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두산중공업, 기자회견 열었다고 중앙대 퇴학생 등 고발

중앙대 구조조정 반대하다 쫓겨난 노영수씨 등 6명, 집시법 위반 혐의로 고발돼

등록|2010.08.13 09:46 수정|2010.08.13 09:46
두산중공업이 공장 정문 앞에서 '부당한 퇴학처분 무효화를 위한 중앙대 3보1배 실천단 해단식' 기자회견을 열었던 중앙대 퇴학생과 재학생, 두산중공업 해고자 등 총 6명을 집회와시위에관한법률(집시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던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13일 중앙대 퇴학생 노영수(28)씨와 '두산중공업 해고자 복직투쟁위원회'(두산중 해복투)는 두산중공업이 고발해 창원중부경찰서로부터 소환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두산중공업이 고발한 사람은 노영수씨와 중앙대 재학생 박아무개씨, 두산중공업 해고자인 김창근·김춘백·전대동씨,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 동명모트롤(두산모트롤)지회 손송주 지회장이다.

▲ '부당한 퇴학처분 무효화를 위한 중앙대 삼보일배 실천단'은 7월 6일 오후 창원 두산중공업 정문 앞에서 "학생은 학교로"라고 새겨진 몸벽보를 부착하고 삼보일배를 했다 ⓒ 윤성효


두산중공업 해고자들과 손 지회장은 경찰의 1차 소환통보에 응하지 않았다. 그리고 중앙대 퇴학생 노영수씨와 재학생 박아무개씨는 거주지인 서울의 관할 경찰서로 이첩해 줄 것을 요구했다.

두산중공업으로부터 고발당한 사람들은 지난 7월 6일 경남 창원시 귀곡동 소재 두산중공업 정문 앞에서 '부당한 퇴학처분 무효화를 위한 중앙대 3보1배 실천단 해단식'을 열었다. 이들은 해단 기자회견에 앞서 두산중공업 사측이 제기한 손배가압류에 시달리다 2003년 분신자살했던 고 배달호 열사의 비석에 참배한 뒤 1km가량 떨어진 정문까지 3보1배를 했다.

중앙대 독어독문학과(3학년)에 재학했던 노영수씨는 두산그룹이 인수한 중앙대가 구조조정을 하는 것에 반대하며 타워크레인에 올라가 고공시위를 벌였다. 그는 지난 5월 퇴학 처분을 받았고, 최근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노씨는 후배 2명과 함께 6~7월 사이 익산, 진안, 장수, 함양, 진주 등 주요 지점을 돌며 "학생은 학교로"라는 몸벽보를 하고 삼보일배를 했다.

'두산중 해복투'는 "불과 6명이 3보1배를 하고 기자회견을 했는데, 이에 대해 고발했다는 사실을 최근에 알게 되었다"면서 "현재는 소환 조사에 응할 생각이 없고, 3차 소환까지 할 것 같은데 어떻게 대응할지는 좀 더 논의해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영수씨는 "두산중공업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지 한 달이 지났다. 고발했다는 사실을 최근에 알게 되었다"면서 "단순히 저를 도왔던 재학생이나 해고자들까지 고발한 것은 퇴학생을 철저하게 고립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이들은 3보1배와 기자회견을 열면서 경찰에 집회신고를 내지는 않았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6명에 대해 집시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사실은 맞다"고 밝혔다.

▲ '부당한 퇴학처분 무효화를 위한 중앙대 삼보일배 실천단'은 7월 6일 오후 창원 두산중공업 정문 앞에서 두산중공업 해고자들과 함께 '해단식 기자회견'을 열었다. ⓒ 윤성효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