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비의 주전자 섬. ⓒ 황복원
어디를 가도 항구에는 등대가 있기 마련이다. 역시 부산영도태종대 앞 남해바다서 선박들이 들어오는 첫 관문인 등대가 양쪽에서 버티고 서 있다. 방파제에는 강태공들이 가을 햇볕을 쬐면서 고기와 씨름을 하고 있다. 멋진 한판승부를 기대해 볼 만하다.
저만치 절영도해안 길은 수많은 사람들이 산책을 하고 있다. 영도구청에서 산복도로 갓길을 개발하여 목재데크를 만들고 전망대도 만들어 남해바다를 마음껏 즐길 수 있도록 시민에게 선물했다. 절영도는 새로운 산책로 하나가 또 생겼다.
▲ 태종대 전망대가 아스라이 붙어 있다. ⓒ 황복원
배는 굽이굽이해안을 따라 태종대로 가고 있다. 유람선과 어께를 나란히 하고 달린다. 영도의 절경인 태종대 앞바다에는 크고 작은 여러 개의 바위섬들이 솟아있다. 그중 섬 하나가 주전자처럼 생겼다고, 하여 주전자 섬이라고 부른다.
주전자 섬은 예로부터 이 섬에서는 '용변을 보면 안 된다' '불을 피워서도 안 된다' '남녀가 사랑을 나눠서도 안 된다'는 세 가지 금기사항이 전설처럼 전해 내려오고 있다.
첫 번째 옛날 한 어부가 주전자 섬에서 고기를 잡다가 갑자기 용변이 마려워 어구를 설치해 놓은 채 용변을 보았다. 그 날 이후부터는 한 마리의 고기도 잡지 못하고 어구만 계속 잃자 화병으로 결국 죽고 말았다고 한다.
▲ 태종대 등대. ⓒ 황복원
두 번째 같은 마을에 사는 어부들이 고기를 잡다가 매서운 추위를 이기지 못해 주전자 섬에서 불을 피웠는데, 이 때 근처에 있던 늙은 어부가 이 섬은 옛날부터 불을 피우면 큰 재난을 당한다는 말이 있어 당장 불을 끄도록 했다. 어부들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있다가 화를 입었다. 그러나 그 때부터 이상하게도 고기가 한 마리도 잡히지 않았다.
그 날 밤 꿈속에서 어부들은 주전자 섬이 불덩어리로 변하는 것을 보았다. 그 후부터 이들이 하는 일은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원인 모를 병으로 앓다가 모두 죽고 말았다고 한다.
세 번째 남녀가 정을 나누면 벼락을 맞거나 큰 봉변을 당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전설로서 이 곳 주전자 섬에 낚시꾼이 많이 오고가지만 이 세 가지 금기사항으로 섬이 깨끗하게 보호되고 있다. 전설로 인해 섬이 깨끗하게 보존되고 있다니 다행이다.
▲ 해양대학교 뒤편 기암괴석 및 절벽. ⓒ 황복원
그리고 또 하나 재미있는 일화는 이 섬을 기준으로 남쪽바다는 남해고, 동쪽바다는 동해라는 데서 나왔다. 배를 타고 지나다가 친구로부터 전화를 받고 친구야 지금 어디야 라고 하면 남해바다에 있어 라고 한 후 지금은 어디냐고 하여 동해바다라고, 하니 거짓말쟁이라고 하면서 친구로부터 별칭을 얻었다는 전설 같은 구수한 이야기도 있다.
절영도는 말이 필요 없고 선박타고 한 바퀴 돌아봐야 정취를 안다. 깎아지른 기암절벽은 퇴적층이 선명하다. 자연이 만든 해안 동굴은 신기하다, 정신이 혼미해 진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 기회가 되면 유람선이라도 타고 한번 돌아보기를 권하고 싶다.
덧붙이는 글
국제신문에 게재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