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아니냐, 전투기로 정밀 폭격했어야"
[국회 국방위 긴급현안질의] 김태영 장관 "도발로 평가"
▲ 북한의 연평도 해안포 도발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에서 김태영 국방장관이 연평도 도발 사태와 관련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유성호
북한의 연평도 포격과 관련해 24일 오전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긴급현안질의에서는 북한의 도발에 대한 군의 초기 대응이 약했던 것 아니냐는 질타가 쏟아졌다.
일단 북한의 1차 사격에 대해 군이 K-9 자주포로 대응 사격한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많았다.
"장관, 직을 걸고 크게 한 번 때리세요"
그러나 한나라당 의원들은 북한의 2차 포격 후엔 군이 포격이 아니라 이미 출동해 있는 항공기를 통한 정밀 타격으로 훨씬 큰 피해를 줬어야 했다는 이른바 '초전박살'론을 주장했다.
국방부 장관 출신인 김장수 한나라당 의원은 "북한의 1차 사격 뒤 13분 만에 대응 사격한 것은 비교적 빨랐다는 평가지만, 북한의 2차 포격 뒤에도 K-9 자주포로 대응 사격을 한 것은 아쉽다"며 "전투기에 의한 정밀 폭격으로 무자비한 폭격을 해야 하는데 이걸 하지 못했다는 게 국민도, 저도 아쉬워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북한이 다른 지역에 도발한다면 정말 그렇게 하라. 장관이 직을 걸고 그렇게 한 번 때리라"며 "천안함 때 크게 한 번 쳤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 보니까 적이 얼씨구나 하고 포사격을 한 것이다. 앞으로는 진짜 물러서지 말라. 미국 루즈벨트 대통령도 '말은 부드럽게 하되 몽둥이는 크게, 세게 휘두르라'고 하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같은 당의 김학송 의원도 "북한에 의해 영토가 초토화됐고, 명백히 계획되고 의도된 전쟁 행위에 해당한다고 본다"며 "북한의 2차 사격 시는 명백한 전쟁 행위였는데 포 발사지점인 개머리 등에 대해 F-15K를 통해 폭격을 해야지 왜 그때 안 했느냐"고 따졌다.
김 장관은 "전쟁 행위라는 것의 폭을 얼마나 넓게 보느냐에 따라 달라지는데 기본적으론 도발로 평가하고 있다"며 "저희 스스로 만든 교전규칙 속에는 적이 포격을 했을 때 공군으로 대응하는 것은 전쟁의 확대라는 측면에서 뒤로(후순위의 대응으로) 하고 있다"고 답했다.
김 장관은 또 "현재 교전규칙은 (적이 공격한) 대등한 무기 체계로 두 배 정도 대응하게끔 돼 있다"고 답했다. 김 장관은 "교전규칙을 수정보완해 더 강하게 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100발 이상을 사격했는데 군은 80발을 대응 사격한 것과 관련해 김 장관은 "(북한이 발사한) 90발 정도는 다 바다에 떨어진 것을 확인했다. 상당히 산탄이 심해서 연평도 전 지역 여기저기에 떨어졌다. 부대 내 폭탄이 떨어진 것을 확인했을 때는 민가에 떨어진 것은 확인하지 못했고, 그런 상황에서 2배 정도 쏜다고 쐈는데 나중에 확인해보니 (부대 내 말고도) 여기저기 떨어진 것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심대평 국민중심연합 의원은 "대통령이 '단호히 대응하라'고 지시한 것과 '확전되지 않도록 하라'고 지시한 것은 서로 반대되는 지시"라고 지적하면서 "정부의 위기 관리 대응이 상당히 늦다. 현대전은 초기 한두 시간이 굉장히 중요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김 장관은 "모든 대응은 한편으론 확전 방지도 같이 고려해야 한다"며 "가능한 한 저쪽에서 공격한 것과 유사한 무기로 2배 정도의 공격을 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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