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둘 사모은 유희왕 카드, 무려 23만 원어치
유희왕 카드, 댁엔 몇 장이나 있나요... 올바른 용돈 쓰기 대안이 없네요
아이들은 '유희왕' 카드놀이를 좋아하지요. 어른 입장에서는 저런 것을 왜 돈주고 사냐 싶지만 아이들은 '보물'처럼 소중하게 다룹니다.
유희왕 카드는 초등학교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지만 중학생이나 유치원생들 중에서도 이 카드놀이를 즐기는 아이들이 있더군요. 제가 일하는 유치원 아이들도 '유희왕 카드' 때문에 다투는 일이 가끔씩 생깁니다.
집에서 놀던 장난감을 유치원에 가지고 오지 못하도록 합니다만, 가끔 부모님 몰래 유희왕 카드를 가지고 와서 선생님 몰래 친구들에게 자랑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몰래 가지고 온 유희왕 카드는 친구들의 부러움을 사기에 충분하지만, 부러워하던 아이들 중에서는 끝내 참지 못하고 카드를 빼앗거나 싸움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아이들은 좋은 카드를 사기 위해서, 좋은 카드를 간직하기 위해서, 어마어마하게 노력하지요. 그냥 마음으로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엄청난 돈을 '문구점'에 갖다 바친답니다. 저희집도 별로 다르지 않았습니다. 아래 사진으로 보시는 것이 저희 둘째가 초등학교 다니는 동안에 모아둔 유희왕 카드입니다.
중학교에 입학한 후에 이제는 유희왕 카드 같이 유치한(?) 놀이는 그만두자는 합의가 이루어져서 집에 있는 카드를 몽땅 찾아내어 버리기로 했습니다. 아이들 장난감에도 유행이 있는데, 아마 유희왕 카드 놀이가 좀 시들해진 탓도 있지 싶습니다. 한때 이 카드놀이에 심취해 있을 때는 커다란 플라스틱을 손목에 부착하고 카드를 끼우는 장난감을 사기도 하더군요.
유희왕 카드 2300장=23만원
집안 구석구석에 있는 카드를 몽땅 찾아내 거실에서 정리했습니다. 버리기로 합의했지만 도대체 얼마나 많이 샀는지 확인이나 해보자며 정리해 보았습니다. 정확한 숫자를 세어 보지는 않았지만, 100장 묶음을 만들어서 똑같은 높이로 쌓아 비교해 보았습니다. 100장 묶음 23개가 조금 넘더군요. 대략 2300장이 넘는 거지요. 돈으로 계산하면 얼마가 될까요?
유희왕 카드는 동네 문구점에서 1팩에 5장, 가격은 500원입니다. 1장에 100원이지요. 100원*2300장 이상=대략 23만 원 이상입니다. 세상에. 저희 아이만 혼자서 유희왕 카드를 23만 원어치나 사 모았더군요. 그런데, 저희 둘째 말로는 자기보다 훨씬 많이 사 모은 친구들도 수두록하다는 겁니다. 뿐만 아니라 더 비싼 카드도 있다더군요.
이지경이 되도록 부모가 그냥 내버려두었냐구요
이렇게 될 때까지 왜 그냥 두었냐고요? PC방, 닌텐도 게임기에 빠져서 노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아이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는 하루 500원, 1000원을 용돈으로 받아갔습니다. 사실 그 용돈으로 유희왕 카드 사지 말고 다른 뭘 하라고 권해줄 만한 것이 없었습니다.
아이들이 용돈으로 할 수 있는 것은 학교앞 문구점에서 파는 불량식품, 아니면 동네 슈퍼나 대형마트에서 팔지만 문구점 불량식품보다 별로 나을 것이 없는 색소와 화학 첨가물이 뒤범벅이 된 '공장 과자'들뿐입니다.
