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동물보호단체, '나홀로 동물' 구출하러 연평도로

섬에 남겨진 동물들, 먹이 찾아 헤매며 약육강식 패턴 보이기도

등록|2010.11.28 16:56 수정|2010.11.28 16:56
지난 23일 북한에 의한 연평도 포격사건으로 주민들이 황급히 섬을 빠져 나오는 바람에 섬에 버려진 반려동물들에 대해 한 동물보호단체가 구출에 나섰다. 동물보호단체인 '동물사랑실천협회'(이하 동사협)는 연평도에 홀로 버려진 채 상처입고 굶주리는 반려동물들을 구하겠다며, 28일 오전 배를 타고 연평도로 들어가 구출활동에 나선 것.

▲ 이 강아지는 오늘 오후 동사협 회원들에 의해 구조되었지만 섬을 떠도는 과정에서 다른 대형견에게 복부를 물린 상처로 인해 고통스럽게 죽었다. ⓒ 동사협 제공


동사협 박소연 대표와 이 단체 회원 3명으로 이루어진 이들은 연평도에 남겨진 동물들을 최대한 구조해 29일 배편으로 나오겠다고 밝혔다. 동사협은 이 같은 구조 활동에 나선 것과 관련해 "전시의 위험 속에 사람도 구하지 못하는 상황에 동물구출이 웬 말이냐며 많은  분들이 질타하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그들도 사람과 똑같은 생명을 가진 생명체이며 똑같이 추위와 배고픔, 사람보다 더한 공포를 느끼는 약자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 주시기 바란다"며 구조활동에 나선 이유를 설명했다.
28일 오후 현재 연평도에 도착해 동물 구호에 나선 박소연 대표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연평도 현지의 상황을 생생하게 전했다. 박 대표는 오늘 오전 인천을 떠난 여객선이 연평도에 도착하기 10여분 전쯤 북한의 포격이 예상된다며 황급히 회항했다가 10여분 만에 다시 연평도에 도착한 후 배는 사람들을 내린 후 곧 바로 인천으로 출발했다고 말했다.

▲ 동사협 회원들에 의해 구조된 또 다른 이 강아지는 귀 부분에 화상을 입고 있었다. ⓒ 동사협 제공



박 대표는 "출발 전 주민들의 얘기를 종합했을때 연평도에는 300여 마리 남짓의 아이들(반려동물)이 있을 것으로 생각했으나 막상 연평도에 도착해 상황을 살펴보니 그렇게 많은 아이들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돌아다니는 아이들에 대해서도 소방대원 등 남아있는 사람들이 먹이를 주는 등 보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계속해서 "하지만 섬에 남아 있는 아이들이 충격에서 채 헤어나지 못한 것 같다. 주인들이 대부분 목줄을 풀어 놓고 간 까닭에 이들 아이들이 섬을 배회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 아이들이 포격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주인이 갑자기 사라진 상태에서 먹이를 찾아서 떠도는 과정에서 약한 아이들이나 다친 애들을 무는 등 약육강식의 패턴을 보이고 있다는 점"고 설명했다.

이 같은 반려동물들의 행동으로 "오늘 들어와 다섯마리를 구조했는데 이 가운데 한 아이는 배를 물린채 고통스럽게 죽어갔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심각한 부상을 입은 이 강아지에 대해 "연평도 보건소 측에 마취를 부탁했지만 전신마취액은 준비되어 있지 않아 국소마취제로만 치료했으나 역부족으로 고통스럽게 죽어가는 모습을 지켜 봐야만 했다"며 현장상황을 전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신문고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