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마침내 '140자의 마력'에 빠져들다
[기획] 국회의원 2명중 1명꼴로 트위터 가입... 1년만에 9배 증가
6·2 지방선거는 우리나라 트위터의 역사에서 하나의 사건이라 할 만하다.
젊은 유권자들의 '한나라당 비토' 여론이 트위터를 통해 확산되고, 젊은 층의 이반이 한나라당의 선거 참패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었기 때문이다. 이는 "온라인 여론이 '찻잔속의 태풍'이 아니라 오프라인 판도를 바꿀 수 있다"는 상징적인 메시지를 던졌다.
한나라당의 경우 원희룡(@wonheeryong) 의원이 당 사무총장이 된 후 아예 '트한당'(트위터 한나라당, http://bit.ly/bmnDi4) 창당을 선언했다. 트위터 공간을 '텃밭'으로 여겼던 야당 의원들사이에서도 "트위터를 더 열심히, 제대로 활용해야 한다"는 트위터 대세론이 확산되고 있다.
그렇다면 여야 의원들을 비롯해 우리나라 정치인들은 트위터를 어떻게 얼마나 활용하고 있을까?
<오마이뉴스>가 17~20일 취재한 결과, 18대 국회의원 299명 중 166명(55.5%)이 트위터 계정을 개설했다. (한나라당 102명, 민주당 48명, 민주노동당 5명, 자유선진당 3명, 미래희망연대 2명, 창조한국당 2명, 진보신당 1명, 무소속 3명)
작년 8월 <오마이뉴스>가 트위터 사용 의원 수를 처음 집계했을 때의 19명(한나라당 6명, 민주당 9명, 창조한국당 1명, 진보신당 1명, 무소속 2명)에 비하면, 사용자 수가 무려 9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한나라당 대오각성으로 여의도에 트위터 '열풍'
근 1년 만에 국회의원 2명 중 1명꼴로 트위터 계정을 개설하게 된 데에는 한나라당의 '대오각성'이 큰 역할을 했다.
한나라당이 9일 '트위터 한나라당'을 창당한 지 불과 열흘 만에 트위터 계정을 새로 만든 의원 수는 40~50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보수적인 이미지가 강했던 한나라당에서 트위터를 쓰는 의원 수(102명)가 안 쓰는 의원 수(69명)를 앞지르게 된 것을 하나의 '사건'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트위터 계정 수의 증가가 트위터 소통의 질까지 담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트위터 세계에서 팔로워 수는 대중들의 관심도를 보여주는 하나의 척도라고 할 수 있는데, 20일 현재 팔로워 수가 100명에 못 미치는 한나라당 의원들이 24명이나 된다. 영남지역 모 의원의 보좌관은 "중앙당에서 하도 '트위터', '트위터' 하길래 의원 명의로 계정을 하나 만들었다"며 "우리 의원도 트위터에 익숙하지 못하고, 트위터로 뭘할 지 고민만 하다보니 팔로워 수가 제자리걸음"이라고 전했다. 경남에 지역구를 둔 K의원의 경우 트위터를 만든 후 1건의 글도 쓰지 않았다.
반면, 야당에는 이미 작년부터 트위터의 위력을 인지하고 트위터 정치에 일찌감치 눈을 뜬 의원들이 많다. 작년 7월 한나라당이 미디어법을 강행처리하려고 할 때 민주당 최문순(@moonsoonc)·원혜영(@wonhyeyoung)·이종걸(@leejongkul) 의원 등이 국회 본회의장 상황을 트위터 생중계하면서 입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민주당 김유정(@KimYoojung)·정동영@coreacdy)·천정배(@jb_1000)·추미애(@choomiae) 의원도 1년 이상 트위터를 활용한 '달인'들이다. 특히 원혜영 의원은 "2000년 전 한 사람(예수 그리스도)이 140자로 세상을 바꿨듯이 2010년에는 모든 사람들이 140자로 다시 한 번 세상을 바꾸고 있다"고 트위터의 영향력을 추켜세웠다.
민주노동당은 소속의원 5명이 모두 트위터 계정을 만들었고, 이중에서 강기갑(@kanggigap)·권영길(@KwonYoungGhil)·이정희(@heenews) 의원이 팔로워 7000명을 넘는 '스타' 의원들이다. 창조한국당도 '사이즈'는 작지만 의원 2명이 모두 트위터를 사용하고 있다. (유원일 @ywy0617, 이용경 @greatlistener)
주류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어려운 무명의 초선의원에게도 트위터는 '신대륙의 감동'으로 다가왔다.
