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가족 모임에 처음 나온 '남편들'
배화여대 주최, '마포구 거주 14 가구 가족들 참석'.
▲ 행사에 처음 참석한 다문화 가정의 남편.필리핀 부인을 둔 남편이 행사에 나와 선물도 받으며 밝은 표정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습니다. ⓒ 홍기인
'다문화 가정 모임' 에 처음 나온 남편들.
지난 7월 31일, 배화여대가 주최한 '다문화가정 초청 행사'가 마포구 다문화가족지원센터 2층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의 주인공은 '다문화 가정'의 남편들이었다. "가장으로 부인과 가족에게 얼마나 잘하는가" 가 이날의 주제로 성격상 '남성 배우자 커뮤니티 모임' 인 셈이다.
이들 부부들은 서로를 얼마나 잘 아는지 알아보는 '아내가 좋아하는 음식 맞추기' 게임도 하는 등 정겨운 모습을 보여줬다. 이는 배화여대가 장영현 교수(컴퓨터정보학과)가 다문화가정 가장을 중심으로 친밀감을 쌓도록 하는 자리를 마련한 것으로 처음 열린 행사다. 그동안 장 교수가 학생들을 투입해 봉사활동 하던 것에서 나아가 가족들의 친밀감을 더욱 확보하는 차원이라 할 수 있다.
장 교수는 "부인들에 비해 가장들은 생업으로 바쁘거나 사정상 행사에 나오기가 쉽지않다. 그런 그들을 설득해 이런 자리를 마련하기까지 그동안 많은 어려움이 따랐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오래 전부터 다문화가정 봉사에 뛰어들어 활동해 오고 있다. 요즘도 지하방이나 다름없는 마포의 베트남 가정에 열 일을 제치고 한 주에 한번씩 가서 아이들의 수학 공부를 도울 정도로 누구보다도 열의가 대단하다.
▲ 다문화가정 남편들과 배화여대 장 교수 일행.다문화가정 남편들은 생업과 여러 여건으로 이런 자리에 나오기가 쉽지가 않습니다. 모처럼 한 자리에 모인 가장들 입니다. ⓒ 홍기인
"'너무 슬픈 얘기' 다시는 그런 비극이 없었으면...."
선물은 장 교수측이 이마트에서 장을 본 것으로 준비했다. 다문화가정 부부들에게 나눠줄 식품류와 이들 자녀들에게 나눠줄 학용품도 준비했다. 기자도 행사가 있기 전 장 교수와 만나 아이들에게 나눠줄 선물을 고르는 데 기꺼이 동참했다.
택시에 선물을 싣고 행사장에 가는 도중 '베트남 배우자 사망' 얘기가 자연스레 나왔다. 지금도 떠올리면 마음이 무겁고 안타까운 얘기가 아닐 수 없다. 택시에는 장 교수와 다른 연구원도 탔는데 모두가 "그럴수록 다문화 가정을 더 다독이고 이 사회가 한 가족이 되도록 같이 만들어 가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이날 행사가 열린 마포구 다문화가족지원 센터는 서울의 25개 지원센터 중 한 곳이다. 이곳은 홀트아동복지센터로 알려졌던 곳으로 최근에 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추가되어 운영범위를 더욱 넓히고 있다.
다문화가족지원센터 홍우정 센터장은 "이곳에서는 그동안 다문화가정을 비롯해 맞벌이 가정 등을 지원하는 사업을 펼치는 데 주력했다" 면서 "개별적으로 이들을 상담하면서 만났는 데 이렇게 다문화가족들이 한 자리에 많이 모이기는 처음이다. 친밀감을 쌓으며 즐거워 하는 모습들을 보니 너무 흐뭇하다"고 말했다
행사가 끝난 뒤 배화여대 장 교수는 홍 센터장과 함께 한 자리에서 "다문화가정 가장들의 의견을 모아 이런 자리를 마련했는데, 안착하는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면서 "기회가 되면 마포구 다문화가족지원센터와 협력해 다문화가정 지원 행사를 지속해 보고 싶다 "는 바람도 내비쳤다.
▲ 해맑게 웃는 다문화가정 아이들우리의 미래가 될 '한국의 아이들' 입니다. 행사가 끝난뒤 한자리에 모인 다문화가정 남편과 아내, 아이들의 모습들 입니다. ⓒ 홍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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