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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바꾸기 달인' 김태호, 4대강 사업에 대한 본심 뭐냐"

이용섭, 대운하·마창진 통합 등 입장 번복 사례 공개... "MB만으로도 충분히 피곤해"

등록|2010.08.18 12:45 수정|2010.08.18 12:45

▲ 신임 국무총리로 내정된 김태호 전 경남지사가 8일 오후 서울 광화문의 한 오피스텔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 남소연


국무총리 인사청문특위 위원인 이용섭 민주당 의원이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는 말 바꾸기의 달인"이라고 공격했다.

이 의원은 18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와대는 김태호 경남도지사를 총리 후보자로 지명하면서 '젊은 패기와 진취적 사고, 소통과 통합의 리더십'을 내세웠지만 과연 그러한가"라며 김 후보자의 말 바꾸기 관련 사례들을 공개했다.

이 의원은 먼저 "이명박 대통령은 '세종시 총리'에 이어 '4대강 총리'를 내걸었으나 '대운하'와 '4대강 살리기'에 대해 김 후보자는 시류에 따라 너무나도 쉽게 말을 바꾸고 있다"며 "4대강 사업에 대한 그의 본심이 무엇인지 궁금하다"고 꼬집었다.

이 의원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경남도지사 재직 당시인 2008년 2월 <부산일보>와 한 인터뷰에서 "대운하는 남해안 시대와 연계해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 대통령의 '대운하 공약'에 적극 찬성했다.

같은 해 4월 28일 기자간담회에서도 그는 "대운하, 경남만이라도 추진하겠다"며 대운하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김 후보자는 또 이명박 대통령이 '대운하 포기 선언'을 한 뒤에도 <오마이뉴스>와 한 인터뷰를 통해 "대운하는 정부가 국민과 한 공약이었다, 여론에 의해 접겠다는 것도 옳은 일은 아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4개월 만에 자신의 발언을 뒤집었다. 김 후보자는 2008년 11월 26일 경남도의회 도정질의에서 "최초에 정부에서 낙동강에 접근하는 방식이 잘못됐다"며 "바로 배를 띄우고, 물류수송을 하고, 경제적 효과가 어떻고 이런 부분이 저는 잘못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늦게나마 정부가 이런 부분의 인식을 새롭게 한 부분은 고무적이다, 그렇게 받아들이고 싶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마·창·진 통합' 등에 대해서도 말 바꾼 김태호... "국민을 피곤케 하는 지도자"

경남도의 현안 중 하나였던 마산·창원·진해 통합 건에 대한 입장도 여러 차례 번복됐다.

김 후보자는 2009년 10월 국정감사에서 "(마·창·진 통합은) 올바른 방향이 아니다"며 "도시는 비대해지고 (통합되지 않은) 군 지역은 더 낙후되는 등 지역 간 격차가 더 커질 것"이라고 반대 의사를 표했다.

하지만 김 후보자는 올해 2월 경남도 실국원장회의에선 "미래는 도시와 도시 간 경쟁의 시대가 된다는 측면에서 창마진(마·창·진) 통합은 굉장히 다행스럽고 반드시 성공시켜야 할 일"이라며 찬성했다. 그는 더욱이 "국가 미래를 향한 아젠다를 정치권에서 발목 잡고 있어 참으로 안타깝다"면서 종전의 자신과 같은 의견을 밝혔던 야권을 비난했다.

이외에도 김 후보자는 2004년 경남도지사 선거 때 공약으로 내걸었던 'F1 대회(국제자동차경주 대회) 유치 사업 전면 백지화'에 대한 말도 바꾸었다.

김 후보자는 당선 후 2004년 10월 1일 <내일신문>과 한 인터뷰에서 "F1 대회는 신항만과 경남 발전에 시너지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회 유치 추진단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혀 스스로 자신의 공약을 버렸다.

그러나 1년 뒤인 2005년 5월 경남도는 F1 대회 유치 포기를 공식 발표했다.

이 의원은 이 같은 김 후보자의 잦은 말 바꾸기에 대해 "시류에 따라 쉽게 말을 바꾸는 지도자가 있으면 사회적 신뢰가 무너지고 국민이 힘들어진다"며 "대한민국 국민은 말 바꾸기에 능한 대통령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피곤하다"고 꼬집었다.

한편, 이 의원은 이날부터 청문회가 열리는 24~25일까지 김 후보자의 '구태 전시 행정', 각종 의혹 등에 대해 시리즈로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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