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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호남문화에 대해 많이 알지 못해 죄송합니다"

[현장에 산다②] 의욕 넘치는 원어민강사 더글러스씨

등록|2010.09.18 13:09 수정|2021.07.22 21:39
"한국 문화에 대해 좀 더 알지 못하고 김제에 대해 아는 것이 적어 죄송할 따름입니다. 저는 죄인입니다."

전라북도 김제 지역에서 원어민 강사로 근무 중인 마이클 더글러스(26·채선학원)씨는 스스로를 죄인이라 말했다. 아직까지 한국말도 서툴고 머무르고 있는 곳에 대한 지식도 부족한지라 스스로가 너무 부끄럽다는 것. 때문에 시간나는 대로 이것저것 배우고 있지만 워낙 일정이 빡빡한지라 여의치 않은 게 현실이다.

▲ 원어민강사로 일하고 있는 더글러스씨는 영어를 가르치는 일 외에도 자신이 머무르고 있는 곳의 문화와 정서에 대해 배우려는 노력을 게을리하지않고 있다. ⓒ 김종수


사실 더글러스씨는 대다수의 원어민강사들과 비교했을 때 매우 모범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수도권 대형 학원 등에서 일하고 있는 상당수 원어민 강사들중 한국말을 적극적으로 배우고 문화를 익히려는 이들은 많지 않다. 어떤 이들은 5년 이상을 근무함에도 흔한 인사말도 제대로 못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거기에 비교 했을 때 한국에 들어온지 채 1년이 되지 않은 더글러스씨의 노력은 신선하다고까지 볼 수 있다. 스스로가 배우려는 자세로 모든 일에 적극적으로 임하기 때문이다.

고향 켄터키에서 대학·대학원을 나온 토박이인 그는 구인광고를 보고 에이전시를 통해 한국과 인연이 닿은 케이스다. 특히 김제같은 경우는 직장을 떠나 자신의 고향과 환경이 비슷해서 더욱 친밀감이 든다고 한다.

그가 낳고 자란 켄터키 시골 동네 역시 농사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곳이었으며 한 집 건너 서로 알고 있을 정도로 인맥사회였다는 점도 김제와 닮아있다.

그래서일까, 더글라스씨는 도시보다는 자연 쪽에 관심이 많다. 한국을 포함 지금까지 25개국을 다녀봤지만 주로 눈길을 끈 것은 자연환경과 시골의 정감 넘치는 풍경이었다. 그중에서도 한 나라에 사계절이 동시에 존재하는 페루 같은 경우는 지금까지도 신선한 충격으로 가슴에 남아있다.

김제에서의 일정이 끝나면 그는 베트남으로 3주정도 여행을 떠날 계획이다. 그리고 잠깐의 재충전 후 다시 한국으로 들어와 대학교에서 일하려는 청사진을 갖고 있다. 지역은 되도록 전라도쪽이면 좋겠다고 말한다. 그만큼 전라도와 김제에 대한 기억이 좋기 때문이다.

이준익 감독의 영화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도 무척 재밌게 봤는데, 이 영화에서 나온 걸쭉한 전라도 사투리는 비록 제대로 알아들을 수는 없었지만 참으로 따뜻한 느낌을 받아 호남에 대한 애정이 더 깊어진 계기로 작용하기도 했다.

누군가를 가르치는 역할을 떠나 자신 역시도 배우려는 자세를 잃지 않고 있는 패기 넘치는 젊은 원어민 강사 더글러스씨, 비록 머지 않은 시간 내에 한국을 떠나겠지만 한국 그릭 김제에 대한 좋은 추억은 항상 그의 기억 속에서 함께 할 것이 분명하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디지털김제시대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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