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수면양말

등록|2010.10.09 19:14 수정|2010.10.09 19:14
 주변에 손발이 찬 사람들을 더러 보게 됩니다. 그런데 나는 발이 차서 여름 지나면 서서히 발이 시려옵니다. 지난 해 겨울 북방선교를 나갔었는데 그 나라는 난방이 돼 있는 집이 많지 않습니다. 당연히 우리가 묵었던 숙소 역시 난방이 안 돼 몹시 추웠고 특히 발이 시려서 아려오고 온 몸은 동태가 되는 줄 알았습니다. 사역이 힘든 게 아니라 추운 게 힘들어서 이젠 겨울철엔 좀 자제 하려고 합니다.

내가 발이 시려 하는 걸 동행한 혜진이가 보더니 자기가 신으려고 가지고 온 수면양말을 주는 것이었습니다.

"넌 어쩌려구 그걸 날 주냐?"
"전 손발이 차서 항상 여러 개 가지고 다녀요."

정말 그걸 신었더니 한결 발이 시리지 않았습니다. 혜진인 사실 손발이 얼마나 찬지 얼음처럼 차갑습니다. 20대 중반에 그렇게 손발이 차면 어쩌자는 건지 걱정이었습니다.

단기선교 끝내고 귀국하여 수면양말 빨아서 주겠다니까 새 건 아니지만 선물로 드리는 것이라 하여 우리 집에 와 있습니다. 난 사실 수면양말이 있는 걸 거기 가서야 알았습니다. 이렇게 세상 돌아가는 걸 몰라서야 어디 쓰겠나 싶었습니다.

요새 날씨가 어중간합니다. 방에 불을 피우면 덥고 안 피우면 썰렁하고 아마 대개는 그런 느낌일 것입니다. 봄 가을은 잠깐이고 여름하고 겨울은 긴 패턴으로 가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 기후 변화에 대비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렇게 잠깐 잠깐 변하는 기후 조건 땜에 한국 사람들은 게으를 수가 없다고 합니다. 어쩔 수없이 변하는 계절에 맞춰 살아야 하니까 자연 부지런을 떨어야 하는 것입니다. 열대지방 사람들 더러 보니까 항상 과일도 있고 날씨는 덥고 그러니까 자연 게으른 것 같았습니다. 
아직 추운 날씨는 아닌데 난 벌써 발이 좀 찬 편이라 새벽기도 갔다 와서가 문제입니다. 이제 나이를 먹어서 그런지 발이 더 시린 느낌입니다. 몇 살이냐고요? 국가기밀에 부치기로 했습니다. 

항상 난 새벽기도 갔다 와서 한 시간 정도 누워서 휴식을 취합니다. 전엔 그 시간에 책을 봤는데 이젠 기계가 쉬고 싶다고 해서 그 시간에 누워 있으면 잠이 들어버리는 날도 있고 그냥 누워 있다가 일어나는 경우도 있고 그렇습니다. 참 편안한 시간입니다. 근데 그 시간에 발이 시린 것이 얼른 녹지 않아서 휴식이 되질 않습니다.

문득 지난 겨울 혜진이가 준 수면양말 생각이 났습니다. 그걸 찾아서 신고 누웠더니 발에 온기가 돕니다. 세상에 이렇게 좋은 걸~ 뭐든지 도구를 이용하면 이렇게 다 해결이 됩니다. 별 거 아니지만 수면양말 하나가 이렇게 고맙게 느껴지는 날이었습니다. 혜진이한테 문자를 날렸습니다.

"새벽기도후발이시려서혜진이가준수면양말얼마나감사한지ㅋ"
"이번겨울엔새것으로사드려야겠어요목사님은참따듯한분이세요"

혹시 나처럼 발이 차신 분들은 수면양말을 착용해 보세요. 아주 좋습니다. 근데 병원에 가서 피 검사 해보면 어떤 영양소가 부족해서 손발이 찰 수 있다고 합니다. 그 부족한 부분의 영양소를 공급하는 것이 근본적인 치료가 되고 당장은 수면양말을 이용하면 올 겨울 얼음 발 만들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배추 값도 비싸고 모든 물가는 오르고 서민들은 겨울이 걱정입니다. 모두 따듯한 동절기가 되도록 미리 미리 준비하는 지혜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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