한때, 제가 사는 동네에 유기농 매장이 있을 때는 학교앞 문구점이나 동네 슈퍼 대신에 용돈으로 유기농 매장에서 간식을 사서 군것질을 하도록 권장(?)했습니다. 용돈으로 동네 슈퍼에서 공장과자를 사 먹으면 그냥 그만이지만, 유기농 매장에서 과자를 사 먹고 포장지를 보여주면 50%를 보상해 주어 좋은 간식을 선택하도록 유도했습니다. 용돈 1000원으로 유기농 매장에서 과자를 사 먹으면 다음날 1500원을 용돈으로 받을 수 있도록 한 거지요. 아이가 유기농 매장과 동네 슈퍼를 번갈아 다니는 것을 다행으로 생각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유기농 매장이 문을 닫았습니다.
결국 아이가 부모에게 받은 용돈을 쓸 수 있는 곳은 동네 PC방이나 학교앞 문구점 아니면 정크푸드가 가득한 동네 슈퍼마켓 밖에는 없었던 겁니다.
용돈 대부분을 유희왕 카드를 사는 데 사용하는 것이 못마땅했지만 다른 대안이 없어 그냥 내버려 둔 거지요. 사실, 중학생이 된 지금도 아이들에게 '용돈으로 이런 걸 한 번 해봐'하고 권해줄 만한 것이 별로 없습니다. 안타까운 노릇이지요. 아이들에게 용돈을 잘 관리하도록 경제교육을 시키고 싶지만, 아이들에게 '용돈을 이러 곳에 이렇게 쓰라'고 권해줄 만한 곳이 없어서 참 어렵습니다.
저희집에 있던 20만원이 넘는 거금(?)을 들여 사모은 유희왕 카드는 같은 사무실에 일하는 후배 실무자의 아들에게 선물로 주었습니다. 올 해 초등학교 1학년이 되었는데, 유희왕 카드 한 상자를 선물로 받고는 무척 기뻐했다더군요. 얼마 후 사무실에서 저를 만났는데, 얼마나 반갑게 인사를 하던지요.
아이들이 살아가는 동네에 아이들에게 유해한 환경은 사방에 늘려있고, 아이들에게 유익한 것은 노력해도 찾기 어려운 답답한 세상입니다. 유희왕 카드 댁엔 몇 장이나 있는지 한 번 찾아 보세요.
유희왕 카드는 초등학교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지만 중학생이나 유치원생들 중에서도 이 카드놀이를 즐기는 아이들이 있더군요. 제가 일하는 유치원 아이들도 '유희왕 카드' 때문에 다투는 일이 가끔씩 생깁니다.
집에서 놀던 장난감을 유치원에 가지고 오지 못하도록 합니다만, 가끔 부모님 몰래 유희왕 카드를 가지고 와서 선생님 몰래 친구들에게 자랑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몰래 가지고 온 유희왕 카드는 친구들의 부러움을 사기에 충분하지만, 부러워하던 아이들 중에서는 끝내 참지 못하고 카드를 빼앗거나 싸움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아이들은 좋은 카드를 사기 위해서, 좋은 카드를 간직하기 위해서, 어마어마하게 노력하지요. 그냥 마음으로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엄청난 돈을 '문구점'에 갖다 바친답니다. 저희집도 별로 다르지 않았습니다. 아래 사진으로 보시는 것이 저희 둘째가 초등학교 다니는 동안에 모아둔 유희왕 카드입니다.
중학교에 입학한 후에 이제는 유희왕 카드 같이 유치한(?) 놀이는 그만두자는 합의가 이루어져서 집에 있는 카드를 몽땅 찾아내어 버리기로 했습니다. 아이들 장난감에도 유행이 있는데, 아마 유희왕 카드 놀이가 좀 시들해진 탓도 있지 싶습니다. 한때 이 카드놀이에 심취해 있을 때는 커다란 플라스틱을 손목에 부착하고 카드를 끼우는 장난감을 사기도 하더군요.
▲ 초등학교 때 사 모은 유희왕 카드를 정리하는 아이 ⓒ 이윤기
유희왕 카드 2300장=23만원
집안 구석구석에 있는 카드를 몽땅 찾아내 거실에서 정리했습니다. 버리기로 합의했지만 도대체 얼마나 많이 샀는지 확인이나 해보자며 정리해 보았습니다. 정확한 숫자를 세어 보지는 않았지만, 100장 묶음을 만들어서 똑같은 높이로 쌓아 비교해 보았습니다. 100장 묶음 23개가 조금 넘더군요. 대략 2300장이 넘는 거지요. 돈으로 계산하면 얼마가 될까요?
