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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톤치드 몸에 좋은 건 알았는데, 그 뜻은 의외네

아름다운 숲으로 선정된 여수 봉화산 삼림욕장 편백나무 숲

등록|2010.10.14 11:14 수정|2010.10.14 12:03

▲ 미평 봉화산 산림욕장. 호수 주변으로 나무데크로 산책로를 만들었다. ⓒ 전용호



산과 호수가 함께하는 숲

전남 여수에는 도시와 인접한 가장 편하고 아름다운 숲이 있다. 여수 봉화산 삼림욕장 편백나무 숲이다. 올해 생명의숲, 유한킴벌리와 산림청에서 공동 주최한 '제11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어울림상을 수상한 공인된 아름다운 숲이다.

17번 국도를 따라 여수시내로 들어오다 만성리해수욕장 방향으로 가다보면 고개가 나오고, 고개 마루 왼편으로 사회복지관이 있다. 삼림욕장은 여기서 시작된다. 도심과 가까이 있어 주말이면 시민들의 휴식처로 이용된다. 봉화산(460m) 자락에 있어 등산을 할 수도 있고 호수를 돌아 산책을 즐길 수도 있다.

▲ 미평 봉화산 산림욕장 산책로. 왼편 끝이 팔각정이다. ⓒ 전용호


미평 봉화산 삼림욕장은 여수시에서 제1수원지인 미평저수지와 봉화산 일원 33㏊에 2005년부터 2007년까지 3년간 약 9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하여, 산책로 5㎞와 더불어 팔각정과 평상, 야외 탁자 등을 조성하였다.

호수 주변으로 조성된 산책로와 산을 에두르는 숲길

호수는 여수시 제1수원지로 한 때 여수시민들에게 맑은 물을 공급했던 곳이다. 지금은 공업용수로 활용하고 있다. 호수 주변으로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다. 군데군데 나무의자가 있어 앉아서 호수를 바라보는 풍경도 좋다. 나무 사이로 보이는 물빛은 옥빛으로 곱다.

▲ 봉화산 산림욕장은 호수를 끼고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다. ⓒ 전용호


▲ 산책로에 있는 벤취에 앉아서 본 옥빛 호수 ⓒ 전용호


팔각정으로 오른다. 그냥 팔각정까지는 올라야 할 것 같아서. 쉼터 1을 지나면서 경사가 가파르고 계단으로 이어진다. 살짝 땀이 날 정도? 하늘 아래로 팔각정이 보인다. 팔각정은 2층 누각이다. 올라서니 여수시내 경치가 보이고, 산과 산 사이로 작은 바다가 보인다. 시원하다.

다시 길을 내려간다. 쉼터 1에서 고민을 한다. 그냥 내려갈까? 옆으로 난 숲길이 너무나 좋아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숲길이 나를 이끈다. 길은 많은 사람들이 다녀서 흙이 다져지고 물기를 살짝 머금어 반짝거린다. 맨발로 걸어도 좋겠다. 쉼터1에서 출발해서 쉼터6까지 산을 에두르는 숲길이 있다.

▲ 숲속으로 난 산책로. 길은 잘 다져서서 편안한 느낌을 준다. ⓒ 전용호


▲ 하늘로 쭉쭉 뻗은 편백나무 숲 ⓒ 전용호


▲ 편백나무 숲 속에 평상을 놓아 편하게 산림욕을 할 수 있다. ⓒ 전용호



쉼터 5에서 편백나무 숲길로 내려선다. 세로로 선을 죽죽 그어놓은 편백나무 숲과 만난다. 편백나무 숲속에는 평상이 놓여있고, 누울 수 있는 긴 의자가 있다. 숲에는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산림욕을 하고 있다. 햇살을 가려 은은한 분위기가 나는 숲 속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 그동안 찌든 때가 숲 속에서 녹아버리겠다.

편백나무 숲과 산림욕

편백나무는 우리나라 곳곳에서 볼 수 있는 나무다. 숲을 이루며 삼각형으로 자라는 나무모양 때문에 이국적인 풍경을 연출하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에 심어진 지는 그리 오래 되지 않는다. 편백나무는 일본 원산으로 1904년부터 조림용으로 심어지기 시작했다.

편백나무는 100년이 조금 넘는 시간 동안 우리에게 너무나 친숙한 나무로 다가왔다. 최근에 유행하고 있는 산림욕이 인기를 얻으면서 편백나무는 숲을 가꾸기 위한 조림용 나무에서 숲을 즐기는 사람들을 위한 나무가 되었다.

▲ 숲 속에서 누워있으면 마음이 편안해 진다. ⓒ 전용호



편백나무 숲에서 산림욕을 하는 것은 침엽수에서 많이 배출하는 '피톤치드'라는 정유물질 때문이다. 피톤치드(phytoncide)'는 러시아말로 '다른 식물을 죽이다'라는 뜻이란다. 그럼 제초제? 섬뜩하다. '피톤치드'는 수목들이 각종 병균과 해충 곰팡이들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하여 끊임없이 뿜어내는 방향성 물질인데, 독소저해물질, 생장촉진물질 등이 함유되어 있다.

나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보니 그 숲에 들어간 사람들에게도 좋은 작용을 하는 물질인 것이다. 울창한 숲속에 들어가 나무의 향내와 신선한 공기를 마음껏 호흡하면 피로에 지친 심신의 활력을 되찾아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는 것이다.

살아있는 숲은 아이들에게도 즐겁다.

편백나무 숲 사이로 시냇물이 졸졸졸 흐른다. 개울 주변으로 물봉선이 분홍빛으로 볼을 붉히며 수줍게 피어있다. 작은 돌들로 가득 채운 개울에서 아이들이 무언가 잡고 있다. 물가로 다가가서 보니 새우며, 가재를 잡는다. 물이 시원하다. 가끔 개구리도 반갑게 인사를 한다. 아이들은 즐겁다.

▲ 숲은 살아있다. 개울에서 새우며, 가재를 잡는 아이들. ⓒ 전용호


▲ 편백나무 숲길을 도란도란 걸으면 기분이 좋다. ⓒ 전용호


숲길은 산책하기에 적당한 거리와 사이사이에 쉼터를 만들어서 놓았다. 산길은 힘들지 않아 아이들과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며 걸어보는 것도 즐겁다. 가끔 만나는 들꽃을 보면서 인사도 하고….

깊어가는 가을, 책 한권 가지고 숲으로 가는 것은 어떨까? 편백나무 숲 아래 누워 하늘만 보고 있어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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