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찬양하던 김문수, 손학규에게 책임 떠넘기나"
김문수 "38개 중 25개는 전임 때 입안"... 민주당 "지도자로서 자질 있는지 의심"
▲ 김문수 경기지사가 13일 경기도에 대한 국회 국토해양위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남소연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골프장 증가는 손학규 책임' 발언에 대해 민주당이 연일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유탄'을 맞은 민주당은 사흘째 논평 등을 통해 "김 지사가 거짓말을 했다"며 사과를 촉구하고 있다.
김 지사는 지난 13일 국회 국토해양위 국정감사에서 "김 지사 재직 시절 골프장만 늘었다"는 지적에 "손학규 전 지사가 인허가를 했고 나는 도장만 찍었다"고 말했다. 자신은 경기도 내 골프장 건설 증가에 책임이 없단 태도였다. 더욱이, 김 지사는 "노무현 대통령이 관광산업을 촉진하고 활성화하면서 늘어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김 지사는 14일 "내가 지사 재임 시 골프장 38개를 승인했는데, 이 중 25개가 손 전 지사가 계실 때 (도시관리계획을) 입안했던 것"이라고 말을 바꿨다. 여전히 경기도 내 골프장 증가 배경엔 손 전 지사의 책임도 있단 주장이다.
이름이 거론된 손 대표는 일단 공개적 발언은 자제하고 있다. 주변 인사들에게 "(김 지사 발언은) 부도덕하다"며 불쾌함을 표시한 것으로만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 지도부 등이 적극 나서 대표를 엄호하고 있다.
'발끈' 박지원 "경복궁 무너지면 대원군한테 항의해야 하나?"
박지원 원내대표는 15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김 지사가 허위 답변을 한 것"이라며 "이제 와서 손 지사 때 입안된 것이 25개여서 자기는 도장만 찍었다, 이건 좀 궁색한 변명"이라고 질타했다.
그는 또 "지금 경복궁이 무너지면 대원군한테 가서 항의하냐"며 김 지사의 발언에 대한 불쾌감도 감추지 않았다.
진행자인 손석희 교수가 "사실관계를 확인해 볼 필요가 있겠다"고 말했을 때도, 박 원내대표는 "경기도 자료에 의거해서 그걸 기자실에 그대로 배포한 것이다, 그래서 기자들도 이해를 하고 있는 것"이라며 "어디까지나 자기 책임이지 잘못하면 꼭 전임자한테 책임을 넘기는 것은 (지사로서) 자격 없는 일이다"고 비판했다.
최근 지도부에 입성한 이낙연 사무총장도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경기지사로 재임한 지가 5년인데 아직도 전임자 탓하는 것을 보며 지도자로서 자질이 있는 사람인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김 지사는) 좀 더 떳떳한 태도로 나오기 바란다"고 꼬집었다.
"골프장에 찬사 보내던 '확신범' 김문수, 갑자기 전임자에게 책임 떠넘겨"
손 대표의 측근인 조대현 부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김 지사의 답변은 모두 거짓말이며 사실을 왜곡한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침묵하고 있던 손 대표가 자기 사람을 통해 의사를 표현한 것이라 봐도 무방하다.
조 부대변인은 "도시관리계획의 입안권자는 특별시장, 광역시장, 시장 또는 군수라고 법에 규정돼 있어 도지사가 도시관리계획을 입안할 수 없다"며 김 지사의 '말 바꾸기'를 맹비판했다.
그는 이어, "김 지사는 13일 자신의 거짓말이 너무 명백하니 어제(14일)는 꽁무니를 빼면서 꼼수로 새로운 거짓말을 둘러댄 것"이라며 "참으로 비겁하고 한심한 일이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김 지사의 골프장 과다 승인에 대한 비판이 있을 때마다 김 지사는 '골프장을 없애면 인근 상인까지 피해를 본다', '잘사는 사람이 있어야 서민이 잘산다' 등 골프장 찬사를 계속하며 '확신범'처럼 행동했다"며 "이제 와서 갑자기 모든 책임을 손 전 지사에게 떠넘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현 민주당 부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내고 "평소 김 지사의 거침없는 발언과 파격적인 행보에 비추어 180도 다른 모습"이라며 김 지사의 책임 전가성 발언을 꼬집었다.
김 부대변인은 특히 "거짓과 위증을 해서라도 자신의 잘못을 부정하겠다는 김 지사의 이중적 태도는 뻔뻔함의 극치"라며 "경기도 관계자는 '(대선후보로서) 존재감을 확인시켜 준 국감이었던 것 같다'고 자평했더니 부끄러운 줄 모르는 작태 아니냐"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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