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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사람들의 마음이 담긴 기모노

교토 문화박물관을 찾아서

등록|2010.09.23 16:11 수정|2010.09.23 16:11


▲   올멕 문명전에 전시된 큰 얼굴 상입니다. 높이는 2 미터가 넘고 무게가 4 톤이라고 합니다. 과연 몇 천 년 전에 어떻게 이렇게 무거운 돌에 사람 얼굴을 새길 수 있었을까요? 얼굴모습은 서양인이 아닌 몽골로이드 계통의 몽고인입니다. 역시 아메리카의 원래 주인은 몽고인이었습니다. ⓒ 박현국



교토에는 크고 작은 박물관이 많이 있습니다.  9 월 19 일 일요일 낮 교토 문화박물관을 다녀왔습니다. 교토 문화박물관은 교토 시내 중심지를 남북으로 뚫고 지나가는 가라스마도리(烏丸通)의 시조(四条)와 오이케(御池) 사이 동쪽에 있습니다. 이 박물관은 교토가 헤이안(平安) 시대 수도로 정해진 1200 주년을 기념하여 1988 년 10 월에 문을 열었습니다.

교토 문화박물관은 시내 중심지에 있어서인지 뜰이 없습니다. 단독 건물로 된 박물관입니다. 1 층에는 표 파는 곳과 상가, 식당, 커피숍 등이 있습니다. 표를 사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6 층 전시실로 올라가서 둘러보면서 아래층으로 내려오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6 층과 5 층은 상설 전시실입니다. 그리고 4 층에 특별전시실이 있습니다.

우리가 방문했을 때 특별 전시실에서는 9월 26 일까지 고대 멕시코 올멕 문명전이 열리고 있었습니다. 올멕 문명은 과테말라를 중심으로 발달한 마야문명의 어머니에 해당되는 문명입니다. 지금의 과테말라의 서쪽 멕시코와 국경지방에 기원전 3500 년 무렵부터 시작된 문명입니다. 올맥 문명도 지역에 따라서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이들은 이곳에서 처음으로 옥수수와, 콩 ,호박 등 을 재배하였고 개나 칠면조를 키웠고 양봉업도 했다고 합니다.

 올멕(Olmeca)이라는 말은 멕시코 중부 고원 지역의 언어로 나후아뜰(nahuatl)의 OLLI 와 MECATL(mecate)가 합해진 말로 생고무가 나는 나라의 주민들 또는 호랑이 입(TENOCELOME =la boca de tigre)이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올멕 문명은 지역에 따라서 조금씩 다르지만 달력을 만들어서 사용했으며 큰 얼굴상 만들었으며 지금도 그 거두상이 남아있기도 합니다. 이번 올멕 문명전에서는 유물 130 여 점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올멕 문명이 만든 유물 가운데 이번에 선보인 유물은 주로 돌이나 보석류입니다. 돌을 깎아서 사람이나 동물을 만들었으며 돌이나 보석 겉면에는 자신들이 즐겨하는 무늬나 문자 등을 새겨 놓기도 했습니다.  

▲   교토 헤이안 신궁 모형. 교토에는 오래되고 큰 절이 많이 있습니다. 신사 가운데는 헤이안 신궁이 헤이안 시대를 대표하는 가장 크고 넓은 신사가 아닌가 합니다. 헤이안 신궁을 짓는 모습을 모형으로 보여 주고 있습니다. 반대쪽은 다 지어진 모습니다. ⓒ 박현국



교토 문화 박물관 상설 전시실에는 교토의 외형적 특징인 교토의 건축물, 지형 등을 자세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교토가 중심이 되어 만들어온 영화 관련 유물과 니시진(西陣)의 옷감 등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니시진의 옷감은 교토를 상징하는 것입니다. 처음 800 년대에 교토가 처음 헤이안 시대 수도로 정해지기 전에 교토 서쪽 우즈마사(太秦)에서는 하타(秦)를 중심으로 누에를 키워 옷감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 전통이 지금까지 이어져 교토에서 만든 기모노의 옷감이나 허리 장식은 일본에서 가장 유명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한복을 자주 입지 않는 것처럼 일본 사람들도 기모노를 자주 입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사람처럼 기모노를 입는 경우는 대학 졸업식 때나 결혼식 때 그리고 명절 때 주로 입습니다. 우리나라와 다른 점은 성인식 때 그리고 전통적인 방식으로 차를 마시는 모임 때 주로 기모노를 입습니다. 기모노를 입는 사람들은 자신의 기모노를 입는 경우도 있지만 비싸고 관리하고 보관하기가 힘들어서 주로 빌려서 입습니다.  

▲   상설 전시실 안에 마련된 교토 헤이안 신궁의 모형과 니시진에서 만든 기모노입니다. 기모노를 모두 갖추어 입으면 40 킬로그램이 넘는다고 합니다. 아름다움을 위해서라면 무거운 것도 무겁게 느껴지지 않는가 봅니다. ⓒ 박현국



  기모노를 볼 때면 늘 저는 제가 아는 여학생이 떠오릅니다. 그녀는 자신의 기모노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 이유를 물은 적이 있습니다. 그 여학생의 어머니는 약 30 년 전 일본이 그다지 부유하지 않았을 때 성인식을 치렀다고 합니다. 성인식 때 그 여학생의 어머니는 가정 형편상 기모노를 입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자기 스스로 다짐하기를 내가 만약 딸을 낳으면 그 딸이 성인식을 할 때 꼭 딸의 기모노를 입히겠다는 결심을 했습니다.

그 뒤 딸을 낳자 이 여학생의 어머니는 달마다 2 천엔 정도 씩 돈을 저축하여서 그 돈으로 그 딸이 성인식을 하기 전 기모노를 만들어 주었다고 합니다. 특히 기모노의 허리에 두르는 오비라고 하는 띠와 띠 앞에 꽂는 장식은 대부분 손으로 짜거나 만들기 때문에 값이 비쌉니다. 그런데 이것도 기모노 장식을 직업으로 하는 친척에게서 싼 값에 구했다고 합니다. 아마도 이것은 일본 사람들이 기모노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애착이나 정서, 그리고 일본 사람들의 마음을 잘 말해주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가는 법 : 교토 역에서 국제회관행 지하철을 타고 가서 시조역에서 내려서 걸어갈 수 있습니다.
참고 : http:www.bunpaku.or.jp

덧붙이는 글 박현국 기자는 일본 류코쿠(Ryukoku, 龍谷) 대학 국제문화학부에 근무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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