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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한 발걸음에 짓밟힌 곤충을 위한 '기도'

한라산 등반 중 만난 짓밟힌 곤충들···그들을 살피는 것이 사람의 도리

등록|2010.10.25 16:58 수정|2010.10.25 17:01

▲ 한라산 윗세오름에서 영실로 이어지는 빼어난 비경 ⓒ 오창균



오마이뉴스 10주년 기념으로 한라산 등산에 초대 되는 행운을 얻었다. 세번째 제주여행 이지만 등산은 처음이다. 산을 오르는것도 몇년만이라서 나의 체력을 측정해보는 기회도 되고, 한라산에 처음으로 안겨보는 설레임에 등산로 입구에서 긴 숨을 들이쉬며 간단한 몸풀기를 하고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 산을 오르는 발길속에서 생사의 기로에 선 생명들이 있음을 알았으면 한다 ⓒ 오창균



등산코스는 어리목-윗세오름-영실까지 8km정도로 탐방로는 비교적 완만해서 힘겨운 등산은 아니였다. 서서히 단풍이 물들어 가는 주변으로는 괴암과 병풍같은 절벽들이 펼쳐져 있어서 한 폭의 그림을 보는 것 같은 착각도 들었다. 여기저기서 탄성도 들려오고 사진으로 담아가고 싶을 만큼 한라산의 비경은 매우 아름다웠다.

▲ 한라산에는 지렁이과의 곤충이 유달리 자주 보였다. ⓒ 오창균



▲ 등산로 곳곳에 작은 생명들이 짓밟히고 있었다. ⓒ 오창균



이렇게 빼어난 한라산의 자태에 취한 탓일까? 사람들의 무심한 발걸음에 소리없는 비명으로 생을 마감하는 생명들이 곳곳에서 눈에 자주 띄었다. 어느 순간부터 숫자를 세다가 스무번 정도에서 포기하고 저 생명들이 번뇌없이 삶을 마감했기를 빌었다. 지금 이순간에도 산을 밟고 있는 무수한 발길속에서 생사의 기로에 선 곤충들을 살피는 것도 산을 오르고
자연을 보호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의 도리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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