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외교부 "'예멘 송유관 사건' 성격·배후 규정 곤란한 상황"

G-20 앞두고 파장 우려해 신중한 태도... "알 카에다 소행인지 아직 확인된 것 없어"

등록|2010.11.03 11:24 수정|2010.11.03 11:24
예멘 남부 샤브와주에서 한국석유공사가 운영하는 송유관이 폭탄공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정부가 이 사건에 대해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3일 오전 이번 사건에 대해 "알 카에다의 소행이라고 우려하는데 아직 아무것도 확인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알 카에다 주도설은 AFP통신이 알 카에다 아라비아반도지부(AQAP)가 송유관 폭파를 주도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하면서 제기됐다. 이 당국자는 "AFP가 처음에는 알 카에다가 관련돼 있다는 보도를 냈는데 그 이후로는 이에 대한 보도를 하지 않고 있다"면서 "예멘에는 부족 갈등도 심각하다"고 말했다. 각종 공사에서 배제된 예멘의 지방 부족들이 이에 대한 불만 표시 차원에서 송유관을 폭파하는 사례도 있다는 점을 상기시킨 것이다.

그는 "현장에서 폭발물 잔해가 발견됐기 때문에 폭발에 의한 파손으로 추정하지만, 아직까지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으며 전문가들이 이 잔해에 대해 조사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화재 발생 원인에 대해서는 "주예멘 대사관 보고에 따르면 송유관 자체 화재는 아니"라면서 "지하에서 누출된 원유가 표면으로 나오면서 일광이나 고온에 의해 자연발화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외교통상부는 2일 밤에는 화재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전했었으나, 이 당국자는 이를 수정했다.)

그는 총괄적으로 "현재로서는 사고 성격과 배후를 규정하기 곤란한 상황"이라면서 "(이전에) 예멘에서 우리 국민을 겨냥한 테러가 있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테러가 아니냐고 생각하기 쉽지만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현재까지 이번 사건을 '송유관 파손'으로 표현하고 있다.

정부의 이같은 신중한 태도는, G-20정상회의가 다음 주로 다가온 상황에서 안전문제에 대한 불안감 확산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 당국자는 이번 사건의 피해 규모에 대해서는 "송유관이 지하 2~3미터 지점에 매설돼 있기 때문에 추산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경사 부문 중간지점에서 사고가 났다는 점에서 원유가 많이 유출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아직 사고 규모와 성격을 규정하기는 이르기 때문에, 대테러 중점공관(38개국)에 일차적인 사건 전파를 했으며 우리 국민과 기업의 안전에 신경 쓰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