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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께 효도하는 길! 용돈-현찰 많이 드리는 것"

추석 이후 여수시 화양면을 둘러본 농촌풍경

등록|2010.09.25 15:39 수정|2010.09.25 15:39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

조선 후기 정조 임금 시대 당대에 뛰어난 문장가로 손꼽혔던 저암 유한준(1732∼1811)은 당대의 수장가였던 김광국의 석농화원에 부친 발문에서 이같은 유명한 말을 남겼다. 그는 알면 참으로 사랑하게 되고, 사랑하면 참으로 보게 된다고 강조했다.

▲ 벼가 누렇게 익어가는 화양면 옥적의 농촌풍경 모습 ⓒ 심명남


▲ 추수를 앞두고 누렇게 익은 벼들이 고개를 숙이고 있다. ⓒ 심명남


본격적인 가을로 접어드는 농촌의 가을 풍경이 이채롭다. 추수를 앞둔 가을녘 들판에는 벼가 익어가며 황금빛으로 물들고 있다. 또한 농로길 옆에는 어여쁜 코스모스가 곱게 피었다. 코스모스는 가을바람에 신이 난 듯 한들한들 고개를 흔들어 댄다.

▲ 분홍빛으로 물든 코스모스가 하늘을 향해 활짝 피었다. ⓒ 심명남


▲ 농로길 옆에는 코스모스가 화사하게 피었다. ⓒ 심명남


예전 같으면 이 무렵이면 이미 추수가 끝났거나 아니면 한참 추수철인데 올해는 윤달로 인해 추석이 너무 빨리 찾아와 추수를 하려면 아직도 멀었다.

이 때문에 추석 때 객지에서 고향을 찾았던 자식들은 왠지 마음이 편치 않다. 고향에 계신 나이든 부모님이 가을걷이를 혼자 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해 두해 세월이 갈수록 나이가 들어가는 부모님은 이제 예전과 같지 않다. 그래서 더 많이 보이게 되고 더 알게되니 부모님에 대한 사랑과 애착도 전과 같지 않는 모양이다.

▲ 화양면 관기길 도로에 추석때 고향을 찾는 귀성객을 환영하는 펼침막이 그대로 걸려있다. ⓒ 심명남


▲ 형님! 아우님을 맞는 환영 펼침막 ⓒ 심명남


또한 추석이 지났지만 마을로 들어가는 곳곳에는 고향방문을 환영하는 펼침막이 그대로 펼쳐져 있다. 그래서 이곳을 지나면 마치 또다시 추석을 맞아 고향을 찾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 추석때 부모님 한번 안아 드렸나요? ⓒ 심명남


펼침막의 내용도 각양각색이다.

"부모님 한번 안아 드리세요
부모님께 효도하는 추석명절 되세요
형님! 아우님! 고향 오심을 환영합니다.
풍요로운 추석 가족과 함께 웃음풍년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 가족과 함께한 추석명절 웃음풍년 맞이하셨나요? ⓒ 심명남


그런데 앞권은 바로 그 다음이다.

"부모님께 효도하는 길! 용돈 현찰 많이 드리세요."

▲ 펼침막에 부모님께 효도하는 길은 용돈을 현금으로 많이 드리는 길이란다. ⓒ 심명남


올 추석에 부모님께 효도 못한 자식들은 아무래도 이 문구를 보면 지금이라도 부모님께 용돈 더 많이 부쳐 드려야 할 것 같다.
덧붙이는 글 전라도뉴스에도 송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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