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끝자락, 넘치는 매력을 발산하다!
서울 혜화여고 '은행제'에 다녀와서
매년 8월 마지막 주 토요일 혜화여고에서는 '은행제'가 열린다. 9월부터 노랗게 익어갈 은행나무 가지마다 달린 은행처럼, 성숙·성장해가는 혜화여고 학생들의 넘치는 매력을 볼 수 있는 시간이다. 무더운 여름 입시에만 지쳐있을 법한 학생들에게서 모처럼 느껴지는 싱그럽고 발랄한 기운에 나도 마음이 젊어지는 듯했다.
올해는 8월 28일 토요일 오전 9시 '은행제'의 막이 올랐다. 1부 오전 순서에는 혜화여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발표회가 이어졌고, 점심식사 이후 2부 오후 순서는 외부 학교 학생들과 학부모, 지역 분들 대상으로 다양한 전시, 공연, 체험 마당이 이어졌다. 마지막 축제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가요제와 대동제로 흥겨운 축제마당은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혜화여고 축제를 매년 하고 있다는 사실은 알았지만, 지역에 개방되어 있다는 사실은 처음 알고 찾아간 축제였다(나중에 김소나(교류협력부장, 3학년)학생을 통해 알게 된 사실이지만, 외부의 개방성을 높이기 위해 축제를 일부로 '놀토'에 기획했다고 한다).
평소에 봉사활동을 하면서 알게된 신해인(혜화여고 2학년) 학생의 초대로 방문한 것이다. 남자 고등학교를 나온 터라 여고 축제에는 처음이었고, 설레는 마음으로 교문을 들어섰다. 교문 앞부터 학생부 친구들은 물론, 각 동아리와 학급모임, 교사, 학부모들까지 여름 내내 축제를 준비한 흔적이 역력해 보였다.
축제를 알리는 포스터들이 거리에 가지런하고 빽빽하게 붙어있다. 주차장에는 일치감치 준비를 마친 학부모들이 먹을거리 마당을 준비하고 있었다. 신향자(44, 1학년 학부모회장) 씨는 축제에 참여한 이들에게 저렴하고, 맛있는 먹을거리를 즐길 수 있도록 떡볶이, 순대, 부추전, 닭꼬치, 음료수, 과일 등을 준비했다고 했다. 아무래도 어머니의 손맛이 담긴 음식들이라 맛이 한결 좋았다.
시화전, 바자회, 마술공연, 과학실험, 다양한 게임 등을 둘러보면서, 마음이 남았던 두 곳이 있었는데, '녹색봉사단'과 '울타리(봉사활동부)'였다. '녹색봉사단'에서는 환경․기후 변화에 대한 경각심을 알리는 전시뿐 아니라 실제로 대안적 삶을 위한 도시텃밭 활동사진과 태양열 조리기 등을 전시하고 있었다. '울타리' 친구들은 게임을 통해 장애인들의 불편함을 몸소 체험해 볼 수 있도록 하고, 이들을 배려할 수 있는 생활세계를 구축해 가야하는 것에 대한 공감을 얻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의미 있는 활동을 해가는 친구들이 기특해 보였다.
다시 말하지만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가요제다. '보여줘! 느껴봐! 함께해!'라는 주제로 시작한 가요제는 우리 친구들의 끼를 마음껏 발산하는 시간이다. 티비(TV)에서 나오는 댄스그룹 못지않은 실력으로 춤을 보여주는 친구들과 한없이 높이 올라가는 목소리로 멋들어지게 노래를 불러 젖히는 친구들을 보면 앞에선 감탄이 절로 나온다. 얌전하던 친구들이 무대에만 올라가면 돌변하는 모습에 "꺅~!" 소리 지르며 연예인 보듯 좋아하는데, 나 역시 하나가 되어 환호성을 지르고 있다.
집으로 돌아가기 전 축제를 직접 준비한 몇몇 학생들에게 '은행제'가 어떤 의미가 있는지 물어보았다.
"공부에 지친 친구들에게 활력소를 준다.(지주희, 3학년)"
"여름을 지나고 지치는데 이걸 보고 다시 살아난다.", "평소에는 학년을 넘어서 친해질 기회가 없었는데, 1․2․3학년들이 함께 준비하면서, 서로 친해지고 관계가 좋아졌다.(신해인, 2학년, 울타리회장)"
혜화여고의 은행제는 올해로 43회째라고 한다. 학교 안에 갇혀 있던 축제가 이제는 마을과 함께 하자고 손을 내밀고 있다. 이웃해 살아가는 청소년들의 숨은 끼를 볼 수 있는 시간. 내년 혜화여고 축제가 벌써 기다려지는 이유다.
