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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손 안 대도, 방통위가 개입할 수도 있을 것"

KBS 수신료 인상 임시이사회, 야당 이사 참석 거부로 파행 거듭돼

등록|2010.10.15 09:28 수정|2010.10.15 09:28

▲ 언론노조 남한길 정책실장의 KBS수신료 인상 규탄 발언 ⓒ 임순혜



'KBS 수신료 인상'을 논의하던 KBS 이사회는 지난 6일 이사회 합의가 결렬되자, 13일 오후 4시 임시 이사회를 열어 KBS가 제시한 6500원, 4600원 등 두 건의 수신료 인상안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그러나, 여당 추천 이사들은 광고 비율을 직접 거론하지 않되 4000원으로 수신료를 인상하는 인상안을 주장했고, 야당 추천 이사들은 수신료 3500원 인상에 광고는 현행 유지, 1000원 인상분도 KBS디지털 전환 비용으로만 사용할 것을 주장해,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이들은 이후 14일 다시 임시이사회를 열어 논의를 하기로 하였다.

그러나 14일 오후 1시 30분에 열렸던 KBS 임시이사회에 야당측 이사들이 "광고를 손대지 않고 4000원으로 수신료를 인상한다 해도 시행령 과정에서 방통위가 개입하여 광고에 손댈 수 있다"는 이유로 불참해 이날 이사회는 여당추천 이사들만 참석한 채 진행됐다.

한편, KBS 시청자위원회(위원장 손봉호)는 지난 9월 30일 임시회의를 열어 만장일치로 수신료 인상에 찬성하기로 결정했다. KBS 시청자위원회는 시청자위원회에 위촉된 지(9월14일) 15일만에 절차도 내용도 없이 수신료 인상에 동의한 것이다.

KBS 이사회는 올 초부터 수신료 인상안을 두고 논의를 거듭했으나, 여야 추천이사들이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다.

▲ 'KBS 늬들 지금 제정신이냐?' ⓒ 임순혜



미디어행동과 '수신료 인상 저지 100일 행동'은 13일 성명을 내고 "인상여부조차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시청자위원회가 무슨 근거로 수신료 인상안에 찬성했는가?"라고 묻고 "이사회 결정이야 어떻게 나든 인상만 된다면 어떤 인상안이든 무조건 찬성하겠다는 말인가?"고 질책했다.

이어 "KBS 이사회가 진행한 전국 지역 공청회에서도 대다수의 시청자들이 수신료 인상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며 "이처럼 수신료 논의 과정에서 드러난 시청자의 의견이 분명한데도 KBS 시청자위원회는 이를 반영하려는 어떠한 노력도 기울이지 않고 국민 의사에 반하는 결정을 내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런 위원회는 시청자위원회가 아니라 김인규 사장의 꼭두각시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임헌영(14,15기 시청자위원회 위원장), 이정춘(17, 18기 시청자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해 38명의 전․현직 KBS 시청자위원들도 12일 수신료 인상에 대한 성명을 내고  "KBS 이사회가 끝내 '밀어붙이기'식으로 수신료 인상안을 강행처리하여 국민적 저항에 직면하게 되는 불행한 사태가 벌어지지 않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13일 임시 이사회 열리기 한 시간 전인 오후 3시, 'KBS수신료 인상 저지 100일 행동'과 '미디어행동'은 KBS본관 앞에서 'KBS 수신료 인상 강행 규탄대회'를 열어 KBS이사회의 수신료 강행 처리 움직임을 강하게 비난했다.

조준상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총장은 "KBS가 디지털 전환을 위해 수신료를 인상하겠다는 것은 명분이 없다"며 "디지털 전환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수신료에 손대지 말고, 차라리 다른 재원에 호소해 달라고 주장하는 것이 오히려 KBS를 더 사랑하는 마음일 것"이라고 말했다.

'KBS수신료 인상 저지 100일 행동'은 지난 6월 21일부터 여의도 KBS 신관 정문 앞에서 'KBS 수신료 인상 저지를 위한 릴레이 1인시위'(낮 12시부터 1시)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또 매일 오후 7시부터 9시까지 명동 예술극장 앞에서 'KBS 수신료 인상 저지를 위한 국민 서명 운동'을 전개해, 벌써 6만5000명의 동참을 이끌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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