특위' 구성을 요구하고 있다. 당연한 요구지만 현 정부의 4대강 강행의지로 볼 때 쉬운 일이 아니다.

많은 야당 국회의원들이 함안보 농성 현장을 방문하고 있다. 이제 의원들이 함안보가 아닌 국회에서 답을 할 차례다. 두 활동가의 안전한 귀환을 위해 '4대강사업 국회검증특위' 구성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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