팔로우수 10058명을 거느린 민주당 김진애 의원은 작년 11월 비례대표 승계로 국회에 등원할 때만 해도 '지명도 낮은 초짜의원'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4대강 사업 현장에서 느낀 문제점을 트위터에 올려 많은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김 의원은 "주류언론에서 찬밥신세인 야당의원에게 트위터는 소통의 해방구이고 할 말 할 수 있는 유일한 매체"라며 "트위터 민심이야말로 진짜 민심"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팔로워 많은 정치인, 원내보다 원외가 더 강세
국회의원이라고 해서, 다선의원이라고 해서 더 많은 인기를 누리는 것은 아니다. 팔로워가 많은 정치인 순위에서는 원내보다 원외가 더 강세를 보였다.
이 분야에서는 10만5572명의 팔로워를 둔 유시민 국민참여당 참여정책연구원장(@u_simin)이 단연 발군이다. 잇따른 선거 패배와 호불호가 극명히 엇갈리는 캐릭터임에도 그의 정치적 행보를 지켜보는 시선이 그만큼 많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
2위와 3위는 진보신당의 '쌍두마차'였던 노회찬(@hcroh, 7만9496명)·심상정(@sangjungsim 4만3916명) 전 의원이 차지한 가운데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GH_PARK 4만3118명)가 심 전 의원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4위와 5위는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heenews 2만7968명)와 한명숙 전 국무총리(@HanMyeongSook 2만7632명)가 수백 명의 차이로 엎치락뒤치락하는 양상이다.
정치인들의 트위터 활용법은 크게 "나 지금 뭐하고 있다"며 일상을 소개하는 '생활밀착형'과 시국 현안에 대한 생각을 드러내는 '시사평론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
여당 의원들이 대체로 '생활밀착형' 트위터를 선호한다면, 야당 의원들중에는 '시사평론형'이 강하다.
야당 의원들이 국회에서의 숫적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대중들의 정서를 건드릴 수 있는 이슈를 부지런히 찾아다니는 반면, 여당 의원들은 아무래도 "정부의 국정을 뒷받침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떨치지 못하는 것이 신변잡기로 흐르는 경향을 만든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이들에게 트위터는 더 이상 거부할 수 없는 매력으로 다가온다.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은 "촌철살인의 재주에 부지런함만 갖추면 첨단소통 수단으로 '딱'이다"며 "새로운 추세를 쫓아가려니 고생스럽겠지만 열심히 한번 해보련다"고 말했고, 민주당 김유정 의원은 "소소한 감정과 일상을 여과 없이 드러내도 마음 편하게 교감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 그러나 140자가 너무 짧고, 팔로워 숫자로 평가받는 듯한 느낌이 올 때 야속하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젊은 유권자들의 '한나라당 비토' 여론이 트위터를 통해 확산되고, 젊은 층의 이반이 한나라당의 선거 참패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었기 때문이다. 이는 "온라인 여론이 '찻잔속의 태풍'이 아니라 오프라인 판도를 바꿀 수 있다"는 상징적인 메시지를 던졌다.
▲ 한나라당은 원희룡 의원이 당 사무총장이 된 후 아예 '트한당'(트위터 한나라당, http://bit.ly/bmnDi4) 창당을 선언했다. ⓒ
한나라당의 경우 원희룡(@wonheeryong) 의원이 당 사무총장이 된 후 아예 '트한당'(트위터 한나라당, http://bit.ly/bmnDi4) 창당을 선언했다. 트위터 공간을 '텃밭'으로 여겼던 야당 의원들사이에서도 "트위터를 더 열심히, 제대로 활용해야 한다"는 트위터 대세론이 확산되고 있다.
그렇다면 여야 의원들을 비롯해 우리나라 정치인들은 트위터를 어떻게 얼마나 활용하고 있을까?
<오마이뉴스>가 17~20일 취재한 결과, 18대 국회의원 299명 중 166명(55.5%)이 트위터 계정을 개설했다. (한나라당 102명, 민주당 48명, 민주노동당 5명, 자유선진당 3명, 미래희망연대 2명, 창조한국당 2명, 진보신당 1명, 무소속 3명)
작년 8월 <오마이뉴스>가 트위터 사용 의원 수를 처음 집계했을 때의 19명(한나라당 6명, 민주당 9명, 창조한국당 1명, 진보신당 1명, 무소속 2명)에 비하면, 사용자 수가 무려 9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한나라당 대오각성으로 여의도에 트위터 '열풍'
근 1년 만에 국회의원 2명 중 1명꼴로 트위터 계정을 개설하게 된 데에는 한나라당의 '대오각성'이 큰 역할을 했다.
한나라당이 9일 '트위터 한나라당'을 창당한 지 불과 열흘 만에 트위터 계정을 새로 만든 의원 수는 40~50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보수적인 이미지가 강했던 한나라당에서 트위터를 쓰는 의원 수(102명)가 안 쓰는 의원 수(69명)를 앞지르게 된 것을 하나의 '사건'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트위터 계정 수의 증가가 트위터 소통의 질까지 담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트위터 세계에서 팔로워 수는 대중들의 관심도를 보여주는 하나의 척도라고 할 수 있는데, 20일 현재 팔로워 수가 100명에 못 미치는 한나라당 의원들이 24명이나 된다. 영남지역 모 의원의 보좌관은 "중앙당에서 하도 '트위터', '트위터' 하길래 의원 명의로 계정을 하나 만들었다"며 "우리 의원도 트위터에 익숙하지 못하고, 트위터로 뭘할 지 고민만 하다보니 팔로워 수가 제자리걸음"이라고 전했다. 경남에 지역구를 둔 K의원의 경우 트위터를 만든 후 1건의 글도 쓰지 않았다.
