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스스로 세상의 주인이 되고자 하는 자존심이 곧 당신의 영혼"

<서평> 김홍신 작가가 전하는 인생 가이드북 <인생사용 설명서>

등록|2010.09.22 18:45 수정|2010.09.22 18:45
우리나라 최초의 밀리언셀러 소설가이자, 헌정 사상 최초의 8년 연속 의정평가 1등 국회의원으로 선비같이 곧으면서 문학가다운 넓은 안목으로 세상을 내다보는 '통찰력'을 지닌 작가 김홍신을 만났다.

김홍신 작가는 나의 사춘기 시절 티비 드라마 '인간시장'에서 '장총찬'이란 인물을 통해 가슴을 들뜨게 달군 장본인이었다. 

▲ 인생의 값진 지침들을 전해주는 김홍신의 <인생사용 설명서> ⓒ 해냄



이런 나의 사춘기 시절 한줄기 깊은 추억이 되어 있는 김홍신 작가가 그의 저서 '인생사용 설명서'를 통해 독자들에게 인생을 살아가는 지혜를 전해 주고 있다.

소설가이자, 정치가로서 그의 이력은 인생을 앞서 밟아간 자로서 인생의 후배들에게 인생의 통찰력과 깊은 감동의 메시지를 질문형식으로 던지며 친절히 가르쳐 주고 있다. 

당신은 누구십니까?

김홍신 작가는 "사람들은 흔히 사회적 가격 때문에 열등감에 빠져 주눅이 들거나 자신감을 잃거나 갈등에 시달리곤 한다."며 "사람들은 스스로 사회적 가격이 낮다고 여기기 때문에 열등감에 빠지는데 이는 권력, 명예, 재물, 인물, 학연, 지연, 가족 등을 남들과 비교하기 때문에 자신의 가치를 낮춰 보고 주눅이 들거나 보잘것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밝힌다.

세상이 특히나 우리 사회가 만드는 사람에 대한 기준은 끊임없이 사람 간에 비교의식을 만들어 내기에 열등감에 빠지거나 아니면 이 열등감에서 벗어나기 위해 끊임없이 성공을 지향하게 된다.

하지만 이 비교의식과 열등감은 커지면 커질수록 결국 본인을 힘들게 만드는 일종의 '짐'이 될 뿐이다. 자신의 고유한 개성과 특성을 살려서 자신에게 집중하며 살아야지 끊임없이 타인을 의식하고 비교하며 살다 보면 결국 '나'란 존재는 그 의미가 퇴색되고야 만다.

도시문명이 만드는 하나의 현상은 '획일성'이다. 발 빠르게 변하는 대중문화와 미디어에 따라 도시인들의 라이프스타일 또한 금세 변해가지만 한편으로는 모두 그런 시류에 편승하려 하기 때문에 개인 간의 차별성이 없는 또다른 '획일성'을 만들기도 하는 것 같다. 물론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 의미 있게 적응해 가는 것은 중요하다. 다만 거기에 자신의 '고유가치'만 잘 입힐 수 있다면 더 이상 모자랄 것이 없을 것이다.

끌고 가는 사람, 끌려가는 사람

김홍신 작가는 "세계 인구 67억 명 중에 영혼과 육신이 같은 사람이 단 한 명이라도 더 있을까요?"라고 물으며 답하길 "과거에도 없었고 현재에도 없으며 미래에도 없을 것이다. 그렇기에 당신은 세상의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존귀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마치 종교적인 질문과 답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인간의 진정한 가치를 볼 줄 아는 김홍신 작가의 의미심장한 질문과 답변이다. 그렇다. 오늘날 한국 사회는 소위 '스펙'이라고 말하는 비교우위에 서고자 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어 점점 더 '개인의 가치'를 키우기보다는 '열등감'을 조장하고 있다. 

사회가 요구하는 것이 점점 개인의 '고유가치'(the only)보다 '최고'(the best)를 요구한다는 것은 어찌 보면 일종의 사회적 맹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김홍신 작가의 메시지는 그 울림이 매우 크다.

67억 인구 중 하나밖에 없는 내 자신의 가치를 깨닫고 인정하고 내 자신의 가치에 집중하다 보면 결국 나의 '유일함'이 세상과 승부하게 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김홍신 작가는 "자존심(감)을 갖고 깨어 있는 영혼이 되라"고 당부한다.

깨어 있는 영혼

김홍신 작가는 자전거를 예로 들며 "자전거는 바퀴가 두 개뿐이어서 저 홀로 설 수 없고 페달을 돌려야만 넘어지지 않는다."며 인생도 마찬가지로 "영혼과 육신의 두 바퀴를 굴리며 저 너른 세상을 달려가려면 자기 인생은 자신이 조종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여기서 김홍신 작가는 중대한 물음을 한다. "지구의 중심은 어디입니까?"라고. 그리고 "영혼이 깨어 있는 자는 자신이 서 있는 곳, 바로 자신의 발밑이 지구의 중심이라고 생각한다"고 그 답을 밝힌다.

그리고 "세상의 중심은 바로 당신이어야 한다"며 "스스로 세상의 주인이 되고자 하는 그 자존심(감)이 곧 당신의 영혼"이라고 말한다.

