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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하무인 대전국토관리청, 어찌하오리까?"

대전시민행동 등, 대전국토관리청 앞 촛불시위

등록|2010.11.05 10:19 수정|2010.11.05 10:19

▲ 대전지역 시민 200여 명이 4일 저녁, 대전지방국토관리청 정문 앞에서 촛불을 밝히고 4대강 사업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 심규상


▲ 대전지방국토관리청 중앙현관 앞에 내걸린 '충청의 젖줄, 금강을 살리겠습니다'라는 문구가 대전지방국토관리청이 금강 살리기 사업에 치중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 심규상


- "언론이 취재하면 환경단체 대표와 면담 못 한다."

- 환경단체 대표가 항의서한문을 건네자 "거기 놓고 가십쇼" 하며 먼저 퇴장
- "나는 뭐가 잘못된 것인지, 뭐가 하자가 있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이는 지난달 29일 대전지방국토관리청 직원들과 유인상 청장이 사전환경성검토를 받지 않은 채 불법공사를 벌인 것에 항의하기 위해 찾아간 환경단체 대표들에게 보인 언행이다. 대전국토관리청 관계자들은 취재진이 있는 자리에서 환경단체 대표들에게 거듭 '왜 기자들을 데리고 왔냐'고 말해 언론인들을 타의에 의해 움직이는 줏대 없는 사람들로 폄훼하기까지 했다. (관련 기사 : "안하무인 대전국토관리청장"... 항의서한 전달에 "놓고 가라")

4일 저녁, 불법을 저지르고도 지나치게(?) 당당한 대전지방국토관리청장 등의 태도를 규탄하는 촛불시위가 열렸다.

▲ 대전지방국토관리청 정문 앞을 촛불로 에워싼 시민들 ⓒ 심규상


'금강을 지키는 사람들'과 '4대강 사업 중단 대전시민행동' 소속 회원 200여 명은 이날 오후 6시 30분 대전지방국토관리청(대전 동구 용전동) 앞에서 촛불을 밝히고 4대강 사업 중단을 요구했다.

이와 관련, 금강 살리기 공사를 총괄하고 있는 대전지방국토관리청은 지난해 4월, 대전 유등 2지구 구간 중 1.8km에 대해 사전환경성검토를 받지 않고 공사를 강행했다. 대전지방국토관리청은 올해 4월경 환경영향평가 협의를 받지 않은 사실을 뒤늦게 알고서도 지난 9월까지 현장을 그대로 방치했다. 환경단체들은 해당 불법 공사 구간이 천연기념물 330호인 수달과 멸종위기종인 감돌고기를 비롯해 많은 자연 동식물이 서식하는 유등천 유일의 자연하천구간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이에 대해 이상덕 대전충남녹색연합 공동대표는 이날 규탄연설을 통해 "불법공사를 강행한 일에 항의하러 가자 대전국토관리청장이 '국정감사장에서 답변했는데 왜 또 답변을 해야 하느냐'며 시민을 깔보고 언론까지 무시했다"고 개탄했다.

민주당 대전시당 박범계 위원장은 "중앙정부가 지방자치단체와 (4대강 관련) 의사가 다르다는 이유로 '사업권을 회수하겠다'고 말하고 있다"며 "이는 헌법에 보장된 지방자치 권리를 원천적으로 부정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4대강 사업으로 내년 복지예산이 대폭 줄어들 위기에 처해 있다"며 "4대강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4대강 사업 중단 촛불 염원 ⓒ 심규상


민주노동당 대전시당 김창근 위원장은 "강을 살리기 위해서는 소하천과 지방하천에 예산을 사용해야 함에도 이명박 정부는 국가하천에 대부분의 돈을 쏟아 붓고 있다"고 "대다수 국민의 뜻에 역행하는 이명박 정부는 하야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진보신당 대전시당 김윤기 전 사무처장은 "현재 한국의 경제성장 동력은 지나치게 토건재벌에 몰려 있다"며 "토건 중심의 삶의 방식을 바꾸기 위해서라도 4대강 사업은 중단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양흥모 대전충남녹색연합 사무처장은 "대전지방국토관리청이 불법공사를 벌인 구간에는 18종의 법정보호종이 서식하고 있다"며 "그런데도 오히려 큰소리를 치고 있는 관리청을 어찌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항의의 뜻으로 대전국토관리청 정문을 비롯해 50여 미터 구간을 에워싸고 촛불을 흔들며 재차 '4대강 사업 중단'을 촉구했다.

참석자들은 충남 부여와 전북 지역 등에서 항의집회를 이어간 후 대전지방국토관리청 앞 집회를 다시 열기로 약속하고 오후 8시경 해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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