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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구대 암각화 주변, 안전 대책 필요"

최근 추락사로 안전 우려... 김진영 시의원 "시민이 우선"

등록|2010.10.20 14:46 수정|2010.10.20 15:16
점차 훼손되고 있는 국보 반구대 암각화의 보존문제를 놓고 수년간 울산시와 문화재청의 이견 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지난 10월 19일 열린 행안위의 울산시 국정감사에서도 이 문제가 주요 이슈로 다뤄졌다.

높이 3m, 너비 10m의 'ㄱ'자 모양으로 꺾인 절벽암반에 여러 가지 모양이 새겨져 있는 국보 제285호 반구대암각화(울주군 언양읍 대곡리 산234-1)는 선사시대 사람들이 자신의 바람을 기원하며 육지동물과 바닷고기, 사냥하는 장면 등 총 75종 200여 점을 새겨놓은 세계적인 문화유산이다.

문제는 반구대암각화가 지난 1972년 동국대 문명대 교수팀에 의해 발견되기 전인 1965년 인근에 사연댐이 축조되면서 매년 4~8개월 간 침수와 노출을 반복하면서 암각화 표면이 훼손되고 있다는 것.

암각화 보존을 위해 댐 수위를 낮추라는 문화재청과 시민의 식수를 위해 댐 수위를 낮출 수 없고 대신 수로를 변경하겠다는 안을 내놓고 있는 울산시의 논쟁이 이날 국감에서도 이어졌다. 이날 국회의원들은 여야 할 것 없이 댐 수위를 낮출 것을 주문했다.

하지만 국회의원들이 간과한 것이 있다. 최근 일어난 시민 추락사고로 더 부각된 안전문제인데, 이 또한 대책마련이 시급하지만 국감에서는 다뤄지지 않았다.

▲ 지난 2월 5일 반구대 암각화를 살펴보러 간 한나라당 정몽준 전 대표가 반구대 앞의 얼음이 깨지면서 한쪽 다리가 물에 빠져 넘어지고 있다. ⓒ 경상일보



손자 구하려던 할아버지 추락사


올 추석연휴인 지난 9월 23일 오후 2시 반쯤 사염댐에서 반구대 암각화로 가는 길에서 60대 남성이 낭떠러지로 떨어진 손자를 구하려다 익사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관람객이 암각화를 보기 위해 왕래하는 이 길은 폭이 2.5m로 협소하고 차량이 함께 통행해 평소 안전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다.

김진영 울산시의회 의원은 국감을 보름 앞둔 지난 6일 울산시에 이번 사고를 들어 안전 대책을 요구했다. 그는 "반구대 암각화 진입로는 협소하여 차와 사람이 같이 통행하기 힘들고, 길옆은 급경사의 낭떠러지"라면서 "그 길을 걸어가는 시민들은 차가 오게 되면 옆으로 비켜설 공간이 없으며 자칫 미끄러지면 바로 물속으로 떨어질 수 밖에 없는 지형"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이토록 위험한 길에 시민들의 안전을 보호할 안전펜스 같은 시설도 없고, 혹시 모를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구명기구도 없었다"며 "반구대 암각화 진입로 전체에 대하여 보행하는 시민들의 입장을 고려해 안전펜스와 구명기구를 설치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반구대 암각화는 암각화와 박물관으로 인해 상시적으로 관광객이 찾아오는 곳"이라며 "이 때문에 시설물만 설치해서는 부족하며, 상시적인 안전요원을 배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울산시는 김진영 의원이 제시한 것 중 어느 것 하나 할 수가 없다는 답변을 내놨다. 안전펜스는 차량통행 회전이 불가해서 안 되고, 구명기구는 장소가 마땅하지 않고, 안전요원은 인력증원과 실효성문제가 있어 안 된다는 답변이었다.

김진영 의원은 20일 열린 울산시의회에서 다시 울산시의 무성의를 지적했다. 그는 "시민의 안전 보장을 촉구하는 질의였는데,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하는 것은 시민들의 생명과 안전에는 아무런 관심도 없다는 것 아니냐"고 따졌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앞으로 유사사고가 재발 한다면 모든 책임이 울산시 행정에 있음을 잊어서도 안 될 것"이라고 했다.

또 김 의원은 "반구대암각화는 암각화 자체뿐만 아니라 주변경관까지 소중하게 보존해야 할 세계적인 문화유산임은 잘 알고 있고 그래서 주위를 훼손하진 않는 안전요원 배치까기 제안을 했던 것"이라며 "인원증원과 실효성에 문제가 있다면, 안전펜스는 설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의원은 "현재의 길이 좁아 설치가 불가하다면 차량을 통제해야 하는 것이지 사람이 위험을 감수하라는 것은 맞지가 않다"며 "울산시민과 반구대를 찾는 많은 관람객의 안전을 위해서 좋은 방법을 찾아달라"고 재차 촉구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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