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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끼' 유해진이 추천하는 돼지 족발집

[여수 맛집] 여수 진남시장 내 '진희집 왕족발'

등록|2010.11.25 19:53 수정|2010.11.25 19:53

▲ 콜라겐이 많아 피부 미용에 좋다는 돼지 족발. ⓒ 임현철


전 삼겹살을 제외한 돼지고기는 별롭니다. 느끼함 때문이지요. 하여, 저희 집에서 삼겹살 외에는 보기 힘듭니다. 이로 인해 아들 녀석은 불만이 많습니다.

"돼지족발이 먹고 싶은데, 우리 집은 왜 족발 안 사줘요?"

나 원 참. 자식 키우기 쉽지 않습니다. 한창 클 나이라 부모 된 도리를 해야 했지요. 이런 사정을 알기나 한 듯 취재요청 전화가 왔습니다.

"맛집 취재 하시죠? 그럼, 돼지 족발집도 하나요?"

그 전에 먼저 말할 게 있습니다. '부탁'과 '청탁'의 차이입니다. 부탁은 들어줘도 그만, 안 들어줘도 그만입니다. 그렇지만 청탁은 다르지요. 대가가 따르기에 될 수 있는 한 꼭 들어줘야 합니다.

이번 경우는 부탁이라 망설일 필요가 없었습니다. 맛없으면 글 안 쓰면 되니까. 이렇게 찾은 곳이 여수 진남시장에 있는 돼지족발 집이었습니다.

▲ 돼지 족발을 썰고 있다. ⓒ 임현철


▲ 재래시장 내에 있는 진희집 왕족발. ⓒ 임현철


▲ 돼지족발 색이 군침돌게 했다. ⓒ 임현철


"돼지 콜라겐이 여자들 피부미용에 좋다잖아요!"

<진희집 왕족발>에 들어서니, 현대식으로 리모델링 되어 깔끔하더군요. 돼지족발을 즐기지 않은 터라 맛 비교는 옆 사람에게 의지했습니다. 손님에게 맛에 대해 물었습니다. 이기만(67)씨의 평가입니다.

"재래시장 등 여기저기서 먹어봐도 이집 같은 맛은 안 나더라고. 이 집 찾기 힘들었어. 이 집 찾고부터 지금껏 4년째 단골이야. 기름이 없어 입에 쩍쩍 달라붙거든."

다음은 강지영(29)씨 평입니다.

"돼지 족발은 살코기가 많으면 뻑뻑하고, 비계가 많으면 느끼해요. 여기는 살과 비계가 적절해 부드럽고, 잡내가 없어요. 특히 돼지 콜라겐이 여자들 피부미용에 좋다잖아요."

족발이 나왔습니다. 앗, 한쪽 벽에 사인이 있었습니다. 그것도 만인의 연인이던 김혜수를 가로 챈(?) 영화배우 유해진이 남긴 사인이었습니다.

▲ 돼지족발과 손대, 그리고 수육. ⓒ 임현철


▲ 돼지족발의 기름과 살이 적절하게 조화돼 씹는 맛이 일품이다. ⓒ 임현철


▲ 주인장이 20여년 간 유지해 온 돼지족발 맛을 살리는 원액을 들어 보이고 있다. ⓒ 임현철


영화배우 유해진이 추천하는 돼지 족발 집 '진희집 왕족발'

"2009. 11월 맛있습니다! 유해진"

주인장 송명국ㆍ이점자 부부에 따르면 유해진씨가 광양에서 영화 이끼를 찍다가 여수에서 가장 맛있는 족발 집을 물어 일부러 함께 찾아왔다고. 맛은 이렇듯 재료가 주는 고유의 맛에 이런 외적 소스가 덧붙여지면 더 사는 법이지요.

어쨌거나, 100% 순 국산 돼지 족발. 그것도 돼지 뒷다리도 아닌 앞다리만 쓴다니 반가웠습니다. 주인장 말로는 돼지 뒷다리는 운동량이 덜해 뻑뻑한데, 앞다리는 부드럽고 쫄깃한 데다, 향이 더 좋다더군요.

여기에 돼지 족발 맛을 살리는 원물을 20여 년간 보존한 비결 통까지 확인하니 맛이 배가 되더군요. 또 대추, 계피, 감초 등 16가지 한약재와 함께 끓여 낸 터라 잡내가 없고, 탱글탱글 쫀득쫀득한 게 돼지를 즐기지 않는 저도 반하겠더군요.

이보다 더 반가운 게 있었습니다. "매일매일 양만큼만 손님들에게 내는지라 제고가 없고, 이를 손님들이 더 잘 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만하면 돼지 족발 맛집으로 꼽기에 손색이 없었습니다.

▲ 돼지족발에서 감칠맛이 났다. ⓒ 임현철


▲ 유해진이 돼지족발집에 남긴 사인. ⓒ 임현철


▲ 입에 적쩍 달라 붙는 돼지족발 한 점 드실래요? ⓒ 임현철


덧붙이는 글 다음에도 송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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