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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한 식사가 운명을 바꾼다

[서평] 책 <절제의 성공학>을 읽고

등록|2010.10.18 11:54 수정|2010.10.18 14:23
일찍이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조지 버나드 쇼는 '음식에 대한 사랑처럼 진실된 사랑은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이를 증명하듯 대다수의 사람들은 입에 맞는 음식 앞에서 솔직한 욕구를 드러내곤 한다. 맛집 앞에 줄 서서 기다려 먹는 수고도 마다 않고, 뷔페식 레스토랑에서는 평소 쉽게 먹기 힘든 음식들을 접시에 담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인다. 음식의 홍수 속에서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이렇듯 혀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다채로운 노력을 기울인다.

그러나 오감을 자극하는 식사를 즐기는 문화 속에서, 많은 이들이 다양한 질병을 앓는다. 과식과 폭음으로 인한 위장병, 원인 모를 우울증, 체중에 대한 강박관념과 무리한 다이어트 등. 좋은 음식을 배부르게 먹으면 정신적으로도 더욱 풍요로워져야 할 텐데, 소박한 식사를 하던 과거보다 지금의 사람들은 꽤나 더 많은 문제를 안고 사는 듯 보인다.

18세기 일본 조정에서 대일본(大日本), 일본중조(日本中祖)라는 파격적인 칭호를 받았던 일본의 운명학자인 미즈노 남보쿠는 식사와 운의 상관 관계에 대해 오랜 기간 연구한 사상가이다. 그는 어려서 부모를 잃고 술과 도박을 일삼다가 감옥에 갔고, 감옥에서 가난하고 죄지은 사람들의 생김새가 성공한 사람들과 다른 것을 발견했다고 한다.

소박한 식사가 운명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 연구했던 미즈노 남보쿠

그리하여 관상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한 그는 3년간 이발소에서 얼굴 모양을 연구했고, 다음 3년은 목욕탕에서 벗은 모습을 관찰했고, 마지막 3년은 화장터 인부로 일하며 죽은 사람들의 골격과 생김새를 살폈다. 이렇게 9년간의 수업을 마친 후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그는 3000 명의 제자를 거느리며 관상과 운명에 관한 수많은 저서를 남겼다.

▲ 책 <절제의 성공학> 표지. ⓒ 바람

그의 철학이 고스란히 담긴 책 <절제의 성공학>(바람 펴냄)은 과식이 인간의 삶에 미치는 영향과, 소박한 식사와 운과의 관계에 대한 통찰력이 엿보이는 내용으로 혀의 욕구에 민감한 현대인들에게 가히 귀감이 될 만한 명저다. 오랜 기간 사람을 관찰하며 쌓은 내공이 배어 있는 책으로 구구절절 옳은 말씀에 첫 페이지부터 마지막 페이지까지 흘려버릴 말이 단 한 줄도 없다.

음식은 몸 안을 꾸미는 재료로 그 성질은 음(陰)입니다. 음은 조용하고, 화려하지 않은 성질을 갖습니다. 옷과 집은 몸 밖을 꾸미는 재료로 그 성질은 양(陽)입니다. 양은 화려하고 아름다운 성질을 갖기 때문에 아름답게 꾸미는 것 자체가 흉이 되지는 않습니다. - 책 <절제의 성공학> 중에서

저자 미즈노 남보쿠는 좋은 운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생활, 소박한 식사를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사람의 몸은 자연의 일부이므로 자연식을 해야 몸이 건강해지는 동시에 정신도 명쾌해진다. 몸의 기흐름이 좋으면 마음도 안정되고, 절로 운명이 반듯해진다는 주장이다. 저자 자신도 밑바닥 인생을 살며 죽을 고비를 여러 번 넘긴 후에야 간소한 식사를 통해 건강을 되찾고 운명학자로 성공할 수 있었다고 한다.

무절제한 생활을 하는 사람이 성공할 수 없는 이유

또한 저자는 소박한 식사와 더불어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것이 운을 높이는 지름길이라고 말한다. 해가 솟아오를 때의 기운은 성공의 기운이며, 그 기운을 받지 못하면 온몸의 기가 제대로 돌지 못한다는 것이다. 아침에 늦게 일어나는 사람은 자연히 규칙적인 식생활을 영위할 수 없게 되고, 악순환이 반복되면 몸은 좋지 않은 기운을 띄게 된다.

사람들은 누구나 마음속에 자신만의 꿈을, 성공에 대한 기대감을 품고 산다. 수많은 사람들이 성공을 원할 진데 정작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내는 이들은 몹시 소수인 듯 보인다. 저자는 이에 대해서도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사람이 혼신을 다해 한길로 가고자 하면 태산이라도 뚫을 수 있는 것이라오. 한길을 추구하다보면 성공하지 못할 일이 없소. 다 쓸데없이 시간을 낭비하고 스스로 노력하지 않기 때문에 성공하지 못한단 말이오. 수백만의 군사가 사방을 포위한다 해도 필사적으로 한 곳만을 뚫으면 살아서 훗날을 기약할 수 있는 것이오. (중략) 당신이 쓸쓸한 인생을 살고 싶지 않다면 한 가지를 끝까지 이룬 후에 다른 것을 시작하시오. - 책 중에서

정리해 보면 검소한 식사로 위장을 편안하게 해 몸의 기운을 돋우는 것, 아침에 떠오르는 해의 기운을 받는 것, 그리고 혼신을 다해 한 길을 가는 것 등이 저자가 밝힌 성공의 비결이라 할 수 있겠다. 의외로 단순명쾌하지만 많은 이들이 지키지 못하는 것들이기도 하다.

책은 '절제'를 최우선의 덕목으로 꼽는다. 세상만물을 함부로 대하면 세상 모든 것들에게서 버림받기 십상이기 때문이란다. 늘 사람뿐 아니라 자연과 주위 물건들을 모두 소중히 대하면 그 복이 자기 자신에게 돌아올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또한 남기는 음식이 아까워 배가 부른데도 억지로 입에 집어넣는 것은 '입에 똥을 넣는 행위'라며 강하게 비난한다.

절제를 최우선의 덕목으로 꼽는 책... 보석같은 교훈으로 가득

책에는 식사를 절제하고 몸가짐을 바로 해 인상과 운명이 바뀐 사람들의 일화도 담겨있다. 자기 자신의 단점을 자각하지 못한 채 왜 이런 인생을 살 수밖에 없느냐고 불만을 표하는 이들에게 저자는 쓴 소리를 아끼지 않는다. 얇고 가독성도 뛰어난 이 책은 머리에 쏙쏙 들어오는 내용들로 몸도, 정신도 쉬이 지치기 쉬운 현대인들에게 보석같은 교훈을 준다.

옛 말에 입에 쓴 약이 몸에 좋다했다. 책을 읽는 내내 엄한 스승에게 종아리를 맞는 기분이어서, 책장을 넘길 때마다 정신이 번쩍 번쩍 들곤 했다. 자신의 현재 생활을 점검하고, 한 단계 위로 나아가고픈 사람이 읽고 실천한다면 운이 좋은 사람이 되어 건강한 인생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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