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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 깊은 효자 군인' 아버지께 간 이식

육군 수기사 이민환 일병 "제 모든 것을 드려도 아깝지 않습니다"

등록|2010.08.21 09:40 수정|2010.08.21 14:43

간 이식 군인부대 간부들이 이민환 일병을 위문하고있다 ⓒ 공명진


오랜 기간 간경변(간세포가 파괴되고 그 자리에 섬유성 결합조직이 들어차서 간 조직에 돌이킬 수 없는 변화가 생기는 병)으로 투병 중인 아버지를 살리기 위해 자신의 간을 떼어 드린 군인의 효행이 알려져 병영 내에 잔잔한 감동이 일고 있다.

주인공은 바로 육군 수도기계화보병사단 본부대에서 복무 중인 이민환(29) 일병.

이 일병의 아버지는 11년 전인 1999년 B형 간염으로 인한 간경변으로 약 10년간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다가 지난 6월 병세가 악화되어 하루 빨리 간 이식을 받지 않으면 생명에 지장을 줄 수 있는 위급한 상황이 되었다.

이에 어려서부터 효심이 남달랐던 이 일병은 부대에 사정을 이야기하고 청원휴가를 얻어 친형과 함께 아버지에게 간 이식을 하기 위한 절차를 확인했다.

병원에서 이 일병의 간 유전자가 아버지의 것과 일치한다는 판정이 나오자 이 일병은 부대로 잠시 복귀해서 절차를 밟은 뒤 지난 12일, 주저 없이 수술대에 올랐다.

11시간에 걸친 대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으며, 그는 아버지께 자신의 간 70%를 이식하는 수술을 받은 뒤 현재 서울대학교병원에서 건강을 되찾고 있다.

19일 부대는 본부대장과 행정보급관 등 간부들이 병원을 방문하여 이 일병과 아버지에게 빨리 쾌차하길 바란다는 위로와 함께 사단장 격려금을 전달했다.

이에 이 일병은 "부대에서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하다"며 "부모님께서 제게 주신 은혜에 비하면 효행이라고도 할 수 없습니다, 아버지께 간 뿐만 아니라 제 모든 것을 드려도 아깝지 않습니다"라고 말해 주위를 훈훈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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