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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음향대포 도입 유보... 당청회의 최종 결정"

임태희 실장 등 수석비서관들 건의... 여론 악화 영향

등록|2010.10.10 17:56 수정|2010.10.11 09:09

▲ 경찰이 시위대 해산용으로 사용하려는 지향성음향장비(일명 '음향대포')의 안전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1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기동본부에서 열린 지향성음향장비 시연회에서 소음도를 취재하던 취재기자들이 귀를 막으며 괴로워하고 있다. ⓒ 유성호


청와대가 시위 진압을 목적으로 경찰청이 도입을 추진 중인 '지향성 음향장비(일명 음향대포)' 도입을 유보하기로했다.

청와대는 10일 오전 임태희 대통령실장 주재로 수석비서관 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론을 내린 뒤 이날 저녁 열리는 당·청회의에 건의해 최종 결정을 내리기로 했다.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지향성 음향장비와 관련해 여러 가지 논란이 있어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유보 의견이 모아졌다"고 밝혔다.

청와대가 '음향대포' 도입을 유보하게 된 이유는 여론 악화를 우려했기 때문이다. 앞서 조현오 경찰청장은 지난 7일 경찰청 국정감사에서 "음향대표를 10미터 거리에서 맞아봤는데, 인체에 유해하지 않다"고 답했지만, 정식 임상실험은 물론 결과 보고서도 없어 여당의원들에게조차 비판을 받았다.

조 청장은 또 "음향대표는 의사소통수단"이라고 해 누리꾼들의 조롱을 받기도 했다. 조 청장의 발언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물대포는 비데냐", "경찰 곤봉은 사랑의 매냐"는 등 글을 트위터에 올리며 비난했다.

G20를 앞두고 한나라당이 집시법 개정을 시도하는 가운데 음향대포 논란이 터진 것도 정부에는 부담이다. 위헌 결정이 난 야간집회시위 금지 조항을 무리하게 강화하면서 음향대포와 같은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장비까지 도입할 경우, 시민사회의 큰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

따라서 청와대는 음향대포 도입을 유보해 논란을 신속히 잠재워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오후 6시30분에 총리공관에서 열리는 당·청회의에는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와 김무성 원내대표, 홍준표 등 최고위원 4명, 원희룡 사무총장과 고흥길 정책위의장이 참석할 예정이다. 정부에서는 김황식 총리와 이재오 특임장관, 임채진 총리실장 등이 나오고, 임태희 대통령실장과 정무, 경제, 홍보수석 등이 자리를 함께 한다.    

정부와 여당은 이날 회의에서 음향대포 도입 유보 논의와 함께 2011년 예산안 처리, 집시법 개정 등 정기국회 대책, G20 정상회의 준비상황 점검, 배춧값 등 생활물가 대책 등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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