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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곤파스가 남기간 흔적들

태풍 피해 농가에 희망과 웃음을 찾아 줘요

등록|2010.09.06 18:01 수정|2010.09.06 18:01
제7호 태풍 곤파스는 모두가 잠들어 있던 새벽 4시를 조금 넘긴 시각에 지나갔다. 집이 흔들릴 정도로 강한 바람소리와 유리 깨지는 소리, 무언가 심하게 부딪치는 소리에 잠에서 깼다. 순간 정전인 듯 전깃불이 나가버려 세상은 암흑 속에 묻혀 버렸다. 어둠속에서 형체를 알 수 없는 물체들이 날아다니다가 굉음을 내면서 무언가에 부딪치곤 했다. 집 앞에 뭔가 떨어졌는데도 한 발 짝도 밖으로 나 갈 수가 없었다. 날이 밝기 전까지….

그렇게 2시간여를 공포에 떨게 하던 바람도 날이 밝아오자 점점 약해지기 시작했다. 바깥  세상은 폐허로 변해 있었다. 그나마 다행스러웠던 건 주택엔 피해가 크지 않았다는 점이다. 하지만 농작물을 재배하는 비닐하우스 등에 많은 피해를 냈다.

늘 푸르던 숲 속 나무들은 부러지고 꺾인 채 볼품없는 앙상한 가지를 드러냈고, 거리에는 쓰러진 가로등과 전봇대가 즐비했다. TV, 라디오, 인터넷 심지어 통신수단인 전화까지 모두가 먹통이었다.

비닐하우스비닐하우스 1동이 바람에 의해 파손되었다. ⓒ 김형만


10년 만에 수도권을 강타한 7호 태풍 곤파스의 위력은 대단했다. 중심기압은 960hPa, 중심 최대 풍속은 초속 30m 가 넘는 강한 바람을 동반한 곤파스는 9월 2일 새벽 인천지역을 초토화시켜 천문학적인 재산피해를 발생시켰다.

인천시 옹진군의 섬지역도 그 피해는 심각했다. 특히 영흥면은 포도, 고추농가의 비닐하우스가 바람에 날려 수확기를 앞두고 큰 피해를 입었다. 가는 곳 마다 긴 한 숨이 끊이지 않았다.

강풍에 쓰러진 전봇대강풍에 쓰러진 전봇대 ⓒ 김형만


주민들 불편도 있었지만 긴급복구에 들어간 한전, KT 등 직원들도 밤새워 작업을 해야 하는 고된 시간을 보냈다.

전기가 복구되고 세상과 소통이 가능해 지자 곤파스가 지나간 지역의 피해규모를 알 수 있었고 그 피해로 인해 물적, 인적 피해를 당한 시민들의 안타까운 소식을 접할 수 있었다.

제7호 태풍 곤파스(KOMPASU)가 스치고 지나간 자리에 남은 것은, 폐허와 모든 것을 한 순간에 잃은 공허함뿐이었다. 그 피해는 눈물과 한숨으로 변해버렸고 실의에 빠지게 했다. 주민들은 출하시기를 앞두고 있는 농작물을 바라보기만 할 뿐 손댈 엄두가 나지 않는다는 말 뿐이다.

곤파스가 남기고간 상처들

ⓒ 김형만


피해복구비닐하우스를 해체하고 있는 모습 ⓒ 김형만


이맘때쯤이면 골목과 집 앞 큰 마당에는 고추와 깨를 건조하는 가을걷이를 풍경이 가득한데, 계속 이어지는 비와 태풍으로 그런 모습은 찾아보기가 힘들고 긴 한 숨만이 머물고 있다.

다행인 것은 인천시와 옹진군이 피해농가의 시름을 덜어주기 위해 피해상황을 접수하고 장비와 인력을 동원해 복구 작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농민들도 피해를 최소화하기위해 팔 걷고 복구 작업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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