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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삼락둔치 끝내 절개 작업... "죽음의 삽질"

부산시, 준설토 적치장 사용 목적... 낙동강부산본부 "수변습지 공사 중단해야"

등록|2010.09.14 11:54 수정|2010.09.14 11:54
부산광역시는 '낙동강살리기 사업 3공구'인 부산 사상구 낙동강변 삼락둔치를 준설토 적치장으로 사용하기 위한 수변부 절개작업을 시작했다. 지난 1일 중장비를 투입해 공사에 들어가려 했으나 농민들이 반발해 중단했던 부산시는 13일 작업을 재개했다.

이날 오전 (주)협성종합건업은 포클레인을 삼락둔치에 들여보내 수변부 절개 작업을 벌였다. 밤샘 농성을 하던 부산농민회와 '운하반대낙동강지키기부산시민운동본부'(아래 낙동강부산본부) 회원 3명이 현장 입구에서 중장비 진입을 막았지만, 역부족이었다. 이로 인해 작업 과정에서 마찰이 빚어지기도 했다.

▲ 부산시가 13일 낙동강 삼락둔치 수변부 절개작업을 시작하자 낙동강부산본부 활동가들이 저지하며 마찰을 빚고 있다. ⓒ 낙동강부산본부



낙동강부산본부는 14일 오전 경전철 교각 아래 삼락둔치 수변절개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명박 정부와 부산시는 삼락둔치 수변습지 공사를 중단하고 둔치를 보존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낙동강 위의 맑은 바람, 갈대밭의 저녁 노을, 원두막 아래 딸기밭의 즐거움을 칭송하여 삼락으로 불리었던 삼락둔치, 천연기념물 179호로 지정받은 낙동강하구 철새도래지와 인접하고 넓은 면적을 갖고 있어 생태적 가치가 높아지고 있는 삼락둔치가 4대강 죽음의 삽질에 파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삼락둔치 수변부 준설 목적은 운하를 위한 사업이라는 것. 낙동강부산본부는 "정부는 4대강 사업이 운하를 위한 것이 아니고 수로의 폭을 다양하게 한다고 주장하지만, 부산에서 함안보까지 77km 구간 전체 수로폭을 500m로 정하여 부산의 염막·삼락·대저둔치 수변을 자르고 있다"며 "정부는 물흐름을 위해 500m 폭을 확보하고자 삼락 수변부 길이 7km, 폭 최고 180m 정도를 절개해야 한다고 하지만, 삼락지구는 하구둑에 의해 물흐름이 정체되어 있는 곳이다"고 밝혔다.

▲ 부산시는 13일 낙동강 삼락둔치 수변부 절개작업을 벌였다. 사진은 경전철 교각 상류 수변 절개 모습. ⓒ 낙동강부산본부


▲ 부산시는 13일 낙동강 삼락둔치 수변부에 대한 절개작업을 벌였다. 사진은 경전철 교각 하류 수변 절개 모습. ⓒ 낙동강부산본부



이들은 삼락둔치 사업이 예산 낭비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삼락둔치는 143만평 구간에 자연환경 복원 및 자연친화적 휴식공간 조성 목적으로 24만평의 친환경영농지, 20만평에 축구장 8면, 인라인 등 25개소 체육시설, 문화광장, 잔디관장, 산책로 등 친수시설, 100만평 생태보전지구로 2002년에서 2006년 12월까지 4년 동안 510억원의 예산을 투여해서 복원해 시민들이 즐겨 찾는 곳"이라며 "그러나 4대강 삽질로 인해 다시 600여억원 예산으로 생태계 파괴사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생태계 파괴도 우려된다. 이들은 "삼락둔치는 2002년~2006년 정비사업 시 전면 성토가 되지 않아 자연초지와 묵은 논에 의한 구릉지, 자연습지, 수로형 습지가 많아 멸종위기 1급인 큰기러기, 큰고니와 맹꽁이의 국내 최대 서식처이자 황조롱이 등 멸종위기 2급, 고라니, 줄장지뱀 등이 사는 곳으로 도심권에서 20분 거리에 다양한 생태다양성이 형성되어 있는 주요 생태거점구역"이라며 "이번 수변부 절개 공사로 수변부에 서식하는 이동성이 약한 맹꽁이는 부산시의 부실한 맹꽁이 정밀조사로 집단 폐사할 것이고, 11월 철새도래기에 큰고니, 큰기러기의 서식처가 사라져 부산시민은 주요한 자연생명의 공간을 영원히 잃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낙동강부산본부는 "추악한 사업으로 점철되어 있는 3공구 사업을 사회적 합의 없이 행정력과 경찰력으로 강행하고 있다"며 "이명박 정부와 부산시는 단 한 번도 삼락수변 절개의 필요성에 대해 시민사회에 설득력 있는 답변을 내놓지 못했으며, 국책사업이기에 어쩔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 부산시는 13일부터 낙동강 삼락둔치 수변부에 대한 절개작업을 벌였다. 사진은 경전철 상류 수변 자연경관 모습. ⓒ 낙동강부산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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