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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오코리아대책위 "먹튀 해외자본 혼내 달라"

천안 출발 서울 프랑스대사관까지 도보행진...'수수방관' 정부와 지자체 질타

등록|2010.10.26 19:08 수정|2010.10.26 19:08

▲ 25일, 발레오공조코리아 해고 노동자들이 거리시위를 벌이고 있다. ⓒ 윤평호


일본 및 프랑스 해외 원정 투쟁, 해고 노동자들의 공장 노숙 투쟁, 용역경비들과 싸움, 천안에서 주한 프랑스 대사관까지 도보 행진….

흑자를 내던 중 돌연 청산절차를 밟아 해고된 천안 발레오공조코리아(충남 천안시 입장면 기로리) 노동자들의 최근 1년간의 투쟁일지다. 

해고 1년을 맞아 충남지역 정당 및 지역 부문 등 23곳이 참여하고 있는 '발레오 정상화 충남대책위원회'가 한 목소리로 위장폐업 철회와 성실한 교섭을 촉구하고 나섰다. 

충남대책위는 26일 오전 11시 충남도청 브리핑룸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오늘은 수년간 흑자를 기록하던 발레오공조코리아가 회사 청산을 선언하고 노동자 전원을 해고한 지 1년이 되는 날"이라며 위장폐업 철회와 발레오 본사 직접교섭을 통한 공장 정상화를 촉구했다.

이들은 "경영상태가 건실했음에도 불구하고 전형적인 먹튀행각을 벌인 것은 OECD가 정한 다국적 기업의 가이드라인마저 위반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더욱 경악스러운 것은 회사 청산 이후에도 회사 인수시 확보한 제품영업권을 그대로 유지, 제 3국의 제품을 들여와 납품하고 있다"며 "이는 위장폐업이 명백함을 보여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자동차 동력전달 장치인 에어컴프레셔를 생산해온 천안의 발레오공조코리아가 회사를 청산한 뒤에도 중국과 일본, 태국 등으로부터 관련 부품을 들여와 르노삼성 등에 납품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책위는 "이는 외국자본의 입장만 살피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임이 크다"며 "사태해결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발레오 회사(본사 프랑스)에 대해서는 위장폐업 철회 및 정상화를, 충남도에는 중앙정부에 외국자본의 일방적 철수에 따른 대책과 규제방안 마련을 요청하고 노동자들의 생계대책을 마련해 지원할 것을 각각 요구했다.

이에 대해 충남도 관계자는 "민주노총 충남지역본부와 협의체를 구성, 구체적 현황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금속노조는 해고 노동자들과 함께 지난 25일부터 27일까지 발레오공조코리아의 정상화를 요구하며 천안을 출발 서울 프랑스 대사관까지 도보행진을 벌인다. 26일 오전 11시에는 프레스센터에서 G20 정상회의와 관련 방한하는100대 CEO들을 상대로 외신기자들과 '외국 투기자본 피해 고발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이들은 27일 오후 3시 30분 도보행진의 종착지인 프랑스대사관 앞에서 집회를 갖고 항의서한을 전달할 예정이다. 또 같은 날 오후 7시에는 천안 공장에서 투쟁 1주년 문화제를 개최할 예정이다.

한편 대한공조는 1987년 일본 젝셀사와 한국 주주가 각각 50%씩 지분으로 설립한 자동차 에어컨용 컴프레서 생산 업체로 지난 2003년 프랑스 자본인 발레오가 지분을 모두 인수했다. 이어 2005년 10월 회사 이름도 발레오공조코리아로 바뀌었다.

하지만 지난 2009년 10월 회사 측은 관리직 전원을 포함해 사원 80여 명을 정리해고하고 10월 26일 일방적으로 공장 폐쇄와 청산을 발표했다. 희망퇴직에 응하지 않은 노동자들에게는 퀵 서비스로 해고 사실을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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