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절인 배추어머님은 딸과 손주 줄 김장을 담그셨습니다. ⓒ 김민수
오늘은 2차로 김장하는 날입니다.
▲ 절인 배추소금에 절여진 배추를 깨끗이 씻어 물기를 빼고 있는 중입니다. ⓒ 김민수
소금에 잘 절인 배추를 씻어 물기를 뺍니다. 남한산성에서 사온 배추입니다. 밭에서 직접 베어온 것이라 그런지 더 싱싱하게 느껴집니다. 노란 속을 먹어보니 고소합니다.
▲ 무채김장배추 속에 들어갈 무채, 올해는 내가 무채담당이었다. ⓒ 김민수
맛난 배춧속을 자꾸만 먹는 내가 거슬렸는지 어머니는 내게 과제를 주십니다. 부채를 써는 일입니다. 옛날처럼 칼로 일일이 써는 게 아니라 강판 같은 것을 놓고 죽죽 긁어주기만 하면 기다란 무채가 국수처럼 밀려나옵니다.
▲ 쪽파와 갓갓과 쪽파도 숭덩숭덩 썰어서 속에 집어 넣습니다. ⓒ 김민수
쪽파에 갓까지 양념에 넣으려고 준비하셨습니다. 우리집 김장할 때에는 갓을 넣지 않았는데, 딸내미와 손주 줄 김장김치는 양념이 더 풍성합니다. 이미 시집간 지 30년도 넘었는데, 늘 자식 생각을 하시는 어머님을 보면 부모사랑이라는 것이 뭔지 돌아보게 됩니다. 아무리 돌아봐도 감이 잘 오질 않습니다.
▲ 속 버무리기무채, 마늘, 생강, 새우젓, 액젓, 고춧가루, 쪽파, 갓, 매실주 등을 넣고 버무리면 속이 완성됩니다. ⓒ 김민수
드디어 무채에 각종 양념을 넣어서 버무립니다. 김치는 손맛이라고 하는데, 고무장갑이 동원되었습니다. 그래도, 어머니는 손맛이라며 끝내 장갑을 끼지 않으십니다. 손맛, 그것을 전해 주고 싶으신 것이겠지요.
▲ 배추김치이제 서서히 배추김치가 완성되어 갑니다. ⓒ 김민수
조금씩 먹음직스러운 모습으로 변해 갑니다. 노란 배춧속에 양념을 넣어 한 입 베어무니 또 다른 것들이 먹고 싶어집니다. 누님은 김치통만 가지고 오기 뭐했는지, 보쌈용 돼지고기를 사왔습니다. 아내가 분주해 집니다. 난리법석, 이게 사람사는 맛이지요.
▲ 김장배추잘 담근 김장김치는 딸과 손주 집으로 보내졌습니다. ⓒ 김민수
짜쟌~, 드디어 완성되었습니다. 올해 잠시동안 배춧값 파동이 있어 김장을 어찌하나 걱정하셨던 어머니, 우리 집 김장 끝내고 딸내미하고 손주들까지 김장 김치를 담그고 나니 속이 다 시원하신가 봅니다.
김장, 옛날처럼 큰 잔치판을 벌이지는 않았습니다만, 어머니의 마음은 그 옛날 김장 담그던 날과 같으신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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