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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대반동에서

등록|2010.10.07 13:50 수정|2010.10.07 13:50

대반동에서

막 배가 떠난 자리에
홍어 삭힌 진한 슬픔이
놀 빛으로 타오르고 있다.

밤이 되면
비릿한 생선 냄새가
후미진 대반동 뒷골목 틈에서
어머니 한숨소리가
노을빛 어머니 물무늬 지던 꿈이
떠난 배 고동소리에 실려
파도소리에 흩어지고 있다.

유달산 산동네 해 벽 같은 이웃들은
무거운 침묵에 익숙해지고
가난이 머무르는
시려 오는 눈빛들이
여린 가슴 깊숙한 곳에
산동네를 오르는 돌계단 위로
별빛으로 박혀있다.

욕망에 그림자가
어시장 모퉁이 나무상자 속에서
죽어가는 고기와
고향 찾는 고기떼가
소리 없이 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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