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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컷뉴스] "어휴~ 생전에 이런 일 없었는데..."

번호표까지 등장한 서울시 재래시장 배추 할인판매 현장

등록|2010.10.06 17:48 수정|2011.05.09 11:59

▲ 6일 오전 서울 성동구 용답시장에서 구입한 배추 1망을 머리에 이고가는 한 시민이 밝은 표정으로 돌아가고 있다. ⓒ 권우성


▲ 번호표를 들고 차례를 기다리던 시민들이 배추 판매자에게 돈을 건넨 뒤 배추를 구입하고 있다. ⓒ 권우성

▲ 배추를 구입하기 위해 번호표와 지폐를 손에 들고 기다리던 시민들이 판매가 질서있게 진행되지 않고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자 불만을 쏟아내기도 했다. ⓒ 권우성


"여기 번호표 있어요."
"아직 순서가 안 되었으니까 기다리세요."

"어? 내 번호 지났네. 잠깐 집에 다녀왔는데…."
"왜 자꾸 왔다갔다 하세요."

"아무 배추나 가져가세요. 골라가면 나중에 남는 거는 누가 가져갑니까?"

"아휴~ 생전에 이런 일이 없었는데…."
"이젠 배추도 배급하는구나"

서울시가 배춧값 폭등 대책으로 배추 30만 포기를 시중가 70% 가격으로 재래시장에 공급하기로 한 가운데 6일 오전 서울 성동구 용답시장에서 1망(3포기, 1인 2망까지 한정판매)에 1만5000원씩 총 2700포기가 판매되었다.

행사장에는 '서민생활 안정!! 배추 30만 포기 시중가 70% 전통시장 공급'이 적힌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번호표를 받아 든 시민들은 '배춧잎'이라고 불리는 1만원권 지폐 2~3장을 손에 들고 배추더미 주위로 몰려들었다.

▲ 배추를 구입하기 위해 번호표를 들고 차례를 기다리던 시민들 사이에서는 "아휴 힘들어~" "나 쓰러질 것 같아"는 소리가 터져나왔다. ⓒ 권우성



갑자기 '귀하신 몸'이 된 배추를 구하기 위해 주부들은 생전 겪어보지 못한 '배추전쟁'을 치러야 했다. 질서를 지키고 원활한 판매를 위해 번호표를 나눠주긴 했지만, 먼저 사 가겠다며 끼어드는 사람들과 판매자들의 운영 미숙으로 곳곳에서 실랑이가 벌어지고 고성이 터져나왔다. 배추 판매를 지켜보던 한 공무원은 "이젠 배추도 배급하는구나"라며 혀를 찼다.

이날 시민들이 한참을 기다려서 구입할 수 있는 배추는 1인당 최대 2망(6포기). 시중가보다 할인된 가격이라며 구입한 배추는 예년에 비해 2~3천원 더 비싸게 구입한 것이다.

▲ 배추를 구입하려는 시민들이 자기 번호가 불리자 상인에게 돈을 건네고 있다. ⓒ 권우성

▲ 배추를 구매하려는 시민들이 번호표와 지폐를 손에 들고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 권우성

▲ 359번째 배추 구매 대기자. 배추 2망을 구입하기 위해 3만원을 준비하고 있다. ⓒ 권우성

▲ 배추를 구입한 시민들이 손에 들거나 자전거에 싣고 집으로 돌아가고 있다. ⓒ 권우성

▲ 배추 1망을 머리에 이고가는 시민. ⓒ 권우성

▲ 번호표를 받은 사람들에게 우선적으로 배추를 판매하고 난 뒤, 남은 물량을 선착순으로 판매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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