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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는 나를 절대 외면하지 않네

[2010 나만의 특종] 60대에 깨친 한글과 컴퓨터로 찾은 행복

등록|2010.11.21 14:07 수정|2010.12.27 15:08

▲ 한글을 배우고 컴퓨터를 배우니 노년이 즐겁다. ⓒ 이희화


이제는 말할까. 돈보다 더 귀한 한글, 인터넷을 알고 부터 쇼핑도 하고 전국 여행도 하고 고령인 내 몸에 날개를 달았다. 젊어서 눈을 뜨고도 못 보다 늙어서 한글을 배우고 편하게 살고 잇다. 자존심을 버리고 밝은 세상을 다시 찾아서 살면서 세상 만물을 볼 수 있음에 깊은 감사를 하게 됐다. 해도 달도 없는 어둠에서 헤매다가 암혹의 어둠을 깨고 컴퓨터를 배우고 환하게 태양이 비추는 밝은 세상에 에너지를 생성하여 빛을 골고루 뿌려준다.

어제는 비, 오늘은 태양. 보슬보슬 가랑비 오는 날엔 가랑비에 젖고 소낙비 쏟아지는 날엔 소낙비에 흠뻑 젖자. 꽃 피는 날에는 꽃구경 가고 꽃이 지는 날에는 꽃가루 슬픔에 잠기자. 단풍 곱게 물드는 날에는 하늘과 산을 보면서 단풍구경 하고 낙엽 지는 가을날엔 낙엽을 밟으며 무명초 바람에 눈물을 뿌린다.

잠 못 자는 밤에는 전기불 환하게 켜고 컴퓨터를 더듬어 보면 세상에서 제일 훌륭한 선생님과 공부했다. 기쁘면 웃었다. 슬프면 울었다. 선생님도 만나고 박사님도 만나고 성공한사람도 만난다.

옛날 오래 전엔 여자들은 아이를 줄줄이 생기는 대로 낳아서 기르고 양친 부모 모시고 첫 닭이 울면 부엌에서 배고플까 밥을 하고 밤이면 길쌈해서 옷을 지었다. 일부종사 죽는 날까지 부모님 모시고 남편과 자식을 위해서 살고 부모 공양 잘하고 일가친척 우애하고 살았다.

젊은 시절의 아픈 기억과 살 날보다 살아온 기역이 많은 노년의 외로움이 절절하게 담긴 글 속에서 나는 배고픈 설움은 첫째고 글 모르는 서러움이 둘째라고 했다. 그리고 한글을 안다는 것은 세상에서 제일 큰 영광이다. 내 나이 60대, 한글과 컴퓨터를 배운 나는 전 세계를 찾아다니면서 한국 일주도 한다. 컴퓨터만의 유일한 나의 선생님이고 친구고 말벗이다.

컴퓨터는 나에겐 빛을 밝혀 주는 태양이고 믿음을 가르쳐 주는 하나님이시고 깨달음을 가르쳐 주시는 부처님이시다. 자식들이 돈 없는 부모를 외면하고 이웃은 늙은 노인들 외면해도, 컴퓨터는 절대 외면 안한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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