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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각지대에 놓인 민간 작은 도서관을 되살려라"

시의회 문화복지위 주최 '작은 도서관 운영 활성화를 위한 간담회'

등록|2010.10.06 20:21 수정|2010.10.06 20:21

▲ 10월 4일 오후 2시 인천시의회 3층 의원총회실에서 열린 인천시 작은 도서관 운영 활성화 방안 마련을 위한 간담회. ⓒ 이정민



"시에서 관리하고 있는 공립도서관과는 달리 민간에서 자발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작은 어린이 도서관의 지원은 전무후무한 상태였다. 이로 인해 민간 작은 도서관은 항상 재정과 인력 면에서 사각지대에 놓여있었다. 그럼에도 이 기관들의 헌신적인 활동이 있었기에 지금의 도서관 정책도 가능했으리라는 생각을 해본다. 이제부터라도 공립도서관과의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기존의 도서관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적은 예산으로 훌륭한 성과를 내올 수 있도록 머리를 맞대고 노력해야 한다."(인천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 강병수 의원)


"마을 가까이에 위치한 작은 도서관은 이제 책읽기 공간을 넘어서 평생학습과 예술 활동을 펼칠 수 있는 생활문화공간으로써, 주민 스스로 운영의 주체로 참여할 수 있는 민주주의 실천 공간으로써 그 위상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에 지난 10년 동안 자발적 헌신과 열정으로 만들어 온 민간의 작은 도서관을 잘 활용해 지역도서관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인력과 재정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에 세심한 배려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인천어린이도서관협의회 박소희 회장)

공통의 사안을 두고 대안을 가늠해보는 간담회치고는 그야말로 열띤 토론의 장이 열렸다. 시의회 문화복지위원인 강병수ㆍ신현환 의원이 주최한 '인천시 작은 도서관 활성화를 위한 간담회'가 10월 4일 오후 2시부터 의원총회실에서 열렸다. 간담회에는 발제자 외에 시의회 안병배(중구)ㆍ박승희(서구) 의원과 인천어린이도서관협의회(이하 도서관협의회) 지역 대표자 30여명이 참석했다.

도서관을 위한 도서관 건립은 그만…지속가능한 관리시스템 구축해야

이날 간담회는 차재선 인천시 문화예술과장의 '작은 도서관 현황 및 지원계획' 발표와 박소희 도서관협의회 회장의 '작은 도서관 지원정책의 방향' 발제로 포문을 열었다.

차재선 과장은 "작은 도서관들이 어려운 여건에서도 여태까지 운영해온 것 자체가 감동적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실적인 지원 논의에 앞서 문제는 시 예산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이다. 오죽하면 예산담당관이 농담으로 5000만원만 달라고 읍소를 했겠느냐(웃음)"라고 한 뒤 "구 재정자립도 또한 많이 열악한 상황이고, 시도 마찬가지다. 내년에는 금년에 지원했던 1억원의 예산마저도 불확실한 상황이다. 지금은 명확한 답변을 못하겠지만 상황이 호전되면 현실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 박소희 인천어린이도서관협의회 회장. ⓒ 이정민



이에 박소희 회장은 "어느 지자체나 예산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지만, 낭비성 예산만 줄여 지원해도 작은 도서관 운영에 큰 도움이 된다"며 "특히 도서관 실무 운영자들의 전문적인 보수교육과 지역대학과 연계한 고급교육과정들이 필요하다고 본다. 공익요원 배치 등 단기성 인력공급보다는 체계적이고 지속가능한 인적재원이 배치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어 신현환 의원도 지자체의 공립도서관 신규설립문제에 대해 지적하면서 "도서관을 새로 짓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도서관을 위한 도서관 건립은 되도록 지양해야한다. 더불어 기존의 도서관 운영 실태를 꼼꼼히 점검해 민간도서관과 공립도서관의 지속가능한 관리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며 "도서관 하나를 늘리는 데 재정 압박이 크지만, 기존 민간에서 운영하고 있는 작은 도서관을 연계해 지원한다면 낭비성 예산을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예산부족 탓만 하지 말고 운영상의 기지를 발휘할 수 있도록 더욱 발로 뛰어다녀야한다"고 강조했다.

도서관협의회, 재정ㆍ인력 지원과 관리시스템 구축 요청

1시간 동안 진행된 발제자들의 발언이 끝난 후 자유로운 토론을 통해 현실적인 문제점과 대안을 정립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자유토론에서 도서관협의회 소속 대표자들은 한결 같이 재정과 인력 지원, 그리고 지속가능한 관리운영시스템이 미흡한 것에 대한 안타까움을 전했다.

김미진 도서관협의회 사무국장은 "현장에서 느끼는 어려움을 제대로 이해하고 수용하는 관점이 필요하다, 공립도서관 건립 위치나 여건 등과 관련해 기존의 민간 작은 도서관이 침해받지 않도록 세심한 관심이 필요하다"며 "시 차원에서 재정지원과 전문 인력 확충 등에 대해 종합적인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 인천시의회 문화복지위원인 신현환 의원(오른쪽)이 예산과 관련해 질책을 하자, 차재선 문화예술과장(왼쪽)이 당황하며 가지고 온 자료를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 ⓒ 이정민




일신동 아름드리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는 심진숙 대표는 "작은 도서관에 대한 이해가 서로(=민과 관) 참 다르다는 것을 느껴왔다. 주민들의 직접참여가 가능한 공간임에도 행정지원에는 인색하다는 것이 이해가 되질 않았다"며 "주민 스스로 필요한 공간이라 여기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 충분한 고민을 해주면 좋겠다. 이번 기회에 작은 도서관과 파트너십을 십분 발휘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삼산동 신나는어린이도서관 신만덕 사무국장은 "좋은 책은 곧 좋은 사람들을 불러들이는 원동력이다. 작은 도서관이 동네 가까이에 있으면서 교육적 차원에서 좋은 기능을 발휘하고 있다"고 한 뒤 "초창기 어려움을 극복하고 운영해왔지만 여전히 돈 버는 도서관은 하나도 없는 것 같다. 도서관 운동을 처음 시작했던 운영자들의 초심을 헤아려줘야 할 때다.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이 바로 오늘 간담회의 본질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안병배 의원은 "소식을 듣고 부랴부랴 달려왔다. 내 전공분야이기도 하기 때문에 누구보다 현실적 어려움을 잘 안다"라고 한 뒤 "문화예술과장이 자꾸 예산 타령만 하는데 이는 여기 참석한 작은 도서관 관계자들을 무시하는 이야기로 들릴 수밖에 없다. 전시성 축제 예산 등 일부 과다 책정된 예산만 줄여도 이들에게는 큰 힘이 된다. 또 작은 지원을 해놓고 갖가지 엄격한 지원기준으로 행정상의 어려움을 주는 것은 갈등만 부추기게 된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홍경선 인천시장 특별보좌관(도시재생담당)은 "현장실사를 통해 많은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시장님과 꾸준히 소통해왔다"며 "이전 시장이 추구했던 콘크리트 성장에서 벗어나 문화와 복지, 사람이 꿈꾸는 아름다운 인천을 지향하고 있다. 사교육 없는 공교육, 평생학습과 연계해 한정된 예산이지만 얼마든지 효율적으로 지원이 가능하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긍정적 메시지를 전달했다.

한편, 박소희 회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미리 작성해온 '인천시 작은 도서관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을 참석한 시의원들에게 전달했다. 조례(안)에는 총칙부터 작은 도서관 설치 운영 방안, 운영위원회와 진흥위원회 같은 기구 설치, 지원대책 등과 관련한 구체적 대안들을 담았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부평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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