미국 인구 가운데 유대인은 2.1퍼센트밖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2007년 미국 잡지 <배너티 페어>에 따르면 미국의 파워엘리트 100명 중 무려 51명이 유대인이라고 한다. 또한 미국 고위 공직자의 15퍼센트, 주요 대학 교수의 20퍼센트, 하버드대학교 재학생의 30퍼센트, 뉴욕의 법률자문가의 40퍼센트가 유대인이라고 한다. 그뿐 아니라 미국 국적으로 노벨상을 받은 사람의 70퍼센트, 세계 억만장자의 3분의 1이 유대인이라고 한다.

유대인은 멸망해 전 세계를 유랑하다 2천 년 뒤 옛 조상이 살던 땅에 이스라엘을 다시 건국했다. 세계 인구의 불과 0.2퍼센트밖에 되지 않는 유대인이 세계경제를 좌지우지하는 까닭을 전문가들은 첫째, 스스로 하늘의 자손이라는 자존심(선민의식)과 둘째, 역사(구약성서)를 매우 소중히 여기는 마음과, 셋째, 언어(히브리어)와 문화를 버리지 않았고 넷째, 민족의 핏줄을 귀하게 여기는 민족애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처럼 자신을 존귀하게 여기고 자신의 가치를 아는 사람(민족)은 결코 멸망하지 않으며 결국 세계를 움직이는 주인공의 자리에 서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작은 땅덩어리에서 강대국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많은 열등감을 지닌 채 살아왔다. 이런 우리 민족에게 김홍신 작가는 우리 민족만의 자긍심과 민족애를 일깨워주고 있다.

색안경 낀 사람들의 세상

김홍신 작가는 "역사에 주눅이 들면 그 민족은 강대국들에게 열등감을 느끼게 되고 스스로 못났다고 생각하기 쉽다."며 "진정한 세상을 보려면 색안경을 벗어던지는 용기가 필요하다."며 어릴 적에 '우리 민족은 천성이 착해서 다른 나라를 한 번도 쳐들어간 적이 없고 무수히 공격만 받았다'고 배운 사실에 대한 진의를 밝혀 준다.

"한마디로 거짓말"이라고 밝히는 김 작가는 이는 "중국 세력에 따르고 복종하며 안전을 유지하기 위해 '중국은 위대하고 우리는 보잘것없다'고 주장하던 모화 선비들과 일제에 빌붙어 일생의 안위를 도모하고 민족을 경멸한 친일세력들이 조작한 역사를 우리가 사실로 받아들였던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중국의 대북공정이나 일본의 독도 문제가 세계적인 역사이슈로 회자되었고 아직도 우리는 이 역사적인 진의싸움의 과정 중에 있다. 이것은 다만 역사학자들만의 문제가 아닌 우리 민족(국민) 모두 관심을 갖고 또한 우리 민족에 대한 뜨거운 자존심을 통해 올바르게 일으켜 세워나가야 하는 문제다. 

우리 민족의 웅혼한 기상

김홍신 작가는 역사적 고증을 통해 우리나라의 훌륭한 민족성을 고무시켜 주고 있다.

중국은 오래전부터 중국문명의 시원은 황하문명이며, 요하문명은 동이(東夷, 고조선)의 시원으로 보잘것없고 어리석다고 줄기차게 주장해 왔다.

그런데 얼마 전 세계 고고학계를 깜짝 놀라게 만드는 사건이 일어났다. 그것은 '황하문명보다 무려 1천 년이나 앞선, 요하 신석기문명이 발견된 것'이다. 요하에서 발굴된 골각문자가 세월이 흘러 갑골문자가 되었고 갑골문자가 발전하여 한자가 됐다는 것인데 최근 산둥반도에서 발굴된 골각문자도 중국의 일부 양심적인 학자들이 동이족의 문자였다고 주장하여 충격을 준 것이다.

우리가 스스로 '동이(東夷)'라고 부르며 이(夷)자를 오랑캐 '이'자로 알고 있지만 원래 그 뜻은 군자(君子)를 의미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후대에 중국이 우리 조상인 동이족에게 무수히 침략당한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군자, 뿌리, 겨레의 뜻을 가지고 있던 이(夷)자를 교묘하게 오랑캐 이로 바꿨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물론 역사를 올바르게 재정립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기에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는 민족의 자존감을 세우는 것과 함께 마음을 다스릴 줄 알아야 한다. 우리 마음속에는 아직도 행복을 방해하는 미움이란 감정들이 많이 남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진정 마음이 넓어지기 위해서는 이런 미움조차 용서로 뒤바꾸어야 한다.

미움을 포기하는 법

김홍신 작가는 "용서는 이러저러한 조건 없이 그냥 관대해져야 하는 것"이고 "진정한 용서는 영적인 용서"라며 "영적인 용서를 하면 그 과정에서 놀라운 변화를 겪게 되며. 참으로 행복하고 자유로워진다."고 밝힌다.

그리고 용서하고 '진정한 행복에 이르는 일곱 가지 방법'을 제시해 주며 글을 마친다.

김 작가가 제안하는 그 방법은 "첫째, 웃으며 즐겁게 살자. 둘째, 소박하게 살자. 셋째, 나누며 살자. 넷째, 감사할 줄 알자. 다섯째, 희망을 갖자. 여섯째, 재미있게 일하고 세상에 보탬이 되자. 일곱째, 보람 있게 살자."의 일곱 가지다.

이 일곱 가지를 앞으로 우리 인생에서 날마다 성실히 실천해 나간다면 진정 우리는 '행복한 영혼'의 소유자가 될 수 있을 듯하다. 김홍신 작가가 전해준 인생의 귀한 지침들이 인생길을 인도해 주는 것 같아 감사한 마음이 가득하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