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활문화공동체 만들기 현수막 ⓒ 조을영
'하나되기 희망문화 프로젝트-다컬처 이야기'는 대구 달서구 신당동 성서 주공아파트에서 실시되는 사업이다. 성서주공아파트는 총3개의 단지로 구성돼 있는데, 이중 2개 단지는 임대아파트이고 나머지 1개 단지는 장애우나 경제적 취약 계층이 살고 있다. 이로 인한 주민 간 차별과 불화는 그간 큰 문제가 되어 왔다. 이에 연극을 통해 지역공동체의 갈등을 해소 할 목적으로 젊은 연극인들이 주축이 되어 이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Q;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저희 복지관을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Q; 오늘 수업의 개요를 잠깐 알려주세요.
"연극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미메시스(mimesis. 모방)를 아이들이 쉽게 접근하도록 체험 형식으로 만든 것입니다."
Q; 연극수업인데 아이들이 그림을 그리고 있네요?
"예. 연극은 자신과 그 주변을 관찰하는 것에서 출발한다는 것을 기본으로 했는데요, 오늘 수업에서는 친구의 모습을 그리면서 그가 입고 있는 옷, 몸의 특징, 성격 등등을 함께 생각해 보는 거죠. 주위 풍경, 주변사람들을 자세히 관찰하며 그 대상의 특징을 객관적으로 관찰하기도 하고, 내가 바라보는 관점에서 자유롭게 사유해 보기도 하면서 연극인의 기본자세를 배웁니다. 그리고 이런 생각들은 남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좀 더 적극적으로 세상에 관여하는 눈을 기르게 됩니다."
▲ 연극 수업중 '친구 모방하기' ⓒ 조을영
Q; 오늘 수업의 목표는 무엇이며 이로 인한 결과에 대해서 간략히 언급해 주세요.
"지금 하고 있는 수업은 아이들에게 연극의 기본 원리를 체험할 수 있게 하고, 더 나아가서 '함께 라는 목표에 이르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보통 연극이라고 하면, 대본을 들고 대사를 연습해서 남에게 감동시키는 것을 연상하시는데요, 저희는 접근 방식을 달리해 보았습니다. 연극은 남에게 감동을 주는 것 못지않게 자신의 마음을 열고 이로 인해 스스로의 내면을 들여다보며 타인의 마음도 짐작할 수 있는 작업입니다.
그래서 올해 5월부터 시작하여 8월까지는 '마음열기'에 치중한 수업을 해왔습니다. 그리고 9월에는 'TV동화 행복한 세상'이라는 제목으로 간단한 연극을 시작하여 10월 초에 개최되는 아파트 내 축제인 '은하수 축제에 연극을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수업 결과 아이들이 스스럼없이 친구들과 어울리며 연극적 기본 마인드를 배양하고 있다는 것 외에, 현실적으로 이 사업에서 의도하는 목표인 '하나되기'가 실천되는 중입니다."
Q; 연극으로 이 지역의 문제점을 극복하려는 이유는 무엇인지요?
"연극은 독선과 아집을 버리고 전체를 관망할 수 있는 눈을 기르게 하며, 함께 공동의 목표를 향해서 노력한다는 뿌듯함을 느낄 수 있는 문화 활동 이라는 것이 장점입니다. 이런 연극의 장점을 잘 활용하여 더불어 사는 이웃, 나와 다른 남을 인정하는 분위기 등을 익히며 서로 마음을 여는 자세를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 대구성서주공아파트 ⓒ 조을영
Q; '좋은 사이' 성인반 수업은 어떻게 진행되는지요?
"이 수업은 주로 노인층에서 많이 오시는 장점을 이용해서 수업 방식을 정했습니다. 우선, 사진을 이용한 방식이 있는데요, 각자의 인생에서 가장 의미 있는 사진을 가져오라고 공지를 합니다. 그러면 대체로 결혼식 사진이나 아들 딸 사진을 많이 가지고 오시는데요, 그 사진을 함께 보며 그 사진이 왜 소중한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거죠. 그러다 보면 살아온 이야기가 저절로 술술 풀려나오게 되어 함께 울고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거죠. 그 외에 시를 읽거나 노래를 함께 들으며 그 감정을 이야기 하는 형식의 수업도 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각자의 감동이나 살아온 이야기를 하다보면 서로의 인간적인 면을 발견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서로 마음을 열고 이웃이 되는 거죠."
Q; 극단 콩나물은 어떤 계기로 이 사업에 동참하시게 됐나요?
"저희 극단은 대구를 기점으로 활동하는 극단으로서 교육, 무용, 미술, 음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젊은 예술가들이 모여서 만든 연극 단체입니다. 그간 다재다능한 재능을 가진 젊은이들이 모여서 지역민의 일상 속에서 살아있는 문화체험의 기회를 마련하고자 노력하던 중, 성서아파트 단지의 주민 갈등에 대한 이야기를 접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그 해결방안으로 연극을 접목하자는 것에 합의가 이뤄져서 작년부터 참여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를 마치자 아파트 단지에는 어느새 어둠이 내리고 있었다. 하지만 이 사업을 총괄하는 담당자는 연극 연습을 위해 극단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종종걸음을 재촉했다. 자신의 젊은 열정을 이웃에게 전하며 이를 통한 소통방식을 알려주는 이들! 이 젊은이들의 꿈과 희망이 고스란히 전달되어 '하나 되기 희망 프로젝트-다컬처 이야기'가 성공적 마무리를 짓는 그날을 기대해 본다.
▲ 대구 성서복지관 ⓒ 조을영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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