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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오 "C&그룹 알지도 못하는데 언론이 짜깁기해서..."

검찰 수사 가이드라인 발언 비판에 '언론 탓'... "우려 줬다면 미안"

등록|2010.10.29 20:49 수정|2010.10.29 21:50

▲ 이재오 특임장관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운영위원회 특임장관실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유성호


C&그룹 비리를 수사하고 있는 검찰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이재오 특임장관이 책임을 언론 탓으로 돌렸다.

이 장관은 29일 국회 운영위원회의 특임장관실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당시 시앤(C&)이 회사 이름인지도 몰랐고 수사가 어느 정도 진행됐는지도 몰랐다"며 "'야당 의원들이 이번 수사가 자기들을 겨냥하고 있다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원론적인 답변을 한 것일 뿐"이라고 밝혔다.

이 장관은 지난 23일 <서울신문>과 한 인터뷰에서 "집권당이 야당 탄압을 위해 사정정국을 만들거나 특정인을 손보기 위해 하는 수사는 없기 때문에 염려할 것이 없다"며 "지금 야당에서 문제되는 사람들이 있다면 집권 시절의 문제일 것이고 정확히는 구 여당 것도 수사한다고 하는 것이 맞을 것"이라고 말해 파문을 일으켰다. 정권의 최고 실세인 이 장관이 검찰 수사가 구 여권을 겨냥하고 있음을 확인한 것으로 해석된 탓이다.

이 장관은 이날 국정감사에서 야당 의원들의 추궁이 이어지자 "해당 신문이 거두절미하고 자극적인 이야기만 뽑았다"며 "등산 중에 기자가 따라와서 계속 물었고 인터뷰를 한다고 느낄 만한 상황이 아니었다"고 거듭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 장관은 또 당시 인터뷰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인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에 대한 수사와 관련해 "천 회장이 현 정권의 위력을 빌려 부패한 것은 아니다"라고 언급한 것에 대해서도 "천 회장이 이명박 정부에서 공직에 있었던 것도 아니고 정부 권력을 등에 업고 자리를 이용한 것도 아니지 않느냐"며 "개인적으로 사업상 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야당 의원들은 "의도적인 거짓말"이라며 이 장관을 질타했다. 조영택 민주당 의원은 "천 회장이 임천공업으로부터 대출 편의를 봐달라, 대우조선해양의 하도급 물량을 늘려달라는 청탁을 받고 수십 억을 받은 것은 2008년 전후에 일어난 일"이라며 "이 장관이 모르고 한 이야기가 아니라 의도적으로 거짓말을 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당 홍영표 의원도 "특임장관이 마치 검찰청으로 자리를 옮긴 것 같다"며 "살아 있는 권력인 이명박 정권하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막강한 실세가 단정적으로 이야기한 것은 검찰에 수사 지시를 내린 것과 같다"고 비판했다.

이 같은 비판에 대해 이재오 장관은 "언론이 짜깁기한 것이지만 제 발언에 야당과 국민들이 우려했다면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사과 뜻을 밝혔다.

▲ 이재오 특임장관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운영위원회 특임장관실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증인선서문을 김무성 위원장에게 전달한 뒤 허리를 숙여 인사를 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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