▲ 혜화여고 축제 '은행제'강당을 가득 매운 학생들이 축제를 즐기고 있다. ⓒ 임안섭
올해는 8월 28일 토요일 오전 9시 '은행제'의 막이 올랐다. 1부 오전 순서에는 혜화여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발표회가 이어졌고, 점심식사 이후 2부 오후 순서는 외부 학교 학생들과 학부모, 지역 분들 대상으로 다양한 전시, 공연, 체험 마당이 이어졌다. 마지막 축제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가요제와 대동제로 흥겨운 축제마당은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평소에 봉사활동을 하면서 알게된 신해인(혜화여고 2학년) 학생의 초대로 방문한 것이다. 남자 고등학교를 나온 터라 여고 축제에는 처음이었고, 설레는 마음으로 교문을 들어섰다. 교문 앞부터 학생부 친구들은 물론, 각 동아리와 학급모임, 교사, 학부모들까지 여름 내내 축제를 준비한 흔적이 역력해 보였다.
▲ 혜화여고 축제 '은행제'포스터가 길거리에 즐비한 모습 ⓒ 임안섭
축제를 알리는 포스터들이 거리에 가지런하고 빽빽하게 붙어있다. 주차장에는 일치감치 준비를 마친 학부모들이 먹을거리 마당을 준비하고 있었다. 신향자(44, 1학년 학부모회장) 씨는 축제에 참여한 이들에게 저렴하고, 맛있는 먹을거리를 즐길 수 있도록 떡볶이, 순대, 부추전, 닭꼬치, 음료수, 과일 등을 준비했다고 했다. 아무래도 어머니의 손맛이 담긴 음식들이라 맛이 한결 좋았다.
▲ 혜화여고 축제 '은행제'먹을거리를 준비하고 계신 학부모님들 ⓒ 임안섭
시화전, 바자회, 마술공연, 과학실험, 다양한 게임 등을 둘러보면서, 마음이 남았던 두 곳이 있었는데, '녹색봉사단'과 '울타리(봉사활동부)'였다. '녹색봉사단'에서는 환경․기후 변화에 대한 경각심을 알리는 전시뿐 아니라 실제로 대안적 삶을 위한 도시텃밭 활동사진과 태양열 조리기 등을 전시하고 있었다. '울타리' 친구들은 게임을 통해 장애인들의 불편함을 몸소 체험해 볼 수 있도록 하고, 이들을 배려할 수 있는 생활세계를 구축해 가야하는 것에 대한 공감을 얻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의미 있는 활동을 해가는 친구들이 기특해 보였다.
▲ 혜화여고 축제 '은행제'동아리 전시 마당을 홍보하는 포스터. ⓒ 임안섭
다시 말하지만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가요제다. '보여줘! 느껴봐! 함께해!'라는 주제로 시작한 가요제는 우리 친구들의 끼를 마음껏 발산하는 시간이다. 티비(TV)에서 나오는 댄스그룹 못지않은 실력으로 춤을 보여주는 친구들과 한없이 높이 올라가는 목소리로 멋들어지게 노래를 불러 젖히는 친구들을 보면 앞에선 감탄이 절로 나온다. 얌전하던 친구들이 무대에만 올라가면 돌변하는 모습에 "꺅~!" 소리 지르며 연예인 보듯 좋아하는데, 나 역시 하나가 되어 환호성을 지르고 있다.
▲ 혜화여고 축제 '은행제'혜화여고 학생들과 찬조 공연을 온 학생들 간의 합동 공연 ⓒ 임안섭
집으로 돌아가기 전 축제를 직접 준비한 몇몇 학생들에게 '은행제'가 어떤 의미가 있는지 물어보았다.
"공부에 지친 친구들에게 활력소를 준다.(지주희, 3학년)"
"여름을 지나고 지치는데 이걸 보고 다시 살아난다.", "평소에는 학년을 넘어서 친해질 기회가 없었는데, 1․2․3학년들이 함께 준비하면서, 서로 친해지고 관계가 좋아졌다.(신해인, 2학년, 울타리회장)"
혜화여고의 은행제는 올해로 43회째라고 한다. 학교 안에 갇혀 있던 축제가 이제는 마을과 함께 하자고 손을 내밀고 있다. 이웃해 살아가는 청소년들의 숨은 끼를 볼 수 있는 시간. 내년 혜화여고 축제가 벌써 기다려지는 이유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인수동 마을신문 www.welife.org 에도 실렸습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