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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티기 힘들다"... 나근형 교육감 전교조 교사 징계할듯

인천시교육청 11월말경 징계위원회 열듯... "교육자치 포기" 비난

등록|2010.11.15 20:50 수정|2010.11.15 21:36
나근형 인천시교육감이 교육과학기술부의 압력에 결국 굴복했다. 지난 9월의 징계위원회  결정을 번복하고 민주노동당 후원 혐의의 교사들을 징계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나근형 교육감과 임병구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인천지부장은 15일 오전 11시부터 30분가량 면담했다. "나 교육감은 이 자리에서 '교과부의 압력을 더 이상 버티기 힘들다'고 말했다"고 임 지부장은 전했다. 징계할 수밖에 없다는 의견을 밝힌 것이다. 이와 관련해 나 교육감의 비서관은 "단독 면담을 진행한 것이라 무슨 말을 했는지는 모르지만, 임 지부장이 말한 것이 사실일 것"이라고 말했다.

시교육청은 지난 12일 오전 11시 징계위원회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민노당 후원 혐의 교사들의 징계절차를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교육청 내부 위원들은 "법원 판결은 판결이고, 교육청의 징계는 징계 아니냐"며 외부 위원들을 설득했다. 또한 내부 위원들은 "그동안 해당 교사들이 소명할 기회를 갖지 않아 출석통보로 소명할 기회를 줘야한다"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시교육청은 수일 안에 다시 징계위원회를 열어 지난 9월 6일 '법원의 1심 판결 이후로 징계를 보류한다'는 결정을 번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교조 인천지부는 시교육청이 11월 말이나 12월 초에 징계위원회를 열어 징계 수위를 결정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시교육청이 징계절차를 다시 밟자, 전교조 인천지부와 민노당 인천시당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장을 맡아 교육 자치를 강조하던 나 교육감이 교과부의 압력에 굴복했다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김응호 민노당 인천시당 사무처장은 16일 <부평신문>과 한 인터뷰에서 "시도교육감협의회장을 맡아 누구보다 교육 자치를 강조해야할 나 교육감이 교과부의 압력에 굴복한 것은 인천교육계 수장으로서 창피스러운 일"이라며 "법원의 1심 판결 이후로 징계를 연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동수 전교조 인천지부 정책실장은 "시교육청이 징계위원회의 결정을 번복하는 것은 스스로 법령을 어기는 꼴"이라며 "징계를 강행한다면 인천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전교조의 큰 저항에 부딪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민노당 인천시당과 공직자들은 지난 11일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노당 후원 혐의 등으로 기소된 전교조 소속 교사들의 징계를 사법부 판결 이후로 연기할 것을 시교육청에 촉구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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