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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운한 국물 맛, 그래 바로 이 맛이야!

5천원 오리탕 백반 한 그릇에 내 마음 빼앗기다

등록|2010.08.27 10:08 수정|2010.08.27 10:08

▲ 오리탕에 밥 한술을 말아내니 감탄이다. ⓒ 조찬현


여수 학동의 해조톳오리 점심특선이다. 실은 톳수제비에 필이 꽂혀 이집을 찾았다. 헌데 벽면에 나붙은 맛깔스런 메뉴판에 현혹되고 만 것이다. 용압탕이라는 생소한 메뉴에 자꾸만 눈길이 갔지만 다음기회로 미루었다. 한참을 갈등하다 오늘은 값이 착한 5천원의 오리탕백반을 선택했다.

▲ 다양한 점심특선 메뉴들이 눈길을 끈다. ⓒ 조찬현


다양한 메뉴들이 눈길을 끈다. 오리불고기백반이 8천원, 오리보쌈과 오리수육백반은 1만원 오리로 만든 용압탕도 1만원이다. 주방장(31.서근석)에게 낯선 이름의 용압탕에 대해 물어봤다.

"용압탕은 닭삼계탕과 같은 개념입니다. 오리와 갖은 한약재를 푹 끓여냅니다."

기다리는 동안에는 양배추샐러드를 내놓는 센스도 돋보인다. 음식이 나왔다. 2층 주방에서 만들어 음식 전용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온다. 뚝배기에 담긴 오리탕 국물을 한술 먹어본다. 국물 맛이 식객의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그 맛이 예사롭지 않다는 것이다.

"개운한 국물 맛, 그래 바로 이 맛이야!"

▲ 마음을 움직인 건 국물만이 아니다. ⓒ 조찬현


▲ 5천원의 밥상, 오리탕의 기본 상차림이다. ⓒ 조찬현


마음을 움직인 건 국물만이 아니다. 오리탕에 미나리와 어슷 썬 대파, 청고추, 홍고추 등의 고명도 깔끔하고 멋스럽게 올렸다. 오리고기도 제법 푸짐하게 들어있다. 고기를 뜯는 재미를 느낄 정도로.

▲ 오리고기도 제법 푸짐하게 들어있다. 고기를 뜯는 재미를 느낄 정도로. ⓒ 조찬현


탕에 밥 한술을 말아내니 감탄이다. 이게 5천원의 밥상 맞아, 반문할 정도로 탕에는 맛의 깊이가 담겨있다. 한 끼니 밥상에서 행복한 순간을 맛보았다.

도라지조림의 독특한 맛과 맵지 않고 잘 익은 총각김치도 음식 맛을 부추긴다. 밥에 얹어먹으면 그 맛의 진가를 제대로 알 수 있다. 그 특별한 식감을.

▲ 도라지조림의 독특한 맛이 돋보인다. ⓒ 조찬현


▲ 맛깔난 찬은 밥에 얹어먹으면 그 맛의 진가를 제대로 알 수 있다. ⓒ 조찬현


덤으로 오리고기를 다져서 돈가스와 비슷하게 만든 오리가스도 선보인다. 아이들이 참 좋아하겠다. 밥 한공기도 덤이다. 배가 불러 더 이상 먹지는 않았지만 그 후한 인심을 잊을 수 없다.

5천원 밥상에 오리 한 마리가 다 들어간 걸까. 오리탕 백반 한 그릇에서 오리 부위별로 골고루 다 맛본 느낌이다. 풍요롭고 기분 좋은 밥상이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다음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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