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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인권위 상임위원에 '뉴라이트' 홍진표 추천

"인권위, 정권 이익에 따른 나눠먹기식·보은식 자리로 전락"

등록|2010.11.18 15:20 수정|2010.11.18 15:20
18일, 한나라당이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에 뉴라이트 진영에 속하는 홍진표 사단법인 시대정신 이사를 추천했다. 대통령 추천 상임위원으로 '친정부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김영혜 변호사가 임명된 데 이어 다시 보수 성향 인물이 추천된 것.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현병철 인권위원장에 대한 정부와 여당의 힘 실어주기가 이어지는 모양새다.

▲ 홍진표 사단법인 시대정신 이사. ⓒ 오마이뉴스 권우성

홍 후보는 지난 1일 현 위원장의 독단적 조직 운영에 반발해 사퇴한 문경란 상임위원의 후임으로 추천됐으며 국회는 25일 본회의 때 홍진표 상임위원 추천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홍진표 후보는 서울대 총학생회 사무국장과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본부 간사, 자주평화통일민족회의 조직국장 등 재야 활동을 했다. 그러나 이후 전향해 바른사회를위한시민회의 정책실장, 뉴라이트재단 이사 등을 거쳐 현재는 사단법인 시대정신 이사직과 계간 <시대정신> 편집인을 맡고 있다.

홍 후보자는 2008년 7월 '광우병 위험 미국 쇠고기 반대' 촛불시위 후 청와대 시민사회비서관으로 내정됐으나 '강경 보수주의자로서 시민사회와 어떤 소통을 할 수 있겠느냐'는 비판이 일어 교체된 인물이기도 하다.

이러한 홍 후보자의 내정으로 인권위의 내홍은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시민사회단체도 즉각 반발하고 있다. 새사회연대는 홍 후보자 추천 소식이 알려지자 곧장 성명을 발표해 "추천 절차를 전면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 단체는 "불통 선언 청와대에 이어, 한나라당이 또다시 국민 의견을 무시하고 인권과 상관없이 정치적 활동을 해왔던 인사를 위원으로 추천하여 인권을 이념화, 정치 도구화한 것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청와대와 한나라당이 이런 반인권적, 친정부적 인사를 추천한 것을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성토했다.

"홍진표는 적극적으로 정권 옹호한 인물"

이어 이 단체는 "홍진표는 그동안 청와대 시민사회비서관으로 거론됐을 만큼 정권에 매우 충실한 인사로 공정성, 독립성을 유지해야 할 인권위원으로는 매우 부적절하다"며 "지난 촛불집회를 '거짓과 광기의 100일'이라며 비난했고 전교조 해체를 공개적으로 주장해왔으며, 인권 침해와 위헌 논란을 일으킨 G20특별법이 안전을 위해 당연한 것이었다는 매우 반인권적 인식을 드러내며 정권 옹호의 입장을 적극 표명해왔다"고 밝혔다. 

새사회연대는 "현병철 퇴진 등의 국민적 요구가 확산되고 위원들이 줄줄이 사퇴하는 와중에도 명색이 집권여당인 한나라당은 그간 단 한 차례도 입장을 발표하지 않는 등 매우 편협하고 반인권적 정치 인식을 드러내왔다"며 "이제 국가인권위는 정권의 이익에 따른 나눠먹기식·보은식 자리로 전락하고 독립성을 완전히 침해당했으며 실제로 존폐를 다투는 극단의 위기에 처했다"고 비판했다.

이 단체는 "국회는 현병철 위원장이 사퇴하고 국가인권위 독립성 보장을 위한 제도가 마련되어 정상화될 때까지 위원 추천 과정을 전면 중단하고 국가인권위 독립성 보장과 인선절차 개선을 위한 논의를 즉각 시작해야 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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