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내 안의 탐욕은 잘라버릴 수 없을까
정원사를 보며 내 안의 악성을 떠올리다
▲ 가지치기곱게~ ⓒ 박병춘
▲ 가지치기섬세하게 ⓒ 박병춘
▲ 가지치기빠진 곳 없이 ⓒ 박병춘
▲ 가지치기더 섬세하게 ⓒ 박병춘
생명이 있는 것들이 서럽게 잘려나가는 정원에서 상념에 젖는다. 내 안에 안주하고 있는 무수한 무생명체들이 생명체인 나를 괴롭히고 있다.
▲ 가지치기나도 정원사가 되고 싶다. ⓒ 박병춘
▲ 가지치기내 마음 안에 악성을 제거할 수 없을까? ⓒ 박병춘
▲ 가지치기내 안에 탐욕을 제거할 수 없을까? ⓒ 박병춘
내 안에 탐욕을 떼어내고 싶다. 내 안에 모순덩어리를 잘라내고 싶다. 내 안에 무기력을 걷어내고 싶다. 내 안에 악성들을 싹둑싹둑 베어내고 싶다. 내 안에 위선을 떼어내고 싶다. 내안에 증오를 잘라내고 싶다. 내 안에 노여움을 걷어내고 싶다. 내 안에 표리부동을 싹둑싹둑 베어내고 싶다.
▲ 가지치기내 안에 모순 덩어리 잘라낼 수 없을까? ⓒ 박병춘
▲ 가지치기내 안에 거짓과 증오 잘라낼 수 없을까? ⓒ 박병춘
▲ 가지치기정원사의 가위를 빌려 내 안의 노여움 걷어내고 싶다. ⓒ 박병춘
자유롭게 거침없이 뻗어나가야 할 생명들이 서슬 퍼런 가윗날에 거세당하고 있다. 차라리 내가 너였으면 좋겠다. 누군가 내 안에 잡것들, 헛것들을 잘라내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가을, 정원사의 날 선 가위가 사람의 눈으로 무질서한 새싹들을 잘라낸다. 나무는 나무대로 나는 나대로 서럽다. 내 안에 부재중인 진실과 사랑을 복원하려면 내 안에 거짓과 증오를 드러낼 수밖에 없다. 정원사의 가위를 빌리고 싶다. 부지런히 쳐내다 보면 오롯한 열매 하나 열릴 수 있을까? 가을은 그렇게 깊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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