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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노동자 단속과정서 인권침해가 심각해요"

[인터뷰] 오산이주노동자들의 터줏대감 장창원 목사를 만나다

등록|2010.10.18 10:12 수정|2010.10.18 10:13

장목사오산센터에서. ⓒ 구태우


평소에 오산역 주변은 외국인 노동자들과 결혼이민 여성들로 붐빈다. 지금은 이들을 만나기가 쉽지 않다. 오산역 등지를 순찰하는 경관 몇 명이 전부였다. 이주노동자 센터는 더욱 한가했다. 요즘은 자주 센터를 방문하는 이주노동자들, 결혼 이주여성들 그리고 끼니 때 마다 식사를 하러 오는 노숙인들을 제외하곤 방문객들이 별로 없었다.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은 어디로 갔을까? 최근 들어 정부는 G20 개최를 앞두고 외국인 노동자, 노숙인들에 대한 대규모 단속을 벌이고 있다고 한다. 국격에 맞지 않는 사람들은 다시 내몰리고 있다. 88년 서울 올림픽을 앞두고 정부가 강행한 강제철거의 기시감이 느껴졌다.지난 1일 오산 이주노동자센터의 대표인 장창원 목사를 만나 2010년 G20을 앞둔 이주노동자와 다문화가정의 얘기를 들어보았다. 

- 이주노동자 인권 활동을 시작하셨던 계기가 무엇인가요?
"민중 교회 선교 연합, 노동 교회, 영등포 산업선교회에서 한 10년 정도 일을 했습니다. 2002년에 오산을 왔어요. 여기서 노동자 문화센터를 만들고 나니까. 지역주민들이 이주노동자 센터를 맡아서 했으면 좋겠다고 요구해서 2003년에 오산 이주노동자센터를 개소하게 되었습니다."

- 최근에는 어떤 활동들을 중점적으로 하고 계십니까?
"이주노동자와 다문화 가정의 자녀들이 유치원에 가면 차별을 많이 당하고, 스트레스를 받아 우울증에 걸리는 일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2004년에 이주노동자, 다문화 가정 자녀들을 위한 어린이집을 만들었습니다. 최근에는 어린이집을 더 넓은 곳으로 이사할 수 있게 되어서 어린이집에 많은 신경을 쏟고 있습니다. 또한 시민사회단체들과 연대하여 G20을 앞두고 자행되는 정부의 무차별 단속에 항의하는 활동을 중점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강제추방반대이주노동자들의 강제추방반대 집회 사진 ⓒ 오산이주노동자센터



- 오산역 주변에 이주노동자들의 수가 현저하게 줄었습니다. 전에는 오산역 주변에서 10명 중의 한 명은 이주노동자를 만날 수 있었는데, 혹시 G20을 앞두고 펼치는 대대적 단속 때문인가요?
"(지난 16일) 오산역과 평택역에서 버스 한 대를 꽉 채울 만큼 많은 수의 이주노동자들을 잡아갔습니다. 한 25~30명 정도 될 겁니다. 정부 얘기로는 6월부터 8월까지 합동 단속 기간이에요. 정부가 말하기를 "G20 원활하게 치르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테러 예방이라는 명분으로 동남아, 이슬람 출신의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을 잡아가고 있습니다. 집중 단속 기간은 8월까지인데 아직까지도 단속이 계속 되고 있습니다.

오산역 등지에서 대규모 단속을 벌이니 이주노동자들은 소문나서 역전에 가지도 못 하죠. 공장 밖에도 잘 안 나오고, 야간 잔업 하면서 일만 하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잠도 공장에서 자고, 가끔 쉬는 날 시장에라도 나오면 시장에서 단속해서 잡아가기도 합니다. 지난 번 단속 과정에서도 여러가지 위험한 사례가 있었어요. 단속에 나온 출입국 관리소 직원이 도망가는 이주노동자에게 전기총을 발사한 일도 있었어요.

다른 사례는 출입국 관리소 직원에게 쫓기다 큰 냇가에 뛰어 들었는데 지키고 서있으니까 나가지도 못 하고, 몇 시간을 숨어 있다가 밤늦게 우리 센터에 연락해서 우리가 가서 데려온 적도 있습니다. 이주노동자 단속 과정에서 인권 침해가 심각하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 다문화사회로 넘어가는 과도기적인 현재 상태에서, 외국인 노동자들과 다문화가정과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위해서 어떻게 해야될까요?
"우리 사회는 이주노동자들을 쓰다가 버리는 소모품 정도로 취급하고 있습니다. 외국인 노동자들도 90년대 후반부터 한국 산업을 함께 일군 산업 역군입니다. 3D 산업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을 노예처럼 부려먹다가 G20 정상회의를 한다고 하니 무차별적으로 단속해서 본국으로 쫓아버립니다. 우리 사회는 다문화 가정과 외국인 노동자들과 같이 더불어 사는 사회로 나아가야 합니다.

다문화가정과 이주노동자의 자녀들이 차별받지 않고 교육받을 수 있는 교육권, 건강권, 노동권을 제도적으로 보장해야 합니다. 이들이 한국 사회에서 일하고, 아이도 낳고, 교육도 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 같은 이주노동자 센터나 노동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불을 지핀다고는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온 국민이 의식이 바뀌어서 정부의 그릇된 노동정책에 항의하고 다문화가정들과 같이 살려고 연대하려고 해야 합니다. 소수자의 인권을 중시하는 인식과 함께 살아가려는 인식이 필요합니다."

인터뷰 전문은 http://blog.naver.com/fuxxhostile/30095556633  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오산이주노동자 센터 : www.owcc.or.kr / 031-372-9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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