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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호에 내어준 땅, 옥천 군북을 가다

[대청호편] 금강생태탐방로의 재발견 금강트래킹

등록|2010.08.22 15:38 수정|2010.08.22 15:39

발아래 대청호를 빚어내는 선과 면들의 조화임도따라 걷는 6.2km구간 중 2km여는 각도를 달리하며 대청호를 조망한다 ⓒ 최수경


작년부터 두 해째 금강의 발원지에서부터 하구까지 내려오는 금강트래킹, 8월은 대청호다. 강은 거기서 그대로 흐르고, 길은 거기 그대로 누워 있건만, 매월 주제가 다른 길을 걷다보니 벌써 두 해째 항상 새로운 길을 걸어간다. 걸을수록 강의 눈으로 보게 되고, 느낄수록 강의 마음이 되는 것을 어찌 말리랴. 역시 보고 만지고 들으며 체험하다 보니, 관심을 갖게되고, 사랑하게 되고, 함께 아파하고 안타까워 하니 이제는 소리높여 강을 말하게 되는 것을.

용호리마을로 드는 벼랑길발 아래 호반을 보며 고도 260m 벼랑에 난 임도를 따라 걷다보면 칡이 점령한 진풍경도 대단하다 ⓒ 최수경


올레와 둘레길로 대표되던 걷기 열풍이 각 지자체의 발빠른 도보코스의 확보와 맞물려 매니아층이 널리 확산되었고, 이는 새로운 건강과 위락스포츠의 장르로 정착되고 있는 상황에서 온국민이 걷는 길은 바로 국토생태탐방로의 구축에 큰 기여를 하게 되었다.

국토생태탐방로란 백두대간을 생태축으로 하여 전국의 국립공원과 철새도래지, 생태경관보전지역 등 중요한 생태탐방자원이 전국 5대강이라는 강길과 역사가 있는 옛길을 통해 연결된다는 것을 의미하며 더불어 걷기문화가 권역과 지역단위로 그 자원이 확충되면서 전국토의 탐방로가 점차 네트워크화되고 있는 현실이다.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금강트래킹이 단순걷기 열풍에 휘말리지 않고 차별화 하고자 하는 배경은 두 가지가 있다.

웅덩이에 연가시를 보고 놀라는 어린이참가자물에서 태어난 연가시는 다른생물의 몸을 옮겨다니며 기생 성장하고 알을 낳을땐 숙주를 물가로 유인, 숙주의 몸을 뚫고나온다. ⓒ 최수경


이에 대전충남녹색연합은 첫째, 금강이 갖고 있는 경관 생태 역사 문화 등 소중하고 값진 자원들을 대중적 인지와 참여의 기회를 통해 시민들이 다가갈 수 있는 생태탐방로를 구축하여 금강을 기반으로하는 체험형환경교육으로 정착하고자하는 것.

둘째, 최근 4대강살리기 사업이라는 미명 아래 자행되는 금강죽이기사업의 실체를 알리고자 시민들로하여금 금강에 나아가 금강의 다양한 자원들을 심신으로 느낌으로 자연의 아름다움과 소중함을 알자는 취지에서 기획·운영되고 있다.

오지중의 오지 강가마을 용호리100여가구가 모여살았던 용호리도 대청호가 생기면서 다섯가구만 남았다 ⓒ 최수경


대전광역시, 청원군, 보은군, 옥천군으로 둘러싸여 광역상수원으로써 제 몫을 톡톡히 하고있는 대청호는 그 은혜로운 혜택만큼이나 많은 이들이 감내한 희생의 산물이며 또 지금도 그 양보와 희생은 계속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금강이 만들어내는 감입곡류의 언저리에서 드넓은 백사장과 햐얀 여울, 늘푸른 보리밭에 기대어 가가호호 담장을 맞대고 살았던 마을들. 이제는 물밑에 혹은 물가에 서너째 남아 과거 속 파노라마만 회상하는 마을들이 얼마나 많던가.

구비구비 돌아도 계속되는 구비길여울건너 나루건너 다니던 강길과 너른 백사장 너른 보리밭도 모두 물 속에 넣고, 이제는 구비구비 돌아도 한참 돌아야 닿을 수 있는 용호리. ⓒ 최수경


옥천하고도 군북은 대청호에 내어준 땅이 가장 많은 곳, 하여 번성은 과거지사요 지금은 오지가 된 땅이 참으로 많다. 

수km 벼랑을 돌아 내려와야 겨우 닿는 강가마을, 사공 없으면 쳐다만 봐야 하는 강 건너, 소시장 가던 옛고개와 산 몇개 넘던 학굣길이 동화 속 얘기가 되고, 태생적 소금강이 호수물 불어 더한 절경이 되는, 옥천의 군북은 이야기 하나하나가 모두 영화의 소재같다.

배를 타고 맞은편 군북으로되돌아가려면 또 6km를 올라가야하니, 차라리 배를 타는 편이 낫다 ⓒ 최수경


경운기 소리를 내는 농선금강트래킹에서 배를 타기는 처음, 비가오고 물이불어 배를 탈 수 있을까 염려했지만, 다행히 배를 타서 아이들의 기대를 져버리지 않았다. ⓒ 최수경


녹조가 파랗게 낀 대청호많은 비가와 대청호 수위가 간만에 만수위로 치닫고 있다. 그러나 다량의 유기물질이 유입되면서 부영양화로 인한 심각한 녹조가 보는이들로하여금 많은생각을 하게한다. ⓒ 최수경


추소리에서 사공님과 헤어짐82세에도 60청춘과 같은 용호리 사공님. 답사 중 갑작스런 소나기에 부지런히 달려내려간 용호리마을에서 낙수물 쏟아지는 마루끝에 앉아 반갑게 맞이하며 차한잔 나누어주신 마을의 어르신이다. ⓒ 최수경


송시열어르신이 소금강과 비교했다는 추소리의 부소담악대청호 물이 한껏 빠졌을 때의 부소담악. 같은 군북면임에도 차를타면 40여분 걸릴 곳을 배를 타고 대청호를 건너와 부소담악을 맛본다. ⓒ 최수경


부소담악에서 물이 빠졌을 당시 바라 본 뻘의 폐타이어이 날, 비가 많이와 조망이 좋지않고, 대청호 만수위로 치달으며 너른 물가의 초지까지 물이 잠겼다. 가물던 지난 초여름 부소담악에서 바라본 폐타이어의 장관. 수자원공사에서 수거조치했다고 했지만, 대청호 쓰레기의 현실을 잘 말해주었던 풍경. ⓒ 최수경


덧붙이는 글 금강트래킹은 금강의 전문해설사가 동행하며 걸으면서 자연과 환경보호의지를 키우는 체험형환경교육프로그램을 지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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