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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차기 총선 출마할 것, 민주당과 통합? 글쎄"

"결혼보다 재결합이 더 힘들어"... FTA 놓고 장하준과 대립각 세우기도

등록|2010.11.11 16:48 수정|2010.11.11 17:31
야권의 유력 대권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국민참여당의 유시민 참여정책연구원 원장이 차기 총선 출마 뜻을 내비쳤다.

유 원장은 11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2012년 총선에 출마하고 싶다"고 말했다. 유 원장이 19대 총선 출마 의사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유 원장은 출마 희망 지역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켰다. 다만 17대 지역구였던 고양갑에는 출마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현재 고양갑은 심상정 전 진보신당 대표의 지역구"라며 "나는 그 지역 유권자로서 심 전 대표에게 한 표를 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심 전 대표는 지난 6·2 지방선거에서 경기지사에 출마했다가 유 원장 지지를 선언하며 사퇴한 바 있다.

"이혼 후 재결합 가능성 낮다"... 민주당과 소통합에 회의적

▲ 유시민 참여정책연구원장. ⓒ 유성호


유 원장은 민주당 내부 등 야권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민주당과 국민참여당의 '소통합' 필요성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당원들이 민주당과의 통합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며 통합 가능성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반응이었다.

유 원장은 민주당과 국민참여당을 이혼한 부부에 비유하면서 "생판 모르는 남녀가 만나 결혼에 골인할 가능성보다 이혼 후 재결합할 가능성이 훨씬 낮다"며 "서로 너무 잘 알아 어떤 환상도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참여당 당원들의 상당수는 과거 열린우리당에 참여했다가 대통합민주신당을 만들 때 스스로 판단해 그쪽에 합류하지 않은 사람들"이라며 "이들이 왜 민주당을 떠났는지 성찰 없이 정치공학적으로 합치자고 하는 것은 무망한 일"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참여당과 통합을 주장하고 있는 이인영 민주당 최고위원 등을 겨냥하기도 했다.

유 원장은 "참여당이 제안한 야권연대를 위한 상설협의체 구성에 아무런 응답이 없는 민주당이 통합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참여당을 분리주의자로 보이게 하려는 의도로 보일 수 있다"며 "물론 이인영 최고위원의 진정성을 잘 알지만 그런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참여당을) 보쌈해 갈 생각하지 말고 연대라는 데이트를 하면서 신뢰를 쌓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민주당보다는 민주노동당, 진보신당과 통합 가능성이 더 높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유 원장은 "당의 노선 문제도 중요하지만 당의 조직이나 문화도 중요하다"며 "노선의 차이는 있어도 참여당 당원들을 보면 민노당과 진보신당 당원들과 과거부터 교류가 더 많다"고 말했다.

"재벌이 사는 20만원짜리 밥은 합법이고 소액 후원은 불법?"

유 원장은 이날 검찰의 청목회 입법로비 수사 등 현안에 대해서도 견해를 밝혔다. 그는 "예를 들어 비정규직 노동자가 비정규직의 처우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는 법안을 발의한 국회의원에게 후원금을 보내고 응원하는 것은 당연한 의회 정치 활동 아니냐"며 "이번 청목회 문제도 음성적 로비를 다소 양성화한 측면이 있는 소액 다수 후원제도의 입법취지를 제대로 살린 것인데 뇌물죄를 적용하겠다고 나선 것은 검찰의 과잉대응"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재벌들이 특급호텔에서 1인당 20만원짜리 밥을 사면서 특정 법안에 신경 써 달라고 하는 것은 합법이고 돈 없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소액으로 국회의원에게 후원한 것은 불법이냐"며 "청원경찰법 개정이 사회에 해악을 끼쳤다면 몰라도 정상적인 입법 활동에 대해 유권자들이 도움을 준 의원을 후원하는 것은 민주주의 원칙에 반히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미 양국이 추가협상을 벌이고 있는 한미FTA에 대해서는 "2007년 체결한 한미FTA 협정은 양국이 줄다리기를 하면서 겨우 이익의 균형을 맞춘 것이었다"며 "만약 그 안보다 이익의 균형이 미국 쪽으로 조금이라도 기울었다면 노무현 전 대통령이 사인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인 협상 내용이 나와봐야 정확한 평가가 가능하겠지만 우리가 받아들이기를 꺼렸던 부분을 받아주면서까지 관철시켰던 분야를 내주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FTA는 선도 악도 아니다"... 장하준과 대립각

하지만 유 원장은 "자유무역협정(FTA) 자체는 필요하다"며 미국과 FTA를 해서는 안 된다는 장하준 캠브리지대학 교수와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다.

그는 "미국이 우리보다 센 나라이기 때문이 이익이 없다는 논리로 한미FTA를 반대하는데 그럼 우리보다 약한 중국, 인도와 FTA도 해서는 안 된다"며 "우리가 중국과 인도에 손해를 끼치면서 이익을 보겠다는 것은 윤리적인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FTA는 양국의 이익 균형이 현저하게 맞지 않을 경우 문제가 될 뿐 그 자체는 선도 악도 아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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