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최석기 교수가 윤효석의 서예를 '좋다'고 한 까닭은?

신구 윤효석 "옛날 공부의 현대적 재해석" 작품전, 14일까지 진주시청 전시실

등록|2010.09.12 13:14 수정|2010.09.12 13:14
"나는 솔과 대를 그리는 기법도 모르고 특별한 감식안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일반인의 눈으로 보아 한 눈에 '좋다'고 느껴지는 것은 잘 된 작품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그의 솔과 대를 친 그림을 보는 순간, 나는 '좋다'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스쳤다. … 한동안 그림을 들여다보면 솔바람 소리가 들리는 듯하고, 서걱대는 대나무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서예가 신구 윤효석(新丘 尹孝錫)을 작품을 보고 최석기 경상대 교수(한문학)가 쓴 말이다. "왜 좋다는 생각이 들었을까"라는 물음을 던진 최 교수는 "그림을 다시 보니, 그 그림 속에 신구의 살아 꿈틀거리는 기가 살아 있었다"고 소개했다.

▲ 신구 윤효석 작. '수시수처(隋時隨處) 자유용공부처(自有用工夫處)'(언제 어느 곳에서든지 저절로 공부함이 있어야 한다). ⓒ 윤효석


"옛날 공부(工夫)의 현대적 재해석"이란 제목이 붙은 윤효석씨의 작품전이 지난 10일부터 경남 진주시청 2층 전시실에서 오는 14일까지 열리고 있다.

소나무와 대나무를 치고, 한자와 한글을 절제와 균제의 미를 살려 그린 작품이다. 이번 작품들은 모두 '공부'와 관련된 내용이다. 선조들이 남긴 '공부'와 관련한 글귀를 주제로 한 작품들이다.

"수시수처(隋時隨處) 자유용공부처(自有用工夫處)"(언제 어느 곳에서든지 저절로 공부함이 있어야 한다).
"지행상순(知行相順)"(학문을 하는 공부는 반드시 지(知)와 행(行)이 서로 의지해 그 공력을 번갈아 가며 극진히 해야한다).
"순천리(順天理)"(예나 지금이나 공부는 천리에 순응하는 것을 위주로 하지 않음이 없다).
"진실심지(眞實心地) 각고공부(刻苦工夫)"(진실한 심지에서 뼈를 깎듯 고달픈 공부를 하라).

▲ 서예가 신구 윤효석 작. “지행상순(知行相順)”(학문을 하는 공부는 반드시 지(知)와 행(行)이 서로 의지해 그 공력을 번갈아 가며 극진히 해야한다). ⓒ 윤효석


윤효석씨는 이번 작품전의 '작가노트'에서 "마음을 거두어 들여 잠시도 외물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고 사는 것이 도에서 벗어나지 않는 길이라는 명재(윤증, 1629~1714) 선생의 말씀이 나를 짓눌렀다. 참된 예술의 경지에 이르기 위해서는 이처럼 구도적 노력을 해야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진주에 '구학산방'을 두고 작업하는 서예가 윤효석씨는 그동안 서울 조형미술관, 중국 절강미술학원화랑, 프랑스 오를레앙시문화원 등에서 9회에 걸쳐 개인전을 열었다.

그는 대한민국서예대전 초대작가와 심사위원을 지내고, 경상대․창원대 강사를 지냈으며, 현재 경상남도 문화재전문위원으로 있다.

▲ 신구 윤효석 작. ⓒ 윤효석


▲ 신구 윤효석 작. 명재 윤증 선생의 글을 씀. ⓒ 윤효석


▲ 신구 윤효석 작. “순천리(順天理)”(예나 지금이나 공부는 천리에 순응하는 것을 위주로 하지 않음이 없다). ⓒ 윤효석


▲ 신구 윤효석 작. “진실심지(眞實心地) 각고공부(刻苦工夫)”(진실한 심지에서 뼈를 깎듯 고달픈 공부를 하라). ⓒ 윤효석


▲ 신구 윤효석 작 "경의". ⓒ 윤효석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