반면, 야당에는 이미 작년부터 트위터의 위력을 인지하고 트위터 정치에 일찌감치 눈을 뜬 의원들이 많다. 작년 7월 한나라당이 미디어법을 강행처리하려고 할 때 민주당 최문순(@moonsoonc)·원혜영(@wonhyeyoung)·이종걸(@leejongkul) 의원 등이 국회 본회의장 상황을 트위터 생중계하면서 입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민주당 김유정(@KimYoojung)·정동영@coreacdy)·천정배(@jb_1000)·추미애(@choomiae) 의원도 1년 이상 트위터를 활용한 '달인'들이다. 특히 원혜영 의원은 "2000년 전 한 사람(예수 그리스도)이 140자로 세상을 바꿨듯이 2010년에는 모든 사람들이 140자로 다시 한 번 세상을 바꾸고 있다"고 트위터의 영향력을 추켜세웠다.
민주노동당은 소속의원 5명이 모두 트위터 계정을 만들었고, 이중에서 강기갑(@kanggigap)·권영길(@KwonYoungGhil)·이정희(@heenews) 의원이 팔로워 7000명을 넘는 '스타' 의원들이다. 창조한국당도 '사이즈'는 작지만 의원 2명이 모두 트위터를 사용하고 있다. (유원일 @ywy0617, 이용경 @greatlistener)
주류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어려운 무명의 초선의원에게도 트위터는 '신대륙의 감동'으로 다가왔다.
팔로우수 10058명을 거느린 민주당 김진애 의원은 작년 11월 비례대표 승계로 국회에 등원할 때만 해도 '지명도 낮은 초짜의원'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4대강 사업 현장에서 느낀 문제점을 트위터에 올려 많은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김 의원은 "주류언론에서 찬밥신세인 야당의원에게 트위터는 소통의 해방구이고 할 말 할 수 있는 유일한 매체"라며 "트위터 민심이야말로 진짜 민심"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팔로워 많은 정치인, 원내보다 원외가 더 강세
▲ 팔로워가 많은 정치인 순위에서는 원내보다 원외가 더 강세를 보였다. 이 분야에서는 10만5572명의 팔로워를 둔 유시민 국민참여당 참여정책연구원장이 단연 발군이다. ⓒ
국회의원이라고 해서, 다선의원이라고 해서 더 많은 인기를 누리는 것은 아니다. 팔로워가 많은 정치인 순위에서는 원내보다 원외가 더 강세를 보였다.
이 분야에서는 10만5572명의 팔로워를 둔 유시민 국민참여당 참여정책연구원장(@u_simin)이 단연 발군이다. 잇따른 선거 패배와 호불호가 극명히 엇갈리는 캐릭터임에도 그의 정치적 행보를 지켜보는 시선이 그만큼 많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
2위와 3위는 진보신당의 '쌍두마차'였던 노회찬(@hcroh, 7만9496명)·심상정(@sangjungsim 4만3916명) 전 의원이 차지한 가운데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GH_PARK 4만3118명)가 심 전 의원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4위와 5위는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heenews 2만7968명)와 한명숙 전 국무총리(@HanMyeongSook 2만7632명)가 수백 명의 차이로 엎치락뒤치락하는 양상이다.
정치인들의 트위터 활용법은 크게 "나 지금 뭐하고 있다"며 일상을 소개하는 '생활밀착형'과 시국 현안에 대한 생각을 드러내는 '시사평론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
여당 의원들이 대체로 '생활밀착형' 트위터를 선호한다면, 야당 의원들중에는 '시사평론형'이 강하다.
야당 의원들이 국회에서의 숫적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대중들의 정서를 건드릴 수 있는 이슈를 부지런히 찾아다니는 반면, 여당 의원들은 아무래도 "정부의 국정을 뒷받침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떨치지 못하는 것이 신변잡기로 흐르는 경향을 만든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이들에게 트위터는 더 이상 거부할 수 없는 매력으로 다가온다.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은 "촌철살인의 재주에 부지런함만 갖추면 첨단소통 수단으로 '딱'이다"며 "새로운 추세를 쫓아가려니 고생스럽겠지만 열심히 한번 해보련다"고 말했고, 민주당 김유정 의원은 "소소한 감정과 일상을 여과 없이 드러내도 마음 편하게 교감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 그러나 140자가 너무 짧고, 팔로워 숫자로 평가받는 듯한 느낌이 올 때 야속하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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