유희왕 카드는 동네 문구점에서 1팩에 5장, 가격은 500원입니다. 1장에 100원이지요. 100원*2300장 이상=대략 23만 원 이상입니다. 세상에. 저희 아이만 혼자서 유희왕 카드를 23만 원어치나 사 모았더군요. 그런데, 저희 둘째 말로는 자기보다 훨씬 많이 사 모은 친구들도 수두록하다는 겁니다. 뿐만 아니라 더 비싼 카드도 있다더군요.
▲ 아이가 사 모은 유희왕 카드 ⓒ 이윤기
이지경이 되도록 부모가 그냥 내버려두었냐구요
이렇게 될 때까지 왜 그냥 두었냐고요? PC방, 닌텐도 게임기에 빠져서 노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아이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는 하루 500원, 1000원을 용돈으로 받아갔습니다. 사실 그 용돈으로 유희왕 카드 사지 말고 다른 뭘 하라고 권해줄 만한 것이 없었습니다.
아이들이 용돈으로 할 수 있는 것은 학교앞 문구점에서 파는 불량식품, 아니면 동네 슈퍼나 대형마트에서 팔지만 문구점 불량식품보다 별로 나을 것이 없는 색소와 화학 첨가물이 뒤범벅이 된 '공장 과자'들뿐입니다.
한때, 제가 사는 동네에 유기농 매장이 있을 때는 학교앞 문구점이나 동네 슈퍼 대신에 용돈으로 유기농 매장에서 간식을 사서 군것질을 하도록 권장(?)했습니다. 용돈으로 동네 슈퍼에서 공장과자를 사 먹으면 그냥 그만이지만, 유기농 매장에서 과자를 사 먹고 포장지를 보여주면 50%를 보상해 주어 좋은 간식을 선택하도록 유도했습니다. 용돈 1000원으로 유기농 매장에서 과자를 사 먹으면 다음날 1500원을 용돈으로 받을 수 있도록 한 거지요. 아이가 유기농 매장과 동네 슈퍼를 번갈아 다니는 것을 다행으로 생각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유기농 매장이 문을 닫았습니다.
▲ 한 상자 가득한 유희왕 카드 ⓒ 이윤기
결국 아이가 부모에게 받은 용돈을 쓸 수 있는 곳은 동네 PC방이나 학교앞 문구점 아니면 정크푸드가 가득한 동네 슈퍼마켓 밖에는 없었던 겁니다.
용돈 대부분을 유희왕 카드를 사는 데 사용하는 것이 못마땅했지만 다른 대안이 없어 그냥 내버려 둔 거지요. 사실, 중학생이 된 지금도 아이들에게 '용돈으로 이런 걸 한 번 해봐'하고 권해줄 만한 것이 별로 없습니다. 안타까운 노릇이지요. 아이들에게 용돈을 잘 관리하도록 경제교육을 시키고 싶지만, 아이들에게 '용돈을 이러 곳에 이렇게 쓰라'고 권해줄 만한 곳이 없어서 참 어렵습니다.
저희집에 있던 20만원이 넘는 거금(?)을 들여 사모은 유희왕 카드는 같은 사무실에 일하는 후배 실무자의 아들에게 선물로 주었습니다. 올 해 초등학교 1학년이 되었는데, 유희왕 카드 한 상자를 선물로 받고는 무척 기뻐했다더군요. 얼마 후 사무실에서 저를 만났는데, 얼마나 반갑게 인사를 하던지요.
아이들이 살아가는 동네에 아이들에게 유해한 환경은 사방에 늘려있고, 아이들에게 유익한 것은 노력해도 찾기 어려운 답답한 세상입니다. 유희왕 카드 댁엔 몇 장이나 있는지 한 번 찾아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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