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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만화, 국민 상대로 색깔론과 공갈협박"

최민 전국시사만화가협회장 비판..."언론인 협박 발언, 법적 대응도 검토"

등록|2010.09.16 16:34 수정|2010.09.16 16:34

▲ 지난 13일 국방부가 천안함 종합보고서와 함께 홍보용으로 발간한 '천안함 피격사건의 진실'이라는 만화. ⓒ 유성호


국방부가 천안함 합동조사결과 보고서와 함께 제작·배포한 만화가 일부 표현들 때문에 새로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논란이 되고 있는 대목들에 대해 국방부는 '만화가의 창작성에 의해 만들어진 문구'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야당은 물론 시사만화계에선 시사만화의 권력 감시라는 본질을 벗어난 일방적 정부 홍보물이라며 공분하고 있다.

최민 전국시사만화가협회장(민중의 소리 화백)은 16일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국민들을 상대로 색깔론과 공갈 협박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아주 참담한 심정"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최회장은 "국민 3분의 2 정도가 정부의 천안함 발표를 못 믿겠다는데 만화를 이용해 정부의 일방적 입장만 담아 배포한다는 게 참으로 우려스럽고, 한심한 생각까지 들었다. 마치 옛날 반공만화 '똘이장군'이 생각나 참 씁쓸했다"고 강력 비판했다.

"언론인 협박 발언 문제...상업작가들도 시대정신 반영해야"

만화 주인공의 여자친구의 발언들도 논란이 되고 있다 .'확실한 증거 없이는 기사 함부로 쓰지 마라', '워낙 험한 세상이라 잘못했다간 한 방에 가는 수가 있다'는 대목에 대해서는 천안함 사건과 관련해 의혹을 제기해온 언론사, 언론인들에 대해 간접경고·협박을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최민 회장은 "한 방에 가는 수가 있다?, 이런 표현들은  현직 언론인에 대한 협박성이 담보된 발언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며 "천안함 발표에 대해 계속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언론인들한테 '입 다물어라 아니면 너 큰 코 다친다'는 경고와 협박을 담는 것 아니겠냐"고 문제제기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정부에 대해 "확실한 증거 없이 함부로 썼다가는 한 방에 가는 수가 있다. 이 말을 그대로 돌려드리고 싶다"고도 했다.

그는 이에 대해  법적 대응 방침도 밝혀 관심을 모았다. 그는 기자들을 협박하는 듯한 만화 내용에 대해 "제 개인적인 생각은 뭔가 법적인 검토를 포함한 모든 대책을 강구해야 하지 않느냐,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시사만화협회 차원에서 구체적인 검토를 해보지는 않았지만 언론인의 한 사람으로서 이런 것은 검토해야 되지 않겠나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만화를 그린 강촌씨는 일단 자신의 만화가 정부의 입장만을 강요하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후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 대해 최민 회장은 "시사 만화의 본질은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풍자와 해학을 통해 비평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일정 부분 작가의 문제도 심각하다고 생각한다"며 작가에 대한 문제제기도 했다. 그는" 상업작가들도 시대정신을 반영해야 하는 것이고 ,이 시대의 고민을 같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아무 생각없이 국방부의 일방적인 주장을 담은 만화를 그린다는 것은 상당히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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