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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300개 NGO '이 대통령, 생물다양성협약 공로상' 유감

유엔생물다양성협약 사무총장, 8월 24일 시상... 세계습지NGO네트워크, 항의서한 전달

등록|2010.09.07 17:49 수정|2010.09.07 18:28

▲ 이명박 대통령이 UN 생물다양성협약 공로상을 받는 모습. ⓒ 청와대


아흐메드 조글라프 유엔생물다양성협약(UNCBD) 사무총장이 지난 8월 24일 청와대를 방문해 이명박 대통령한테 '생물다양성협약 공로상'(CBD Award)을 전달한 것과 관련해, 세계 300개 이상 습지 관련 비정부기구와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세계습지NGO네트워크(World Wetland Network; WWN)는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WWN는 "매우 실망스러운 일"이라는 유감의 뜻을 밝히고, 서한을 아흐메드 조글라프 생물다양성협약 사무총장과 유엔환경계획(UNEP, 아킴 슈타이너 사무총장), 이동성생물보호협약(CMS, 엘리자베스 마루마 음레마 사무총장), 람사르협약 사무국(아나다 티에게 사무총장),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국제조류연합(BirdLife International), 국제습지연합(Wetlands International), 세계자연보호기금(WWF) 등에 발송했다.

강화도시민연대, 경남환경교육문화센터, 녹색연합, 새만금생명평화전북연대, 생태지평, 습지와새들의친구, 우포생태학습원, (사)한국어린이식물연구회, (사)한살림 논살림팀, 환경과생명을지키는전국교사모임 등으로 구성된 한국습지NGO네트워크(KWNN)(공동대표 김덕성·심익섭·이인식)는 7일 항의서한을 공개했다.

"상 수여는 여러 측면에서 생물다양성 보전에 부정적 영향"

WWN은 "이번에 수여한 공로상은 명백히 잘못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으며 조만간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 시에서 개최되는 제10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를 통해 비준될 새로운 전략계획의 의미를 훼손하는 것"이라며 "이 상을 수여한 것이 여러 가지 측면에서 생물다양성 보전에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할 것"이라 밝혔다.

WWN은 "습지와 생물다양성 보전 관련 국제적인 단체와 인사들은 지금 한국에서 몇 개의 매우 파괴적인 초대형 개발사업이 진행 중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이번 공로상은 생물다양성협약의 신뢰성을 훼손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로상 수여에 대해, 이들은 "한국 내에서 4대강사업과 새만금 간척사업, 송도갯벌 매립, 조력발전 계획 등 현재 진행중인 개발사업의 부정적인 영향을 방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비정부기구(NGOs)와 학자 등 여러 관련 당사자의 훌륭한 활동을 훼손한다"며 "공개적이며 정기적인 논의를 할 수 있는 공식적인 제도가 부재하여 이러한 사업에 대해 정책결정당국과 의미있는 방식으로 논의하고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 지금도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4대강사업은 습지의 생물다양성 손실 초래할 것"

이들은 "한국의 4대강 사업은 '복원' 사업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준설과 댐 건설 등 토목사업이 많이 포함되어 대규모로 하천과 주변 습지의 생물다양성 손실을 초래할 것"이라며 "한국 정부가 생물다양성협약에 제출한 제4차 국가보고서에서도 이러한 토목사업이 생물다양성을 위협한다는 우려가 명기되어 있다"고 밝혔다.

습지 매립에 대해, 이들은 "이미 한국의 모든 조간대 습지 가운데 70% 이상이 매립되었다"며 "인천 송도갯벌에서의 대규모 매립이 2009년 3월에 승인되었는데, 이 때문에 람사르협약이 정한 기준에 따라 국제적으로 중요한 밀도로 이곳을 서식처로 이용하는 물새가 송도갯벌에서 번식하는 지구적인 멸종위기 종 저어새를 포함해 11종이나 되는 중요한 습지가 손실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WWN은 "생물다양성협약이 독립적인 전문가나 단체와 협의하지 않고 세계생물다양성의 해에, 제10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와 11월에 한국에서 있을 G20회의를 앞두고 공로상을 수여한 것에 대해 저희는 매우 크게 실망했다"며 "생물다양성협약이 협약의 명예를 유지하기 위해 이 상을 수여한 것에 대해 재검토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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